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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동 화상경마장 존치 떠보기?…뿔난 주민들



대전

    월평동 화상경마장 존치 떠보기?…뿔난 주민들

    2021년 폐쇄 결정됐지만…마사회 이행계획 감감
    오히려 폐쇄 논의 되돌리려는 목소리 흘러나와
    주민들 "시민 무시하는 행동"…"약속 어겨선 안 돼"
    학생 수 급감 등 지역 황폐화는 여전히 '진행 중'

    마권장외발매소가 있는 한국마사회 대전지사. (사진=김정남 기자)

     

    화상경마장이 있는 대전 월평동이 요즘 뒤숭숭하다.

    화상경마장 폐쇄가 어렵게 결정됐지만 한국마사회의 이행계획은 감감무소식이고, 오히려 폐쇄 논의를 되돌리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마권장외발매소가 있는 대전 월평1동의 임재홍 주민자치위원장은 최근 주민센터에서 마사회 대전지사장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우리 동네를 위해 일자리 200개를 창출했고 주변 식당가라든지 이런 곳들이 많이 활성화됐다고..."

    대통령 공약으로 이미 폐쇄가 결정된, 마권장외발매소를 두고 한 말이다.

    마권장외발매소는 경마장에서 열리는 경기를 화면을 통해 지켜보고 배팅도 할 수 있는 '화상경마장'이다.

    월평동 주민들은 폐쇄이행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 마사회 측에서 오히려 화상경마장 존치를 떠보고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한다.

    주민대책위와 시민단체도 반발하고 나섰다. 김정동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폐쇄와 관련된 계획을 세우기는커녕 어떻게든 지역에 존치시키려는 행동들을 보이는 것은 공기업으로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정부정책은 물론 시민들을 무시하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마사회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사행산업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지역주민들과 수년 동안 부침을 겪다 2021년 폐쇄가 결정됐다.

    지난 2015년 충남대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연구용역에서 장외발매소로 인한 주거·안전·교육환경 훼손 등의 주민 피해가 실제로 확인되기도 했다. 장외발매소가 있는 대전지역의 도박 중독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임 위원장은 "폐쇄는 결정됐지만 대책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 학생 수는 더욱 줄어가고 주민들의 고통도 계속되고 있다"며 "(화상경마장은) 약속한 것을 함부로 어기고 존치 여부를 다시 논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전교생 526명이었던 월평동 A초등학교는 10년 만에 232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2010년 740명이었던 B중학교의 올해 전교생은 196명에 불과하다.

    화상경마장 주변에 있는 이들 학교의 학생 수 감소는 바로 길 건너 학교와 비교해도 유독 가파르다.

    아이를 둔 부모들은 떠나고, 불법 업소들이 빈집에 스며들어 더욱 세를 넓히는 모양새는 '진행 중'이다.

    지금도 매주 금요일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월평동 내부에서는 폐쇄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오지 않는데다 존치 목소리로 인한 갈등 야기 등 힘겨운 상황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편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기존 정부 보고와 언론에 공개된 사항 이후 변동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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