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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투수에 판정승' 소형준은 그렇게 투수가 돼 간다



야구

    '大투수에 판정승' 소형준은 그렇게 투수가 돼 간다

    kt 위즈 소형준 선수 (사진=연합뉴스)

     

    5회초 1사 1루.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팀이 6 대 3으로 이기고 있는 1사 주자 1루에서 웃으며 마운드로 향했다. 이 감독은 19살 신인 투수의 등을 두드리며 무엇인가를 말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이후 이 신인은 상대에게 투런포 홈런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남은 타자를 처리했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kt 우완 소형준(19)이 국내 최고 투수 KIA 타이거즈 양현종(32)과 승부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소형준은 28일 경기도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팀의 6 대 5 역전승을 이끌었다.

    소형준은 이날 5이닝 동안 9피안타 2피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얼핏 보면 저조한 성적이지만 양현종과 대결이라면 달랐다. 지난해 평균자책점(ERA) 1위(2.29) 양현종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다.

    하지만 소형준은 큰 부담에도 당당하게 맞섰다. 비록 기록은 좋지 않았지만 이날 양현종도 5이닝 11피안타 2볼넷 6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들어 최악 투구였다. 두 팀 타선이 불이 붙은 가운데 소형준이 그나마 선방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소형준은 학창 시절부터 소문난 유망주로 kt가 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했다. 프로 데뷔 시즌부터 선발로 확정할 만큼 기대가 컸고, 소형준은 곧바로 기대에 보답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소형준 (사진=노컷뉴스)

     

    소형준은 5월 8일 두산과 데뷔전에서 5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 승리 투수가 됐다. 김태형(롯데·1991년), 김진우(KIA·2002년), 류현진(한화·2006년), 임지섭(LG·2014년), 하영민(넥센·2014년), 양창섭(삼성·2018년), 김민(kt·2018년)에 이어 KBO 리그에서 8번째로 데뷔전 선발승을 거둔 고졸 신인 투수가 됐다. 5월 15일 삼성전에서도 6⅓이닝 동안 9피안타 2탈삼진 5실점(자책2점)으로 승리를 추가했다.

    지난 21일 한화전에서 소형준은 첫 패배를 경험했다. 5⅓이닝 9피안타 1피홈런 1볼넷 8실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8일 KIA전에서도 5실점하며 패전 위기에 몰렸지만 상대 선발과 대결에서는 우위를 점하며 타선의 도움까지 얻어 승리를 안았다.

    소형준은 경기 후 "전체적인 투구 결과는 좋지 못했는데 타자들이 점수를 내줬다"며 공을 돌렸다. 이어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감독님이 격려해준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5회초 이 감독은 마운드에 올라 소형준에게 "3점 차가 나니까 자신 있게 던지라"고 조언했다. 데스파이네도 새내기 투수에게 잘하고 있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대투수와 맞대결은 향후 소형준의 성장에 자양분이 될 터. 양현종이 공을 던질 때 소형준의 눈은 줄곧 양현종을 향해 있었다. 소형준은 선배가 삼진을 잡았을 때, 타구를 허용했을 때 모습을 놓치지 않고 관찰했다.

    소형준은 "대투수인 양현종 선배와 대결이라 경기 전부터 한 수 배운다고 경기했다"면서 "투구 모습을 보면서 경기 운영과 완급 조절, 위기 관리능력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소형준은 "같은 자리에 선 게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19살 신예 소형준은, 그렇게 투수가 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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