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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日 텃세?' 韓, 항의 대신 실력으로 되갚는다



야구

    '또 日 텃세?' 韓, 항의 대신 실력으로 되갚는다

    • 2019-11-12 11:37
    '꼼수는 없다' 11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5대1로 미국을 꺾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환호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또 다시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4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개최국 일본의 텃세로 의심을 받을 만한 정황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미국과 1차전에서 5 대 1로 이겼다. 선발 양현종이 5⅔이닝 동안 10안타를 맞으면서 7탈삼진 1실점으로 버텼고, 김재환이 1회 결승 선제 3점포를 날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개운치 않은 장면도 있었다. 3회말 1사에서 이정후의 2루타 때 1루 주자 김하성이 홈까지 들어왔지만 애매한 판정으로 아웃됐다. 미국 포수 에릭 크래츠의 태그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포수의 무릎에 손이 막힌 김하성도 이후 확실히 홈 플레이트를 발로 밟은 뒤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김경문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그러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단호하게 아웃을 판정했던 일본 주심은 판독 이후에도 여전히 남은 불만을 드러내던 김하성에게 다가오기도 했다. 자칫 퇴장을 당할 수도 있었다. 다행히 김경문 감독이 만류하면서 불상사는 없었다.

    물론 이겼으니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3회말 결과가 하마터면 경기 승패를 바꿀 수도 있었다. 3 대 0으로 앞섰던 대표팀은 추가점이 절실했다. 3회를 빼고 매이닝 주자를 내보낸 양현종도 일본 구심의 낯선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며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억울해요' 11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3회말 1사 1루 한국 이정후의 안타 때 1루 주자 김하성이 홈에서 태그아웃 당하자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고 있다.이한형 기자

     

    설상가상으로 양현종이 6회 1점 홈런을 내주면서 리드가 2점으로 좁혀졌고, 2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이영하가 후속 알렉 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불을 껐길래 망정이지 동점까지도 허용할 수 있던 위기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판독 결과와 관련해서 WBSC 측에 문의했다. 판독관이 도대체 누구냐는 것. KBO는 그러나 "판독관은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WBSC 관계자의 말만 들었을 뿐이었다.

    이 장면은 WBSC 트위터에도 영상이 올라와 있다. "원심은 아웃이었고, 리플레이 결과도 아웃"이라는 멘트만 달렸다.

    명백한 오심성 판정과 판독에 일본 언론도 주목했다. 일본 야구 전문 매체 풀카운트는 "의혹이 있는 판정이었다"면서 한국 팬들이 분노했다고 전했고, 니시스포츠도 "미국 포수의 블로킹이 미묘했다"고 묘사했다.

    이번 대회에 일본이 끼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껄끄러운 한국에 대한 텃세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본인 심판이 주심을 맡는 것부터 꺼림칙한 상황에 논란의 판정이 나왔다. 비디오 판독에서 분명히 세이프가 맞는데도 판정 번복이 없었다.

    프리미어12 창설 때부터 일본의 입김이 셌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됐던 부분이다. 이 대회는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주도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맞서 2015년 WBSC가 주도해 만들었고, 내년 도쿄올림픽을 치러 국기나 다름없는 야구의 정식 종목 채택을 위해 일본이 힘을 보탰다.

    '일본 꼼수에도'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15년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서 일본과 4강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챔피언에 올랐다.(사진=연합뉴스)

     

    초대 대회 때부터 4강과 결승전 등 메인 경기는 일본에서 열렸다. 이번에는 슈퍼라운드부터 일본에서 열린다. 대회 스폰서들도 일본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만큼 일본에 유리한 면이 많을 수밖에 없다.

    2015년 당시 한국 대표팀은 상대적으로 일정의 불리함이 있었다. 당시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낮 경기가 없었고, 4강전 일정도 유리했다. 당시 한국은 야간 경기에 이어 다음 날 곧바로 낮 경기를 치러야 했다.

    4강전 일정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을 배려해 일정이 하루 당겨졌고, 때문에 한국은 대만에서 열린 쿠바와 8강전을 치르고 오후 도쿄돔 적응 훈련 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 3시부터 일어나는 강행군을 소화해야 했다. 반면 일본은 느긋하게 귀국길에 올랐다. 급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비행기 좌석 확보가 어려워 한국 선수들 다수가 좁은 이코노미석을 이용했지만 일본은 비지니스석으로 편하게 왔다.

    4년이 지난 2회 대회에서는 일정은 무난해 보인다. 한국은 일본과 같이 오후 7시 슈퍼라운드 경기 일정이다. 그러나 논란이 된 판정이 일본 심판에 의해 나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판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의를 하기도 쉽지 않다. 자칫 향후 다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까닭이다. KBO는 12일 "당초 심판 판정과 관련해 조직위에 어필을 하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선수단에서 코칭스태프와 논의한 결과 (향후) 불이익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높았고, 김 감독도 지금 잘 하고 있는데 자극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일본이 주도하는 대회인 만큼 어느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4년 전에는 일본의 꼼수에도 한국은 4강전에서 9회 3점 차를 뒤집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안방에서 정상에 오르려던 일본은 한국의 우승을 지켜만 봐야 했다. 이번에도 실력으로 이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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