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지지 촉구하는 홍콩 시위대의 구호와 성조기(사진=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 인권법)'을 통과시킨데 대해 중국이 '분개'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스몰딜'로 불리고 있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미·중 관계가 쉽사리 개선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16일 자신 명의의 기자 문답을 통해 미국 하원의 홍콩 인권법 통과에 대해 "강렬히 분개하며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현재 홍콩이 마주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과 혼란의 조속한 진압"이라며 "홍콩의 질서를 회복하고, 법치를 수호하는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시위대가) 함부로 방화하고 상가를 부수고,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를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로 규정"하는 등 미국 하원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이어 "이는 명백한 이중잣대이자 일부 미국 인사가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에 있어서 극단적으로 위선적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이들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깨뜨리고, 중국 발전을 견제하려는 음흉한 속셈을 드러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겅 대변인은 "미국 역시 홍콩에 중요한 이익 문제가 걸려 있다"면서 "만약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된다면 중국의 이익뿐 아니라 중·미관계 더 나아가 미국 자신의 이익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고, 홍콩 사무는 중국 내정에 속한다"면서 "어떤 외부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겅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정세를 분명히 보고,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기를 바란다"고 말했는데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기 바란다'라는 표현은 보복 조치에 나서기 전 사용하는 용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P통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은 미국 하원이 15일(현지시간) '홍콩 인권민주주의법안(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홍콩인권법안은 홍콩의 자치권을 인정한 '일국양제'가 정상 기능하는지를 미국 정부가 매년 평가해 홍콩에 대한 우대조치를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인권과 자유를 억압한 중국과 홍콩 관리들의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자산도 동결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