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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잠식한 바이러스 공포, 확진자·공황장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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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멘탈' 잠식한 바이러스 공포, 확진자·공황장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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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관련 상담건수 1만 8060건
    시민들 "'타의적 집순이·집돌이 되니 답답해요"…일반시민도 우울감·불안 호소
    불안·공황장애 환자들, 코로나19 덮쳐오자 증세 악화
    전문가들 "정확한 정보 공유·적정 일조량, 운동량 확보" 조언
    보건복지부-대한신경정신의학회 MOU 맺어 심리 지원 예정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심한 '감염 불안'과 우울감에 시달리는 이들도 늘고 있다. 특히 확진자나 자가격리자들의 스트레스가 고조된 것은 물론 공황장애 같은 불안장애를 가진 환자들은 증세가 악화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 확진자와 가족들 스트레스 고위험군, 일반인들도 답답·우울

    국가트라우마센터는 3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관련 일반인, 자가격리자 상담 건수가 1만 8060건이라고 밝혔다. 확진자와 이들의 가족을 상담한 경우도 총 540건이었다.

    실제 전문가들은 확진자나 자가격리자들 상당수를 '스트레스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구경북지부학회 서창민 정신보건이사는 "확진자 다수가 스트레스 고위험군"이라며 "죄책감을 갖거나 동선이 공개돼 사생활 침해를 받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신상이 유출돼 욕설 문자 등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왜 코로나에 감염됐는지 스스로 자책하고 원망도 많이 했다"며 "저로 인해 장모님과 직장 동료 한 분도 감염돼 많이 죄송하다,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일반 시민들도 극심한 스트레스가 몸에 대한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주 가까이 집에서만 머물며 손자를 돌보고 있는 A씨(62)는 최근 열이 나는 것 같아 고민 끝에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체온도 정상이었고, 칼칼한 느낌이 있었던 목 상태도 양호했다. 의사는 "본인 몸 상태에 민감해지고,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증상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A씨는 "손자 걱정 때문에 밖에 나가지 않고 하루 종일 집에 갇혀있다시피 생활하고 있다"며 "TV나 스마트폰을 보면 온통 코로나바이러스 얘기라,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불안장애 환자들, 병원 못 가는 와중에 스트레스까지 '이중고'

    사진=연합뉴스
    특히 평소에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겪어 치료를 받고 있던 이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더 크다.

    공황장애 환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게시판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불안 증상을 호소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B씨는 "병원에서는 아무 증상이 없다는데, 불안감이 지속된다. 코로나 걱정에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서 건강이 나빠지고 공황 증세만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이 글에는 "나도 걱정돼서 위염까지 걸렸다"며 공감하는 댓글도 다수 달렸다.

    또 다른 인터넷 게시글에서는 '구토까지 한다'는 내용도 올라왔다. C씨는 "코로나 때문에 마음이 더 불안해져 잠도 못 자겠다"며 "별의별 상상을 다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나래 교수는 "감염병 전염에 대한 불안으로 소위 '상상 코로나'가 올 수 있다"며 "어느 정도 불안을 느끼는 건 정상적 반응이지만 악화하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신과에 내원하는 환자 일부가 '혹시나 감염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과 외출·생활 제한으로 불편 등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공황장애 등 불안장애를 겪는 환자들은 밀폐된 공간에 오랫동안 있으면 상태가 나빠질 수 있지만 외출을 스스로 자제하면서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체·감정상의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진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구경북지부학회 서창민 정신보건이사는 "무작정 감염될까 두려워 병원을 기피하는 것보다는 의료진에게 전화 상담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들 "정확한 정보 공유·햇볕 자주 쬐기 필요"…지자체, '심리방역' 강화

    전문의들은 감염 위기 상황에서 내부에서 일어나는 불안, 분노, 짜증, 혐오 등의 부정적 감정과 트라우마를 '두 번째 화살'이라고 불렀다. 건강, 경제적 위협 등 현실적 고통은 피하기 어렵지만 2차적인 심리적 반응은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진들은 결국 '심리 방역'이 필요하다고 보고, 감염이 집중된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전문 심리 상담 자원자를 모집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가장 많은 확진환자가 나온 대구 지역에서 상담 활동 등을 할 자원봉사 전문의를 모집하고 있다. 전날 오후 8시 기준 20여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지원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보건복지부와 MOU를 맺어 대구 지역뿐 아니라 생활치료시설이나 감염 전담병원에 정신과 의료진을 파견하고 전화 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학회 관계자는 "6일부터 의료진 지원을 받을 계획"이라며 "이르면 다음주 초에 MOU를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선 불안을 받아들이고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나래 교수는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감염 스트레스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백종우 재난정신건강위원장은 "급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불안, 불면, 우울, 분노는 병이 아니고 대부분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구경북지부학회 서창민 정신보건이사는 "바깥 활동을 자제하다 보니 수면 주기가 불량해져 정신 증상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집에 있더라도 창가에서 햇볕을 자주 쬐는 등 일조량을 확보하고 적정 유산소 운동을 하면 우울 반응을 줄일 수 있다"고 권했다.

    막연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선 정확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서 이사는 "정보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짜뉴스나 비공식 단체가 아닌, 공식적인 단체에서 발표하는 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립돼서 생활하는 데서 오는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선 "SNS, 전화 등을 통해 사람들과의 소통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와 지자체도 이 같은 '심리 방역'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역량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심리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을 운영한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 김현수 정신과전문의를 단장으로 한다.

    코비드19 심리지원단은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 백신 7가지'로 △격려 백신-나를 격려하기 △긍정 백신-좋은 일 하기 △실천 백신-수칙을 솔선수범 실천하기 △지식 백신-제대로 알기 △희망 백신-끝이 온다는 것을 알기 △정보 백신-도움 받는 법 알아두기 △균형 백신-이성의 균형 유지하기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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