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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지겨운 재벌회장님들의 사과, 철저한 이행으로 증명해야



칼럼

    [칼럼]지겨운 재벌회장님들의 사과, 철저한 이행으로 증명해야

    [김규완 칼럼]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의 4번째 사과
    최근 물의빚은 재벌기업만 10개가 넘어
    사과도 지겨운 '악어의 눈물'
    약속의 철저한 이행만이 진정성 담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민들 앞에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6일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국민에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며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사과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는 삼성그룹 내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삼성측에 주문하면서 만들어졌다.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일종의 감시 기구인 셈이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 3월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에게 사과를 권고했으며 직접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를 공표하라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사과를 한 것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병원의 책임 문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노조와해 사건에 이르기까지 삼성그룹측이 사과한 것까지 포함하면 4번이나 된다.

    문제는 국민들이 재벌회장님들의 사과를 '악어의 눈물'로 보는 눈초리이다.

    한국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끈 재벌기업들은 그동안 권력과의 결탁 속에 갖은 불법적 특혜를 받고 성장해왔다.

    더 나아가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와 가족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서슴없이 드러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30대 재벌회장님들이 모두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고 일제히 검찰에 불려가는 일이 있었지만 '권력은 유한해도 재벌은 영원하다'는 씁쓸한 속설만 낳았다.

    탈세와 횡령, 폭력, 성추행, 마약, 불륜 등 재벌가족들의 일탈이 있어도 유전무죄.무전유죄는 변함없이 적용되는 자괴감을 국민들에게 안겼다.

    (사진=자료사진)

     

    삼성 외에 현대, LG, CJ, SK, 한화, 한진, SPC, 대림, 효성, 남양유업 등 최근 각종 물의로 언론지상에 회자된 재벌기업과 재벌가족의 이름만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들의 눈물과 사과를 국민들이 정말로 너그럽게 받아줄지 의문이다.

    재벌 회장님들의 사과가 지겨운 이유이다.

    일등기업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사과에도 국민들이 삼성에 잘못된 경영과 노조탄압 같은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많다.

    비행 청소년이 중벌을 피하기 위해 영혼없는 반성문을 남발하듯이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도 재판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민들에게 사과의 진정성을 믿게 할 방법은 이재용 부회장이 "법을 꼭 지키겠다"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는 것 뿐이다.

    이는 비단 이재용 부회장에게만 적용되는 금언이 아니다.

    불법과 준법, 일탈과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경계선에 서 있는 재벌기업 회장님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해당된다.

    재벌회장님들의 사과가 더 이상 지겹지 않게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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