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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서 숨진 딸, 시신도 안 보여줘"…스페인 정부 '나몰라라'



사회 일반

    "스페인서 숨진 딸, 시신도 안 보여줘"…스페인 정부 '나몰라라'

    (사진=SNS 캡처)

     

    "잠을 잘 수도 뭘 먹을 수도 없다. 머리가 깨져 미소도 없이 찬 얼굴로 아빠를 반기는 딸은 공부를 마치고 친구들과 있어야 할 세부가 아니라 안치소의 냉장고에서 무슨 영문일까? 생각하는 듯 하다"

    스페인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건물 외벽 석재 파편에 맞아 숨진 가운데, 유족이 스페인 정부가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호소하고 나섰다.

    한국인 유학생 이지현(32)씨는 지난 21일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를 관광하다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6층에서 떨어진 석재 조형물에 머리를 맞고 숨졌다. 이날은 태풍 '엘사'가 몰아친 날이었다.

    이씨의 부모는 22일 마드리드로 갔지만 파편 사고 건물을 관리하는 마드리드 주정부는 권한이 없다며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루를 더 기다린 끝에 스페인 현지 판사의 영장을 받아 딸의 얼굴을 겨우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스페인 중앙정부와 마드리드 주정부는 줄곧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유족에 따르면 경찰은 원인물질 등 증거를 사진으로 남겼다며 현장은 보존하지 않았다. 사고 현장 사진도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확인하라는 입장이다. 또, 시신이 안치돼 있는 주정부산하 법의학연구소는 딸을 보여줄 수 없다며 빨리 데려갈 수 있도록 장례업체를 지정해서 처리하라고 유족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막힌 상황이 반복되자 이씨의 부모는 SNS를 통해 스페인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올렸다.

    이씨의 부모는 호소문에서 "마드리드는 안전한 도시여야 한다. 바람으로 건물의 외벽이 떨어져 지나가는 사람이 사망하는 불행한 도시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면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성의를 가지고 가족들을 진심으로 위무하며 편의를 제공하는 문명국의 도시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호소문에는 "늘 자신 있던 너의 모습이 자랑이었는데 이제 만질 수도, 안아줄 수도 없는 이런 비현실을 언제까지나 겪어야 한다니 엄마의 슬픔이 너무 깊어질까 걱정이다. 지현아, 사랑하는 우리 딸 이런 나라에서 빨리 나가자.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들과 형제들이 있는 집으로 가자"는 내용의 딸에게 전하는 말도 담겨 있다.

    한편, 외교부 관계자는 "신속한 사고원인 조사 및 책임 소재 규명, 충분한 손해배상 등 유가족의 요구사항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스페인 당국에 지속 요청해 나갈 예정이며 유가족에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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