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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유럽, 어떻게 한국에 꼬리내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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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콧대 높은 유럽, 어떻게 한국에 꼬리내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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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서양에서 동양으로 힘 이동 가속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25~19:50)
    ■ 방송일 : 2020년 4월 1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임상훈 (국제문제평론가)



    ◇ 정관용> 코로나19 피해가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심각해지고 있어요. 한국과 관련해서도 비교사례가 많이 나오겠죠?

    ◆ 임상훈> 그렇습니다. 한국 사례에 대한 관심과 호의적 보도는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만 최근 들어 유럽과 미국의 피해가 커지면서 그냥 객관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한국식 모델을 받아들이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유럽은 무엇이 문제인가, 이런 유형의 보도나 전문가 기고문들이 늘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현재 확진자가 7만이 넘고, 사망자도 7백명 가까이 되면서 확진자 규모 기준 다섯번째 피해 국가인데요. 최근들어 피해 규모가 급증하면서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들처럼 자국의 대응 모델에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지에는 독일 방식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기사가 하나 나왔는데요. 한국과 독일은 비슷한 대응 모델을 가지고 있지만 결정적 차이는 역시 검사대상의 양적 차이였습니다. 한국의 경우 자신이 조금 의심스럽다 생각이 되면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을 수 있고, 24시간 내에 양성 여부 결과가 나오게 되는데요. 독일은 감염에 의심된다고 누구나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 매체는 전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자기가 불안하다고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검역당국이 판단하기에 필요하다 싶을 때 검사를 한다는 거죠?

    ◆ 임상훈>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에 따르면 더 솔직하게 검사 장비가 수요를 맞추지 못한다는 게 맞다는 겁니다. 이 기사가 게재된 20일 기준으로 독일은 10만 건이 넘는 감염 테스트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만약 한국처럼 검사를 개방하고 속도를 냈다면 빠르게 검사량의 한계에 도달했을 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 것도 우리처럼 24시간 후가 아니라 빨라도 3~4일이 걸린다는 겁니다. 그리고 유럽국가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경우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외출금지 등과 같은 격리, 또는 자가격리 그리고 국경통제인데 특히 이 부분에서 많은 나라들이 한국과 비교를 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대부분의 방역 방식이 자유를 통제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한국식 모델과 다르다는 거죠.

    ◆ 임상훈> 그렇습니다. 유럽의 딜레머는 뭐냐면 개방, 소통, 이동의 자유, 이 기반에서 만들어낸 것이 유럽연합이고 이것이 미래인데, 현재 유럽이 취하는 대응도 격리, 통제, 폐쇄거든요. 그런데 이런 방식은 그들의 이상적 모델에 역행하고 있는 거고, 결국 ‘위기 앞에서 유럽 정신은 무너지는 거냐’, 심지어 ‘유럽연합 회의론’에 빠질 위험까지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한국의 경우 위기상황에서도 국경의 개방과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방역을 효과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 모델’의 단서를 한국에서 발견하고 있다는 겁니다.

    ◇ 정관용> 외신들은 그 ‘이상적 모델’의 단서가 뭐라고 하나?


    ◆ 임상훈> 슈피겔에 따르면 외출금지를 하지 않으면서도 방역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대량검사라는 겁니다. 슈피겔은 “한국은 개방된 사회이며 이동과 여행의 자유를 보장하려 하는 것이고 그래서 대량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조기에 발견되면 예방 조치를 빨리 취할 수 있다는 게 한국 모델의 핵심이라는 겁니다. 또 하나 독일과 차이점은 한국은 ‘전자동 시스템 검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독일에서는 ‘부분적 자동화’가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비싼 의료장비 때문에 재정적 부담이 가기 때문이라고 이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재정 부담 때문에 독일이 그런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다? 아이러니한데?

    ◆ 임상훈> 그런데 더 최근 보도를 보면 독일이 한국식 전략을 결국 따르기로 했다고 하는데요. 역시 독일의 시사주간지 Focus에서 27일 보도한 내용인데 독일의 연방정부가 한국의 대규모 검사 전략을 따르게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이 보도는 최근 독일 연방 내무부가 작성한 전략보고서를 입수해서 전했는데요. 지금까지와 달리 향후엔 스스로 의심증상을 느끼는 사람까지 모두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다고 전하면서, 특히 그 보고서에 ‘한국이 본보기’라고 적혀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비결이 대대적 검사라는 것은 프랑스에서도 나왔습니다. 17일 La Tribune이라는 일간지에는 프랑스의 경제학자 Cécile Philipp의 기고문이 있었는데요. 이 경제학자 역시 한국의 비결은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대적 검사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지역과 국경선을 봉쇄하지 않고도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건데요. 조금 전 독일 언론에서처럼 프랑스의 이 기고문에서도 한국은 시민의 이동을 통제하지 않고, 국경을 통제하지 않고 이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감염자를 가려내 정밀 격리하는 것이 다른 나라와 차이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정작 프랑스는 지금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통행금지와 국경통제를 하고 있잖아요?

    ◆ 임상훈> 네 그 점에 대해서 이 기고문은 준비 부족과 안일한 대응으로 ‘초기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럽국가들이 준비부족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강력한 조처를 남발하고 있다, 이렇게 이 신문은 밝히고 있는데요. 다시 말해서 유럽은 지금 너무 늦게 대응을 했으며 개인의 자유와 경제적 측면에서 너무 비용이 크고 앞으로 유럽에서는 인적 피해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면서 세실 필립 경제학자는 “세계화되어가는 지구촌에서 국경폐쇄와 이동제한 없이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야 말로 새 기술의 핵심”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의 실패 사례는 마스크 문제와 관련해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최근 들어 마스크와 관련해 유럽의 입장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임상훈 국제문제평론가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라이브 캡쳐)

    ◇ 정관용> 그래요. 유럽에서는 ‘마스크 무용론’ 목소리가 더 켰었잖아요?

    ◆ 임상훈> 그렇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정부의 마스크 무용론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의 contrepoints이라는 언론에서 28일자에 보도한 내용인데요. 그르노불 매니지먼트 스쿨의 Chatelin교수의 기고문입니다. “프랑스에서 피해 규모가 한국에 비해 아주 미세할 당시, 한국의 대국민 마스크 공급 정책은 실수였다는 인식이 프랑스에 많았는데 그 문제와 관련해서 프랑스 정부의 과실과 모순적 대응책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할 시간이 오고 있다” 이렇게 이 언론은 전한 겁니다.

    ◇ 정관용> “아시아인들이 마스크를 맹신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 임상훈> 그렇습니다. 물론 아직 마스크의 효용에 대한 논쟁은 진행중이지만 최근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마스크를 사용하는 유럽인들이 늘고 있는데, 그러니까 마스크를 쓰는 게 효과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거죠. 사실 국내에서는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불만들이 있지만 유럽의 상황은 훨씬 심각하거든요. 같은 보도에서 “한국인들은 적절한 마스크를 신속하게 제공받는다”면서 “평소 마스크 착용을 하는 습관이 있는 것도 한 몫 했지만 정부가 필요한 분량을 확보해 놓았다는 의미도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C교수는 프랑스에서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 이유는 마스크를 생산 제작할 능력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만약 프랑스가 한국처럼 마스크를 사용하게 했다면 현재와 같이 계엄령 수준의 전면적 통행금지와 모든 상업시설 폐쇄와 같은 극단적 조치는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면서 고집스런 프랑스 정부는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국민들의 마스크 착용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까 ‘유럽의 실패’ 언급해주셨는데, 유럽 뿐아니라 미국까지.. 코로나 19 대응 모습을 보면 과거 큰 위기 이후 기존의 정치, 경제 패러다임이 무너졌던 게 연상되더라고요?

    ◆ 임상훈> 외신 중에도 진단들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영국의 가디언은 “코로나19팬데믹이 세계 정치와 경제의 중심을 뒤흔드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고요. 최근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에는 미국 하버드대 스티븐 월트 국제관계학 교수의 기고문이 있었는데요, “이번 사태에 대한 유럽과 미국의 대응은 중국, 한국, 싱가포르 등과 비교했을 때 느리고 무질서했다”면서 “코로나19는 힘과 영향력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하는 것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 월트 교수는 세계화와 민주주의의 후퇴, 국수주의와 권위주의의 득세의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는데요. 그 논거로 위기에 대응하는 비상조치를 취한 많은 정부가 이 위기가 끝난 이후에도 새로 얻은 권력을 포기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코로나 19 한국식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아요. 민주주의적 투명성, 또 국경 개방은 유지하면서 방역에 성공하는 모습. 그렇죠?

    ◆ 임상훈> 그렇습니다. 거기에다 역사를 통해 위기관리 능력이 몸에 밴 한국인들의 적응 능력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사실 밖에서 보는 한국에 관한 시선을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한 게 있는데, 한국에 관한 외신들의 보도, 특히 찬사가 최근 10년 사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경우가 언제였나 하면, 바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직후 촛불정국 당시, 그리고 크로나19 재난 직후 한국의 대응, 이 두 경우였습니다.

    ◇ 정관용> 특히 ‘위기 상황에 빛나는 대한민국’에 주목한다?

    ◆ 임상훈> 그렇습니다. 최근 지난 23일자 뉴욕타임즈에 한국에서 사재기 열풍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분석한 보도가 있었거든요. 사실 지금 유럽, 미국, 호주 등 에선 사재기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데, 한국을 포함한 극소수 국가만 그렇지 않거든요.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한국은 대량 검사, 투명한 공개 등으로 보건당국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가 높아 이러한 안심이 곧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 정관용> 좋은 보도들이 많은데, 코로나19 대응 관련된 비판적 보도는 없어요?

    ◆ 임상훈> 최근에 정치적 맥락과 관련한 보도가 하나 있었습니다. The diplomat 최근호에 미국 웨스턴켄터키대학의 Timothy Rich 정치학 교수의 <코로나19의 정치학> 라는 논문이 실렸는데, 3월초 천여 명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분석한겁니다. R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혁신적인 전략과 결합한 광범위한 검사로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국 내부에서는 정치적으로 복잡한 양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정관용> 정치적으로 복잡한 양상?

    ◆ 임상훈> "한국 정부의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에 만족하는지" 묻는 질문에 1~5까지 점수를 부여해달라는 설문조사였는데요. 지지정당별로 이념적 노선에 따라 찬반이 분명하게 엇갈린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한국 대응에 대한 광범위한 국제적 찬사에도 불구하고, 당과 이념적 안경이 인식을 결정하는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대응에 대해 이념적으로 달리 평가하고 있었고 당과 이념적 노선에 따라서 분열이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이렇게 당과 이념적 분열이 심할 때, 더구나 선거 기간동안에는 위기 대응에 대한 광범위한 공감대 형성이 어려운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밖에서 본 한국>, 국제문제평론가 인문결연구소 임상훈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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