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삼성 해고노동자 고공농성 300일째…"요구 관철 때까지 계속"



사건/사고

    삼성 해고노동자 고공농성 300일째…"요구 관철 때까지 계속"

    김용희씨, 서울 강남역 사거리 25m 철탑서 고공농성
    삼성피해자공동투쟁 "노동 탄압하는 삼성 비판"

     

    20여년 전 삼성에서 노조를 설립하려다 해고된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씨의 고공 농성이 300일을 맞았다.

    김씨는 그간 삼성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명예 복직,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해왔다. 삼성피해자공동투쟁은 4일 '반(反)삼성·반재벌 투쟁'을 구호로 내걸고 연대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1시 강남역 8번 출구 앞에 모인 삼성피해자공동투쟁 300여명은 "암 환자는 살고 싶다. 약관대로 (보험금) 지급하라", "철거민 생존권 탄압하는 이재용을 구속하라", "노동 탄압 자행하는 이재용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본격적인 집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강남역에서 김용희씨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25m 높이의 폐쇄회로(CC)TV 철탑까지 240m를 행진했다.

    김씨의 '300일 농성' 소회는 철탑 위에 올라가 김씨와 이야기하고 온 삼성피해자공동투쟁 하성애 대표가 대신 밝혔다.

    하 대표는 "김씨는 '노동 해방을 위해 싸운 많은 노동자를 생각하면, 300일 고공농성으로 내 건강을 걱정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라며 '고공농성은 김용희 개인과 삼성과의 싸움이 아니라, 노동자 계급과 자본가 계급의 싸움'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노동) 탄압을 많이 받았다"며 "복직 투쟁을 하는 많은 동기들이 맞서 싸우다가 생계와 건강상의 문제로 한계에 부딪혀 가슴이 미어진다"고 입을 뗐다. 이어 "지난 2월 협상에 나섰지만 사측의 성의 없는 답변 등의 이유로 백지화됐다"며 "3가지 요구사항이 이뤄질 때까지 고공 농성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을 상대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이들도 현장에서 연대했다. 참가자들은 차량 150대를 동원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부터 강남역까지 2km 가량 행진을 이어갔고, 주변에 있던 일부 차량은 경적을 울리며 호응했다.

    과천 철거민 대책위원회 방승아 위원장은 "김씨뿐만 아니라 과천 철거민 대책위와 암보험 피해자들도 80일 넘게 집회를 하고 있다"며 "매일 앰뷸런스로 한두명씩 실려 나오는데 많은 사람이 외면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천 철거민 대책위는 삼성물산이 재개발을 위해 해당 지역을 강제로 철거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암 환자 모임(보암모) 박삼재 공동대표는 "삼성생명은 암 환자들이 대학병원에 가서 항암치료하는 것이 '직접 치료'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용희씨는 1982년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항공에 처음 입사했다. 1991년 노조를 설립하려 했던 김씨는 사측의 갖은 회유와 협박에 시달리다가 1995년 해고당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