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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에 몰린 레바논 총리 결국 사퇴키로



아시아/호주

    시위대에 몰린 레바논 총리 결국 사퇴키로

    메신저 세부과 방침 철회했지만 시위 이어져
    위기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충격 요법 필요...사퇴 발표
    사우디 출신의 레바논의 대표적인 재벌
    비키니 모델에게 187억원 선물로 구설에 오르기도

    사드 하라리 레바논 총리(사진=연합뉴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실업난 해결과 부패 청산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에 밀려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리리 총리는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목소리를 최대한 들으려 했지만 막다른 길에 갇혔다며 대통령에게 사퇴서를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정부는 최근 세수 증대를 위해 국민들이 많이 쓰는 왓츠 앱 등 스마트폰 메신저에 하루 20센트, 우리돈 약 230원의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이 발표를 계기로 경제난과 부의 집중, 엘리트의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끼던 국민들이 정권퇴진을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에 놀란 하리리 총리가 메신저에 대한 세금 부과 계획을 철회하고 전.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공무원 임금 50% 삭감, 균형예산, 통신 분야 민영화 등을 발표했다.

    미셸 아운 대통령도 시위대의 요구를 들을 준비가 돼 있다며 총리가 발표한 개혁안이 레바논을 구하고 금융과 경제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첫 단계라며 힘을 실어줬지만 성난 민심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친정부 세력이 반정부 시위대를 습격하 양측간에 충돌이 벌어졌고, 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로 은행들은 문을 열지 못하는 등 혼란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결국 하리리 총리가 "이번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며 사퇴 방침을 밝히면서 레바논의 반정부 시위는 변곡점을 맞게 됐다.

    하리리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레바논의 대표적인 재벌 출신이다. 2009년~2011년까지 총리를 역임한 뒤 2016년 12월에 다시 총리로 선출됐다.

    그는 세이셸 제도의 호화 리조트에서 만난 비키니 모델에게 1천600만 달러(약 187억원) 상당의 선물을 했던 과거 사실이 뒤늦게 폭로되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2017년에는 이란, 헤즈볼라 세력에 살해 위협을 당했다면서 사우디에서 돌연 총리 사퇴를 발표했다가 번복하기도 했다.

    레바논은 1975~1990년 내전의 상흔이 여전하고 35세 미만 청년의 37%가 무직일 정도로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주요 정치인을 포함한 상위 0.1% 부자들이 국민소득의 10분의 1을 소유하고 있다.

    국가 부채는 860억 달러(약 103조원)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리리 총리의 퇴진 발표로 시위가 잦아들지는 모르지만 종교 정파들이 아슬슬하게 연립하는 형태인 레바논 정국은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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