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홍콩선거 범민주 압승…"점거는 풀어도 시위는 계속될 것"



아시아/호주

    홍콩선거 범민주 압승…"점거는 풀어도 시위는 계속될 것"

    • 2019-11-25 09:47

    구의원 선거, 풀뿌리선거지만 민주화 시위의 상징성 담겨
    452석 중 327석이었던 친중파.. 50석가량으로 완패
    민주파 승리 시 행정장관 선거인단 117석 확보 가능
    이공계 점거 시위 끝나도.. "구속된 시위대 석방운동 계속 이어질 것"

    (사진=연합뉴스)

     


    ■ 방 송 : FM 98. 1 (06:05~06:55)
    ■ 방송일 : 2019년 11월 11일 (월요일)
    ■ 진 행 : 이강민 앵커
    ■ 출 연 : 이재호 기자 (한겨레21)

    ◇ 이강민> 우리 사회 이슈들을 10분동안 파헤쳐봅니다. 한겨레21 이재호 기자 함께 합니다. 어서오세요.

    ◆ 이재호> 안녕하세요. <한겨레21> 이재호 기자입니다.
     
    ◇ 이강민>  오늘은 어떤 발제를 가져오셨습니까?
     
    ◆ 이재호> 오늘도 지난주에 이어 두개를 가져왔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의 내막은?' 그리고 '홍콩 지방선거 민주화 운동 분수령될까' 이렇게 두가지 입니다.
     
    ◇ 이강민> 이재호 기자가 지난주에 설명할 때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가 종료가 될 것이다. 이렇게 설명을 했었는데요. 결국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이라는 결론이 나왔죠? 
     
    ◆ 이재호> 지소미아 종료 시점을 여섯시간 앞두고 이뤄진 굉장히 급박한 조치였습니다. 청와대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발표를 했는데요.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지난 8월23일 통보한 지소미아 종료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고, 일본은 이에 대한 이해를 표했다." "한일간 수출관리 정책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3개품목 수출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 제소 절차를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 이강민>  우리가 출구를 열어주긴 했는데, 출구를 나가는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것 같습니다. 앞서 코너에서도 살펴보긴 했습니다만, 어제 정의용 안보실장도 강도높고 일본을 비판했고요.

    ◆ 이재호> 이번 한일 관계 악화는 전 정부의 사법농단과 한데 엮여서 굉장히 풀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로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일거에 해소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당국도 밝힌 내용을 보면 일본과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전제로 지소미아 종료를 연기하고, WTO 제소를 중단하겠다고 밝힌건데, 김유근 1차장이 '어제든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를 강조한 것도 그런 이유인데요.

    일본이 안보상의 이유로 한국을 백색국가,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를 한 이후에 한국은 백색국가 재포함과 무역규제를 갈등 이전으로 복구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규제, 화이트리스트 복구 등은 논의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왔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는 일단 일시적으로 중단이 됐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이강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화요일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지소미아는 종료가 될 것처럼 이야기를 했었고, 일본의 입장이 크게 바뀌지 않으면 지소미아는 계속될 수 없을 것 같아 보였는데 갑자기 이렇게 한국 정부가 입장을 선회한 것을 놓고, 미국의 압력이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 이재호> AP통신, 뉴욕타임스 등 유력 외신들이 일제히 중국견제를 위해 한미일의 군사협력을 강조하는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 방침에 대해 우려를 내고 압박한 것이 이번 지소미아 종료 정지 조치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현재 정부 입장에선 일본도 일본이지만 미국과 엮여 있는 문제가 첩경인데요. 기존 방위비 분담금의 다섯배에 이르는 50억달러를 요구하고, 대북 제재 완화를 통한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지소미아를 종료하지 말고 유지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한 것을 마냥 외면할 수 만은 없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 이강민>  그래서인지 이번 결정을 비판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나왔다고요?
     
    ◆ 이재호> 그렇습니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한국 YMCA 등 전국 68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아베 규탄 시민행동'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번복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는 등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번복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군국주의 야욕을 되살리고,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과 타협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고요. 
     
    ◇ 이강민> 사실, 일본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였던건 정부만이 아니었잖아요. 국민들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광범위 하게 벌이고, 공론화를 통해 일본을 비판해 왔었고요.
     
    ◆ 이재호> 국민들이 실망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이번 지소미아 논의의 뿌리를 찾아 들어가보면 강제동원 노동에 대한 배상과 관련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 부분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를 한 것인데 일본은 여기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한발 물러선 것이기 때문에 국민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한국 정부가 임시 방편으로 어정쩡하게 봉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맥 없이 물러설 것이라면 8월22일 지소미아 종료 방침을 정한 것은 누구인지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고요.
     
    ◇ 이강민> 이런 가운데 지난 토요일, 한일 양국의 외교부 장관이 나고야에서 만났죠. 어떤 대화가 오갔습니까?
     
    ◆ 이재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 오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모테기 도시마쓰 일본 외무상과 만나 35분간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양국 장관은 내달 말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정상간의 회담이 성사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공통으로 밝혔고요. 정상회담에서 어떤 내용들이 논의가 되고 합의를 이뤄낼지 주목이 되는 상황입니다. 
     
    ◇ 이강민> 다음으로 홍콩으로 넘어가 보죠. 홍콩에서 어제 구의원선거가 치러졌는데 6개월 가까이 민주화 시위가 이어졌기 때문인지 평소 홍콩보다 선거 열기가 뜨거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굿모닝월드에서 살펴보기도 했는데, 좀 더 소식을 좀 전해주시죠. 
     
    ◆ 이재호>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홍콩 일반 투표소 610여곳과 전용 투표소 23곳에서 일제히 투표가 진행됐는데 당선자는 오늘부터 윤곽이 드러날 예정입니다. 저도 아침에 현지분들과도 연락을 나눠보고 개표소 사이트에도 들어가봤는데 민주파의 압승이 확정이 되는 모양샙니다. 친중파는 30석 정도로 완패를 한 상황입니다.
     
    ◇ 이강민> 우리와 선거 개념이 조금 달라서 청취자들이 홍콩 구의원 선거는 어떻게 이뤄지는건지 궁금한데요.
     
    ◆ 이재호> 이번 홍콩 구의원 선거는 18개 선거구에서 구의원 452명을 뽑는데 구의원 선거는 정치적으로는 위상이 가장 낮은 풀뿌리 단계의 선거입인데요. 우리로 치면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는 아닌니고 군수, 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입법회는 따로 있어요. 국회의원은 입법회라고 해서 홍콩엔 70석정도가 있고요.
     
    이번 선거는 민주화시민때문에 주목을 받는거고요, 이전까지는 452석 중에 친중파가 327석으로 절대적으로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홍콩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이 구도가 바뀌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 이강민> 입법회는 따로 있는데 구의원 구성이 바뀌면 어떤 부분에서 중요한거죠?
     
    ◆ 이재호> 주목할것이 이 452석 구의원 중에 117명이 행정장관, 현재는 캐리람 행정장관이 자리를 맡고 있죠. 이 자리를 뽑는 선거인단에 포함되게 됩니다. 좀 흥미로운 건 승자 독식 방식이어서 민주파가 구의원 선거에서 이기게 되면 117명 모두를 보낼 수 있게 되는 거고요.
     
    ◇ 이강민> 하지만 행정장관 선거인단은 1200명인데 그 중에 117명을 보내서 결과가 크게 바뀐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의문도 조금 드는데요?
     
    ◆ 이재호>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홍콩은 행정부 수반을 간선제로 뽑는데 현재 1200명 구성이 일방적으로 친중파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200명 구성은 크게 300명씩 네분류로 나뉘는데 전문가 그룹, 노동자 그룹, 산업계, 정치인 그룹 등이 있고요. 이 정치인 그룹에 117석이 가게 된는거고요. 그런데 거의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습니다. 친중파 인사 일변도여서 어떤 안건이 나오면 거의 90% 동의 등으로 중국정부의 결정이 지지를 받는 구조거든요.
     
    홍콩 시민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이 분들은 전체 선거인단의 과반을 차지하겠다 이런 목표는 아예 현실성이 없다고 이미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단지, 몇%라도 친중이 아닌 친 홍콩시민 인사를 채워서 중국 정부에게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이강민> 중국에 목소리를 내는 활로라도 만들어보겠다, 이런거군요. 그래서 이번 선거에 홍콩 시민사회와 세계 언론이 그렇게 주목을 한 거고요. 이재호 기자 지난주에 홍콩 이공대에서 시위하던 학생과 인터뷰를 했다고 하던데 그곳 상황은 어떻습니까?
     
    ◆ 이재호> 제가 인터뷰 했던 사람은 현재는 빠져 나온 상황인데, 지금 음식물이 부족하고 위생적으로 굉장히 문제가 많은 상황입니다. 1000명이 넘는 시위대가 거의 투항을 했고 오늘 아침 보도를 보니까 30명 정도가 남아있는 것 같고요. 거식증, 언어장애 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합니다.
     
    ◇ 이강민> 보도들을 보면 시위대가 홍콩이공대에서 버티는 게 사실상 홍콩 경찰에게 충격을 주지 못한다는 말도 있는데.. 왜 그들은 거기서 버티고 있는 걸까요?
     
    ◆ 이재호> 사실상 선거까지 버텨서 마지막 여론전을 펼치는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의원 선거에서 어쨌든 반중 인사를 당선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세계 시민사회에 계속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 계속 한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미국의 홍콩인권법 통과 등에 자신들의 시위가 영향을 미쳤다고 믿고 있습니다.
     
    ◇ 이강민> 작은 희망이라도 잡아보겠다는 그런 의지가 느껴집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
     
    ◆ 이재호> 홍콩 이공대가 소강상태가 되면 점거시위는 좀 풀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위는 계속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강제소환법을 반대하면서 시위가 시작됐지만 그 과정에 너무 많은 학생들, 사람들이 잡혀 들어갔죠. 구속기소도 많이 됐고요. 폭동죄로 구속이 되면 10년 가까이 징역을 살게 될 수 있습니다. 대학생들은 감옥에서 청춘을 보내야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시위대와 이야길 해보면 구속되거나 기소된 동료들의 석방을 위해서 계속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석방을 요청하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목소리는 계속 나오면서 시위 장기화는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이강민> 지금까지 한겨레21 이재호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