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C조예선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 6회초 2사 만루 김재환이 적시타를 치고 있다. 이한형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국가 대항전 프리미어12 2연패와 내년 도쿄올림픽 진출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C조 조별리그 캐나다와 2차전에서 3 대 1 승리를 거뒀다. 전날 호주와 1차전 5 대 0 승리까지 2연승을 달렸다.
슈퍼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대표팀은 8일 쿠바와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슈퍼라운드 진출 티켓 획득 여부가 결정된다.
한국이 이기면 조 1위가 되지만 지면 복잡해진다. 1승1패인 캐나다가 8일 호주를 이기면 한국, 쿠바까지 세 팀이 2승1패로 동률이 된다. 동률팀 간 승자승 규정으로 순위가 결정되지 않아 득실 점수 차이로 순위를 가르는 팀 성적지표(Team Quality Balance·TQB)를 봐야 한다. 팀 성적지표는 (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의 식으로 계산된다.
여기서도 순위를 가리지 못하면 팀 자책점 지표(자책 득점/공격 이닝-자책 실점/수비 이닝)가 높은 팀이 상위에 오른다. 다음 기준은 동률팀 간 경기에서 타율이 높은 팀이 상위를 차지하고, 이마저도 같으면 동전 던지기로 결정한다.
이날 경기 중반까지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한국 김광현, 캐나다 로버트 자스트리즈니 등 두 좌완이 5회까지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여기에 구심이 2회초 양의지의 파울 타구에 맞아 2회말부터 교체되는 돌발 변수도 생겼다. 호세 델 푸에르토 1루심이 구심을 맡았는데 높은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 타자들이 고전한 면도 있었다. 민병헌 등 선수들은 높은 볼에 삼진을 당하면서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C조예선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 2회말 김광현이 역투를 하고 있다.이한형 기자
승부의 추는 6회초 기울었다. 1사에서 민병헌이 중전 안타와 도루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김하성이 볼넷을 골라내 자스트리즈니가 강판했다. 이정후가 바뀐 투수 크리스토퍼 르루의 초구에 파울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박병호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가 왔다.
5번 타자 김재환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재환은 르루의 6구째를 때려내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인 선제 적시타였다.
타선에서 점수를 뽑자 김광현도 힘을 더 냈다. 6회까지 7탈삼진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88년생 동갑내기 양현종(KIA)이 전날 호주와 1차전에서 기록한 6이닝 1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에 버금가는 호투. 김광현은 이날 최고 구속 151km를 찍으며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섞어가며 캐나다 타선을 요리했다.
이후 한국은 7회부터 필승 불펜을 가동했다. 좌완 차우찬이 7회 볼넷 2개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다만 8회 함덕주가 1사 뒤 달튼 폼페이에 좌전 안타, 웨슬리 다빌에 우익수 쪽 2루타를 맞고 2 대 1, 1점 차로 쫓겼다.
김 감독은 8회 1사 2루 위기에서 대표팀 내 최고 구속을 뽐내는 우완 조상우를 올렸다. 지난 2일 푸에르토리코와 평가전 당시 투구 때마다 모자가 벗겨졌던 조상우는 수선한 모자를 쓰고 등판했다. 조상우는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로 3번 타자 에릭 우드와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4번 타자 마이클 손더스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손더스를 잡은 결정구의 구속은 전광판에 154km로 찍혔다.
한국은 9회초 쐐기점을 뽑았다. 1사 뒤 김현수의 2루타와 허경민의 안타로 만든 1, 3루에서 박건우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박민우가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8회 대주자로 투입된 박민우는 전날 1차전에서 1번 타자로 나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아쉬움을 씻었다.
조상우가 9회말도 씽씽투로 캐나다 타선을 틀어막아 2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결승타를 때려낸 김재환이 경기 MVP에 올랐다. 김광현이 승리 투수가 됐다. 한국은 8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쿠바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