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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교장관회담서 '한한령' 등 논의… 북핵 문제 계속 협력키로



국방/외교

    한중 외교장관회담서 '한한령' 등 논의… 북핵 문제 계속 협력키로

    왕이 "한 나라가 다른 나라 내정간섭하는 것 반대" 美 겨냥
    강경화 "양국 관계 미진한 부분, 심도 있게 논의해 기쁘다"
    한한령에 대해 "양국 관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
    "북한 핵보유 용인 불가… 북미대화, 진전 이루도록 노력"
    시진핑 국가주석 방한에 대해선 "고위층 교류 강화"
    5일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만날 예정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중국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중국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4일 서울에서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이른바 '한한령' 등 각종 한중 외교 사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최근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져, 북미 비핵화 협상의 파국을 막기 위해 양국이 노력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왕이 부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장관을 만나 모두발언에서 "중국은 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한국을 포함해 모든 책임지는 나라들과 함께, 다자주의 이념을 견지하고 공평과 정의의 원칙을 지킬 것이다"며 "굳건하게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체제를 수호하고, 국제법을 기초로 하는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WTO를 초석으로 하는 다자무역 체제를 수호할 것이다"는 표현으로, 이 발언이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전쟁 등 여러 현안이 쌓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며 중국 또한 현재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강경화 장관은 "서울에서 다시 만나 그간 양국 관계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성과를 평가하고, 다소 미진한 부분에 대해 개선·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소 미진한 부분'이란 그 동안 싸늘했던 한중관계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은 1시간 30분으로 예정됐던 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 20분 정도 진행됐다. 특히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로 중국이 취한 보복 조치인 이른바 '한한령' 문제에 대해 논의도 이뤄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한령에 대해 "양국 관계를 정상 궤도로 가져가서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양측이 공감하고 있다"며 "인적 교류를 관장하는 차관급의 인문교류 촉진위원회가 있고, 차관급에 전략대화 채널도 있어 가까운 시간 내에 이를 열어 필요한 이야기를 하자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북핵 등 한반도 정세 문제에 관련해서도 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고, 한반도 평화가 유지돼야 하며,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공통의 인식을 바탕으로 북미 대화가 진전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소통·협력하자고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는 최근 북한이 '연말 시한'을 잇따라 언급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사용 가능' 발언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등 북미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에 대한 경고 성격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등도 회담에서 폭넓게 다뤄졌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고, 북한이 '연말 시한'을 이유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며 착실하게 진전을 만들도록 노력하자고 협의했다"며 "(북한과) 미국과의 회담이 우선이라는 기본적인 입장을 견지했고, 지금은 상황을 관리할 시기라는 데 양측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이후로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고자 하는 문제 또한 도마에 올랐고,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 안정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정세를 논의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또다른 화제였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면 양자회담이 열릴 수는 있지만,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며 언급을 아꼈다.

    다만, 왕이 부장은 이날 회담을 끝나고 나가는 길에 관련 사항을 묻는 기자들과 만나 "한중 관계는 원래 정상이었다"며 취재진에게 "한국 국민들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을 기대하나"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는 이웃 나라이고, 고위층 교류를 강화할 것이다. 채널을 통해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회의가 예정보다 길어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한중 관계가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논의할 사안이 많았고, 많은 합의도 이뤘다"고 답했다.

    강 장관과 왕이 부장은 회담 이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만찬을 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그는 다음 날인 5일엔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이달 말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와 시진핑 주석의 방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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