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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장원기의 중국行 …'LCD 악몽'이 떠오른 이유는?



기업/산업

    삼성맨 장원기의 중국行 …'LCD 악몽'이 떠오른 이유는?

    에스윈 왕둥성 회장의 묘한 '과거 행적'에 주목할 필요
    장원기 "기술 유출 말도 안돼. 소일거리로 경영 자문"
    에스윈, OLED용 DDI 중국업체 납품시 한국도 타격
    '기술 유출' 전문 로펌 변호사 "상당히 잘못된 일"

    지난 2014년 장원기 당시 중국삼성 사장이 중국 베이징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이 중국의 반도체 회사에 영입됐다"

    지난 2017년 퇴임한 삼성맨 장원기 전 중국 삼성 사장이 최근 중국 반도체 기업 에스윈(ESWIN)과기그룹의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지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술렁거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정작 장 전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술 유출은 말도 안된다. 삼성과 경쟁하는 일을 안하는 조건으로 수락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는 이유는 묘한 '기시감'이 들기 때문이다.

    ◇에스윈과기그룹의 왕둥성 회장은 누구인가?

    장원기 전 사장은 "왕둥성과 10년 이상 형 동생 하는 관계여서 부회장직을 수락한 것이다. 한달에 1~2주 정도 경영자문해주는 소일거리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 전 사장을 영입한 왕둥성 회장은 BOE 창업주로 1993년 설립한 BOE를 세계 최대 LCD 패널 업체로 성장시켜 중국에선 그를 'LCD의 아버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BOE는 2003년 현대전자의 LCD 부문인 하이디스를 인수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끝에 전세계 LCD 1위 자리를 차지했다.

    BOE와 하이디스간의 전산망이 통합되면서, 하이디스의 LCD 핵심기술이 자연스레 '기술 공유'된 것이다. LCD 기술을 갖게된 BOE는 이후 대량생산·저가공세로 시장을 공략해 나갔다.

    왕둥성 회장은 지난해 7월 BOE를 퇴임했고, 올 2월 에스윈과기그룹의 회장에 선임됐다. 에스윈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을 생산하는 시스템반도체 업체이다.

    (사진=연합뉴스)

     

    ◇에스윈의 주력 업종과 삼성전자와의 연관성

    에스윈은 OLED용 DDI 등 디스플레이용 반도체를 생산한다. OLED용 DDI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노바텍과 LG계열 실리콘웍스가 잇고 있다.

    이로인해 대부분의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삼성전자 등 한국 업체에서 DDI를 공급받아 패널을 납품한다.

    하지만 에스윈이 OLED용 DDI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 업체에 납품을 본격화할 경우 국내 업체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장 전 사장은 "삼성과 경쟁을 안하는 조건으로 중국 에스윈 부회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모순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에스윈의 매출은 크지 않다. 특히 기술력은 한국에 비해 아직 멀었다는 평이 많아 아직은 견제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장 전 사장이 세세한 기술보다는 판을 읽는 능력이 뛰어난만큼 향후 어떤 '빅 픽처'가 그려지는 지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 유출'을 전문으로 다루는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장원기 전 사장이 중국으로 간것은) BOE가 과거 어떤 일을 했는지를 보면 이는 상당히 잘못된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삼성의 인력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난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장원기 전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02년 반도체총괄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 전무, 2009년 LCD 사업부장, 2011년 중국 삼성 사장 등을 역임하고 2017년 퇴임했다.

    장 전 사장은 퇴직한 후 2년이 지나 퇴직 임원이나 동종업계 취업 금지 규약에서 자유로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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