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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양육비 편견 조장 논란



문화 일반

    KBS2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양육비 편견 조장 논란

    "집에서 놀고먹어도 따박따박 양육비 들어와", "월급이 댕강 잘려 나가는데" 등 대사로 뭇매
    양육비해결총연합회 "이혼한 한부모 중 80%가 양육비 못 받는 현실 고려 못 해" 공개 사과 요구

    지난달 18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는 "하긴 얼마나 편해. 집에서 놀고먹어도 따박따박 양육비 들어와, 받은 위자료도 있겠다 난 언니가 은근 부럽더라. 남자가 있으면 뭐 해. 전 부인이랑 자식한테 월급이 댕강 잘려 나가는데"라는 대사가 나왔다. (사진='한 번 다녀왔습니다' 캡처)

     

    "그러고 보니까 언니, 예전보다 살이 좀 올랐네. 하긴 얼마나 편해. 집에서 놀고먹어도 따박따박 양육비 들어와, 받은 위자료도 있겠다 난 언니가 은근 부럽더라. 남자가 있으면 뭐 해. 전 부인이랑 자식한테 월급이 댕강 잘려 나가는데."

    "그러게. 왜 애 딸린 유부남을 물어서 그 꼴을 보실까? 조심해 너도. 한 번 핀 바람을 두 번 안 핀다는 보장 없잖아? 안 그래?"

    "걱정 말아요. 보초 잘 설게요. 난 뭐 누구처럼 방심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방심해서 뭐 일이 터지나. 터질 일이니까 터지는 거지."

    "애 학원비 장난 아니죠? 여기 꽤 비싼 덴데. 오늘은 아무래도 내가 사야겠다."

    "아니야 내가 살게. 나 양육비 받잖아. 모자라면 윤미 애인한테 전화해서 더 보내 달라 그러지 뭐. 그런 건 군소리 없이 잘 보내주거든. 그래도 그 남자가."

    지난달 18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 나온 장면이다. 전남편과 바람난 직장 후배가 식사 자리에 등장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송가희(오윤아 분)에게 하는 말이다. 이에 양육비해결총연합회(이하 양해연)가 양육비 지급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며 KBS에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 속 대사에서 후배는 현재 무직 상태인 송가희가 '놀고먹으면서도' 전남편 양육비로 '편하게' 지낸다며 비꼰다. 송가희는 거기에 질세라 자신이 '양육비 받는 입장'을 강조하며 밥을 산다고 나선다.

    양해연은 공식 블로그에 "KBS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한부모 가정의 양육비 미지급 현실을 깊이 공감하지 못하고 왜곡된 인식을 확산시켰기에 KBS 드라마 제작팀의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라고 29일 밝혔다.

    양해연은 드라마에 등장한 장면을 언급하며 "이혼한 한부모 중 약 80%가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양육비 미지급으로 고통받는 피해 아동이 100만 명이 넘는다는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대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드라마는 단순히 흥미 요소가 아닌 사회를 투영한다. 현재 한부모 가족 10명 중 7명은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할 정도로 양육비 미지급 문제는 심각하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 반하는 문제 장면과 대사들은 노력하는 양육자들의 활동에 찬물 끼얹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KBS 시청자권익센터 시청자청원에는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양육비 편견 조장 장면에 관해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KBS 시청자권익센터 홈페이지 캡처) 확대이미지

     

    양해연은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도 청원을 올려 '한 번 다녀왔습니다' 장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양해연은 "문제의 장면을 통해 전처와 현 연인 간의 신경전을 극적으로 그리려는 작가의 의도를 감지 못하는 바 아니나, 그 소재로 '양육비'를 택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양육비는 아동의 권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양육비를 '집에서 놀고먹어도 따박따박 들어오는 돈', '전 배우자에게 쓰이는 돈', '모자라면 군소리 없이 더 받을 수 있는 돈'으로 표현한 것, 그 양육비를 개인의 과시를 위해 쓰는 캐릭터는 현실을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설정"이라고 짚었다.

    양해연은 "작가는 현실성과 전혀 무관한 공감을 짜내고 있고 이에 양육비 미지급으로 고통받는 많은 한부모에게 모멸감을 주었다. 또, 극중 역할을 맡은 오윤아 씨는 실제 한부모임에도 적절하지 못한 현실을 연기한바 이에 분노한다. 공감을 못 할망정 기만하는 제작진들은 반성하시길 바란다"라며 "다수가 보는 공영방송에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바 또, 잘못된 현실을 반영한바 이에 제작팀의 공개적인 사과와 잘못된 인식 반영 수정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3월 28일 시작한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부모와 자식 간 이혼에 대한 간극과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각자 행복 찾기를 완성하는 유쾌하고 따뜻한 드라마"로 소개돼 있다. 하지만 부적절한 상황 설정과 표현 방식으로 비판받고 있다.

    이번 양육비 장면 전에도 논란이 있었다. 지난달 18일 방송분에서는 단란주점 출신의 여성들이 시장에서 김밥집을 열면서 단란주점 운영 시와 비슷한 방식으로 호객하고, 그 결과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을 포함해 많은 남성 손님들로 가게가 북적이는 장면이 나와 거센 질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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