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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원량 죽음' 파장 어디까지…"1989년 4월 상황 올 수도"



아시아/호주

    '리원량 죽음' 파장 어디까지…"1989년 4월 상황 올 수도"

    우한대 친치엔홍 교수 SCMP에 '위기론' 밝혀
    中 이례적으로 중앙에서 감찰팀 직접 파견
    당시 처벌 소식 CCTV까지 방송… 중앙의 지시·승인 의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중국 우한시중심병원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씨. (사진=웨이보/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가능성을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의 죽음에 대한 중국인들의 슬픔이 분노로 이어지면서 시진핑 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리원량의 경고를 무시한 것은 물론 공안당국까지 나서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아세움으로써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기막한 현실에 대한 '분노 게이지'가 올라 가면서다.

    리원량이 사망한지 3시간여만인 7일 오전 6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리원량 의사가 사망했다'는 해시태그가 붙은 글의 조회수가 6억 7천만 건을 기록했다,

    비슷한 제목의 '리원량 사망' 해시태그 글의 조회수는 2억 3천만건이었고, '나는 언론의 자유를 원한다'는 해시태그 글도 286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글들은 곧 당국에 의해 삭제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중국인들 사이에서 리원량의 죽음에 대해 동정과 비통, 억압에 대한 분노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중국 우한대 친치엔홍 교수의 인터뷰를 인용해 중국 지도부가 처한 신뢰의 위기를 전했다.

    친치엔홍 교수는 이 보도에서 "후야오방 전 공산당 총서기가 죽었을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친 교수가 말한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 죽음 이후의 상황은 바로 1989년 4월에 시작된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말한다.

    그해 4월 15일 후야오방 주석이 사망하자 그를 애도하기 위해 천안문 광장에 모인 대학생 등이 개혁과 민주화를 요구하기 시작해 결국 자오즈양(趙紫陽) 총리의 실각과 대규모 유혈사태로 이어졌다.

    부글부글 끓는 밑바닥의 정서를 읽었는지 중국 지도부도 이례적으로 신속한 반응을 보였다.

    국가감찰위원회가 직접 우한 현지에 조사단을 파견해 리원량의 죽음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조사하기로 했다.

    조사에는 리원량의 경고에 대한 우한시 관련 당국의 대응은 물론 현지 민심 청취도 포함된다.

    난징대 정치학자인 구수는 SCMP에 "국가 고위 기관이 의사 한 명의 사망과 관련해 이렇게 신속하게 조사팀을 파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이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의 말단 공무원들을 처벌할 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데 중국 정부의 딜레마가 있다.

    우한에서 괴담을 퍼뜨려 공안당국이 단속에 나섰고 8명이 처벌됐다는 소식은 국영 CCTV 등에 보도됐다. 리원량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는 '유언비어를 퍼뜨린 8명이 처벌받았다'는 자막이 달린 CCTV의 1월초 뉴스 화면이 회자됐다.

    CCTV 등 관영 매체에서 보도했다는 것은 중앙정부의 지시와 승인이 있었다는 것으로 책임론이 지부도까지 옮겨 붙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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