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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AI한돌, 3차례 은퇴대국이 남긴 것



기업/산업

    이세돌-AI한돌, 3차례 은퇴대국이 남긴 것

    학습량 비례하는 AI의 능력, 한계 명확
    전형적인 상황에선 판단 탁월…돌발 상황 대응 능력은 인간이 우위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확대이미지

     

    25년간 반상을 호령했던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과 가졌던 은퇴대국은 결국 AI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 9단이 3차례 승부에서 1승2패하며 결론적으로는 AI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이런 승부를 통해 기계학습 부족에 따른 AI의 한계점 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가 3년 전 구글의 딥마인드 '알파고'와 했던 대결 이후처럼 이번 대결 역시 AI 발전에 시사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9단은 지난 21일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 NHN 바둑 AI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국에서 180수 만에 불계패(기권 선언)했다.

    이 9단은 지난 1국에서는 흑으로 2점을 먼저 놓고, 7집 반을 덤으로 주는 접바둑으로 붙어 불계승을 거뒀다. AI와의 실력 차이를 고려해 AI에 2점을 먼저 깔아주고 시작한 경기다. 1국 승리 이후 이 9단은 2국에서 한돌과 호선으로 맞대결했으나 불계패했다.

    이 9단이 한돌과 3번의 경기에서 2번 패하기는 했지만 이 과정에서 AI의 한계점을 드러내는 부가적인 성과도 얻었다. 학습량이 부족할 때 AI의 응용력이 확연히 떨어진다는 점을 재확한 것이다.

    1국에서 한돌이 이 9단에게 패한 뒤 NHN 측은 "(한돌에) 2점 접바둑을 학습시키면서 실제 접바둑에 대해서 준비한 것(기간)이 2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돌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은 이 9단의 78수는) 솔직히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AI가 동등하게 경기하는 호선을 집중적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학습량이 부족한 접바둑에서 최상의 승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 9단은 "알파고 대국과는 다른 게 당시 78수는 받으면 안 되는 수였지만 (1국) 한돌과의 대국에서 (내가 보인) 78수는 당연한 한 수였는데 한돌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의아하다"며 AI가 학습되지 못한 데이터에 대한 응용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AI는 학습된 데이터에 대해서는 강점을 보였다. 호선으로 진행된 2국에서 한돌은 이 9단이 112수 만에 백기를 들게 만들었다.

    1국 처럼 접바둑으로 진행된 3국도 결국 AI의 승리로 끝났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한돌은 이 9단이 승리 확률이 높은 수(手)가 아닌 판을 흔드는 묘수를 발견할 때마다 승률이 크게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 9단과 한돌의 3차례 경기 내용을 보면 AI가 전형적인 상황에 대한 예측은 강점을 보이지만, 돌발 상황에 대해 판단하는 직관력은 인간보다 떨어지는 만큼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상당기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AI의 특징을 간파한 듯 이 9단도 '전형적인 승리전략'은 AI와의 승부에서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3국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젊은 프로기사들이 AI를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 조언해달라는 질문에는 "호선 바둑에서는 (인간이 AI를 이기기 위한) 전략을 말하기 어렵고 2점(접바둑) 7집반을 준다면 백이 모양을 펼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AI와 인간이) 같이 모양을 펼치면 인간이 (이기는 것은) 사실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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