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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심장' 겨눈 김재규 유족, 40년 만에 재심 청구



법조

    '유신 심장' 겨눈 김재규 유족, 40년 만에 재심 청구

    오늘 오전 민변 사무실시 기자회견…서울고법에 재심청구서 접수
    변호인단 "방어권 행사도 못하고 속전속결 재판…사법적 정의 찾겠다"

    1979년 11월 7일에 서울 종로구 궁정동의 중앙정보부 안가 만찬장에서 열린 10·26 사건 범행 현장검증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차지철 경호실장과 박정희 대통령에게 총을쏘던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해 시해한 이른바 10·26 사건에 대해 다시 역사적 판단을 받고자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유족들이 40년 만에 재심을 청구한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유족과 '김재규 재심' 변호인단(변호인단)은 26일 오전 서초동 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재심 청구자는 김재규의 여동생이다.

    변호인단은 이번 재심 청구의 배경에 대해 "최근 언론 보도에서 공개된 녹취록을 통해 보안사령부가 쪽지 재판으로 재판에 개입한 사실, 공판조서가 피고인들이 발언한 내용 또는 진행된 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26 사건은 전대미문의 역사적으로 중대한 사건임에도 변호인 접견권 등 방어권을 행사할 겨를도 없이 속전속결로 재판이 진행됐다"며 "진실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재심 청구는 역사적인 평가에 앞서 사법적 정의를 찾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재규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살해했다는 죄로 기소됐다. 재판이 시작된 지 불과 5개월 만에 1‧2심을 거친 뒤 1980년 5월 20일 대법원은 김재규 전 부장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나흘 뒤인 24일 형은 집행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재규가 죽은 지 40년이 흘렀지만 역사적 평가는 여전히 극단으로 나뉘어 있다. 부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국가 원수를 살해한 패륜아', '권력을 좇아 방아쇠를 당긴 살인자'라고 폄훼하는 반면, 최근 일각에서는 유신독재를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앞당긴 역할을 했다는 재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재규 유족은 입장문을 통해 "재심을 통해 궁극적으로 구하고자 하는 것은 판결이라기보다는 역사이다"며 "재심 과정에서 10·26과 김재규라는 인물에 대한 역사적 논의의 수준이 진화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김재규에 대한 재판 등 당시 사법절차에 대한 이의제기 뿐만이 아니라, 재심 과정을 통해 여전히 베일에 싸인 김재규와 10·26 사건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드러나길 기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변호인단과 유족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고법 형사과에 재심청구서를 접수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김재규 유족이 재심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재심이 서울고법에서 받아들여진다면, 김재규에게 내란죄를 확정해 사형을 선고한 재판에 전두환 신군부가 개입했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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