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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기부해야 되나" 고민에 빠진 금융권



금융/증시

    "재난지원금 기부해야 되나" 고민에 빠진 금융권

    농협.메리츠금융 임직원 재난지원금 기부 동참하기로
    일부 대형 은행도 내부적으로 기부 여부 검토 중
    '개인별 지급되는 돈을 왜 회사가 결정하나?' 반론도

    (이미지=고경민 기자)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재난지원금 신청이 11일 시작된 가운데 고액 연봉을 받는 금융권 임직원들이 재난지원금 기부에 동참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금융사의 경우 전체 임직원이 기부에 동참하기로 하자 나머지 금융사 가운데서도 기부 동참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지난 4일 농협중앙회 및 지역 조합 등 계열사 임직원 5000여명이 재난지원금 기부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메리츠금융그룹이 연봉 5000만원 이상 임직원 2700여명의 재난지원금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대형 금융사들이 재난지원금 기부 동참을 공론화하자 나머지 금융사들 역시 '우리도 기부에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에 빠졌다.

    여기다 금융사 임직원들이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만큼 솔선수범해서 재난지원금을 기부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이 조성돼 있는 점도 이런 고민의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2019년 기준 KB국민은행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9900만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9100만원, 하나은행은 1억 100만원으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또 이들 은행이 소속된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연봉은 1억 2900만원에 달했다.

    이런 이유로 실제로 4대 은행 가운데 한 곳은 재난지원금 기부 동참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 임직원에게 나오는 재난지원금을 기부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검토 중인 사안으로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머지 은행들의 경우 재난지원금 기부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은 개별적으로 지급되는 건데 회사에서 기부를 하라, 말라고 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실제로 앞서 재난지원금 기부에 동참한 농협과 메리츠의 경우 전체 임직원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지 않아 내.외부적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재난지원금 기부를 검토하고 있는 해당 은행의 경우에도 기부를 결정할 경우 노조의 협조를 구하는 방식 등을 통해 전체 임직원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먼저 기부를 결정한 금융사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부가 결정되더라도 사전에 그런 논란을 차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의 취지가 돈을 풀어 경제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것인 만큼 어떤 방식으로 기부를 압박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자체가 이런 취지에 맞지 않다는 항변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연봉이 많다는 이유로 재난지원금을 기부하라고 한다면 처음부터 어려운 사람들에게만 지급한다고 했으면 될 일"이라며 "정치권에서 앞다퉈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약속해놓고 이제와서 기부하라고 무언의 압박을 넣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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