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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北 순항미사일 재등장… 선거 북풍용?



통일/북한

    3년만의 北 순항미사일 재등장… 선거 북풍용?

    안보리 제재 위반은 아냐… 러시아 미사일과 비슷할 듯
    순항미사일 쏜 날, 수호이·미그 띄워 공대지 로켓도 발사
    북한 전투기들, 최근 서해서 대중국 영공 방어 비행 활동
    바다에서의 교전 대비한 타격훈련이라는 해석 가능
    오늘 발사하면 내일 관영매체 보도… "김일성 주석 생일 부각"
    한국 총선에 영향은 적을 듯… "코로나19 상황으로 북풍 안 통해"
    "선거 전날에 쏠 만큼 미사일 발사 일상화 노린다"는 분석도
    지난달 김여정 담화의 논리 관철시키는 행동으로 볼 수도 있어

     

    3년 전 북한이 쐈던 순항미사일이 갑자기 재등장했다. 4.15 총선이자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15일을 하루 앞둔 이번 발사는 소위 말하는 '북풍'보다는 계속되는 무기 시험과 내부 결속의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14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북한은 오늘 오전 7시 이후 40여분간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여러 발을 쐈다"며 "비행거리는 150km 이상으로 보고 있고, 순항미사일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비행거리 제원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통 로켓엔진을 쓰고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비행기처럼 날개와 제트엔진이 달려 있고, 날아가면서 궤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비행 속도는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보다 느리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순항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지난 2017년 6월 8일, 문천의 인근 지역인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과 비슷하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를 '신형 지상대해상 순항로켓'이라고 칭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미사일 자체에 대해서는 "우리에 대한 군사적 타격을 기도하는 적 함선 집단을 지상에서 마음먹은 대로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공격 수단이다"며 "발사된 순항로켓들은 정확하게 선회비행하여 동해상에 띄워놓은 목표선을 탐색하여 명중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합참이 밝힌 비행거리는 약 200km, 최고 고도는 2km였다. 또 이 미사일이 순항미사일이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이 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발사(launches that use ballistic missile technology)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서는 무게 500kg 이상의 탑재체를 300km 이상 운반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을 통제하는데, 여기에도 해당되지 않는 셈이다.

    비행 고도가 공개되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대략의 제원은 일단 3년 전과 비슷하다. 당시 발사된 미사일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개발한 Kh-35 '우란' 대함미사일과 동체가 비슷하다는 분석도 있었는데, 군 당국은 14일 발사된 미사일과 3년 전의 대함미사일이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러시아의 9K720 이스칸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아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KN-23(19-1)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듯, 3년 동안 축적된 기술로 우란 미사일을 토대로 한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발전시켰을 수 있다.

    다만 이번 발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국 총선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자체 훈련을 이어가거나 내부 결속에 좀더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순항미사일 발사를 전후해 인근 원산 일대에서 수호이와 미그 계열 전투기 여러 대를 띄워 공대지 로켓도 함께 쐈다. 군 당국은 동계훈련이 부족한 북한군이 추가 훈련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 북한 전투기들은 중국과 가까운 서해 상공에서 영공 방어를 위한 비행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해 상공과 해역에는 북한과 중국이 명확히 경계를 정리하지 못한 구역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지난 3월 북한이 포병 훈련에서 대구경 방사포와 여러 종의 포탄을 섞어서 쐈듯, 바다에서의 교전을 대비한 훈련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일정을 하루 늦게 보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김 위원장이 발사를 참관했다면, 4월 15일에는 자연스레 그의 동정 보도와 함께 태양절 관련 대규모 보도가 관영매체를 통해 나오게 된다.

    북한이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와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이미 어느 정도 인정했듯, 코로나19로 북한 경제도 일정 부분 타격을 입었으며 진단을 제대로 할 능력이 없다는 것도 내부 결속을 위한 발사라는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미사일의 기술적 완성도를 올리고, 미국을 향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선거철 북풍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쪽이 보다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도 "태양절을 앞두고 국방력 강화라는 유훈 관철을 통한 체제 결속 목적은 있어 보이지만, 우리의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보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굳이 영향력을 미치겠다면 대북 제재 사항에 속하는 중강도의 무력시위를 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도 "과거에도 4월 15일을 전후로 해서 유사한 활동들이 있었던 적이 있다"며 "김일성의 생일 날짜에 맞춰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군사 활동이 이뤄져 왔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다만 한동대 박원곤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천명한 미사일 정밀화와 다종화의 일환으로서 한국의 방어체계를 더욱 무력화시킬 수 있고, 선거 전날 도발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일상화'된 훈련의 일환으로 한국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박 교수는 "최근 북한의 도발의 빈도와 수준, 형태를 볼 때 코로나 19로 인한 북한 경제의 내구성이 빠르게 소멸하고 있으므로, 장기전으로 선포한 '정면돌파' 노선을 단기전으로 바꿔 승부를 걸려는 행태로도 읽힌다"며 "한반도의 긴장을 점차 고조시키는 벼랑 끝 전술을 통해 한미의 양보를 끌어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내용에서처럼,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이다"는 논리를 관철시키기 위한 행동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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