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경찰이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주변 인물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청와대로부터 전달받은 비위 첩보에서 시작된 '하명(下命)수사'였다는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첩보 전달이 이뤄졌으며,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의 개입이나 압력은 전혀 없었다는 게 반박의 골자다. 하명수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첩보 내용에 '경찰의 수사가 지지부진 하다'는 취지의 청와대 질책이 있었다거나, 경찰이 압수수색 계획을 사전에 청와대에 보고 했다는 등의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28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하명수사'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경찰청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7년 11월 초순에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김기현 시장 주변인물들에 대한 비위 첩보를 전달했다.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에 파견된 경찰이 첩보 내용이 담긴 노란색 행정봉투를 직접 들고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첩보를 전달한 주체라거나, 작성자가 누구라는 등의 언급은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청와대 첩보는 (보통) 인편으로 받는다"며 "(당시 첩보 봉투를 들고 온 청와대 파견 경찰은) '토착비리 관련 첩보다. 수사가 가능한지 보고 절차대로 해 달라'는 취지의 말만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김 시장 주변 인물들에 대한 복수의 비위 첩보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청와대에서는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비위 감찰 행위는 할 수 없기에 이 내용이 감찰에 의해 작성된 것인지, 아니면 민원이나 투서 등이 통상적 절차에 따라 경찰에 이첩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경찰청 관계자는 "그건 우리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차원의 첩보 생산 경위는 모른다는 것으로, 이 관계자는 "첩보 원본 그대로 울산지방경찰청으로 보냈다"며 "첩보 내용에는 청와대발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는 내용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해당 원본은 그해 12월29일 우편으로 울산청에 도착했으며, 경찰청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발 첩보라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경찰청이 직접 맡지 않고 지방청으로 이첩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당시 이철성 경찰청장에게는 첩보 접수부터 이첩과정까지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게 경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첩보 내용 가운데 '김 시장 관련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내용의 청와대 질책이 포함돼 있었다는 논란과 관련해 경찰청 관계자는 "민원인의 그런 의견이 담겨 있었던 것"이라며 청와대가 직접 의견을 밝힌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첩보 문서의 구체적인 형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고, 청와대에서 한 차례 가공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경찰청은 압수수색 계획 등 당시 수사 상황을 청와대에 수시로 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보도된 상황에 대한 정보 공유를 한 것"이라며 사건에 대한 통상적인 보고 절차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압수수색 전에는 2018년 2월 울산청이 '사건이 종결되지 않고 내사가 진행 중'이라는 상황 보고를 올려 이 사항만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게 경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 압수 계획 등의 내용은 공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포함, 울산시청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이뤄진 2018년 3월16일 당일부터 수사가 종결되기까지 9번에 걸쳐 청와대 보고가 이뤄졌다고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버닝썬 사건 등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국정운영에 참고하라는 취지에서 전부다 정보 공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