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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선 “무관중 경기? 우리도 과거 북한에 지면 TV중계 안했다”



축구

    신문선 “무관중 경기? 우리도 과거 북한에 지면 TV중계 안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북 예선 0:0
    랭킹·전력 무의미, 경기 정신 중요
    경색된 남북관계, 스포츠로 하나 돼야
    과거부터 컬렉션 모으는 것 취미
    미술 좋아서 돈 꿔서 그림 산 적도...
    옐로문화 지배한 홍대, 미술관 부재
    마포 집에 한옥 미술관 차리는 것 꿈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0)
    ■ 방송일 : 2019년 10월 15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신문선 (명지대 교수)


     


    ◇ 정관용> 오랜 기간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해 온 여러분 좋아하시는 신문선 해설위원. 최근에 미술관을 열었답니다. 갤러리 관장님이시라 그래요. 어떤 사연인지 여쭤보려고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고 마침 오늘 지금 평양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남북 간의 예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 얘기도 듣기 위해서 오늘 날짜를 맞춰서 신문선 교수님을 모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신문선> 안녕하세요.

    ◇ 정관용> 평양에서 남북 경기가 있는데요. 관중이 아무도 없대요.

    ◆ 신문선> 무관중 경기죠.

    ◇ 정관용> 그다음에 중계도 안 하고요. 지금 문자로 날아오고 있습니다. 후반 34분까지 0:0인 게 문자로 왔어요.

    ◆ 신문선> 맞습니다.

    ◇ 정관용> 뭐 이런 경기가 다 있습니까?

    ◆ 신문선> 지나간 얘기 하나 먼저 하고 가죠. 80년대 초반에 제가 현역 때 태국에서 열렸던 킹스컵대회 때 조광래, 박성화, 이장수, 박항서 그들이 킹스컵에 가서 북한한테 졌어요. 전두환 대통령 시절인데. 생중계 했거든요. 이 경기에서 우리가 지면서, 그 당시 경기에서 지면서 다음부터는 남북한 축구 경기는 녹화했다 이기면 딜레이 방송을 했고 지면 방송을 안 했었어요. 그러니까 우리도 그랬어요. 그러니까 오늘 경기에 지금 아마 라디오 들으시는 분들은 정말 이상한 나라다. 참 북한이 불쌍하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 이념적인 어떤 이런 다른 체제 그리고 정치적인 문제, 이런 것들이 곁들여져서 지금 당초에는 뉴스 보도됐던 것은 경기장의 티켓이, 티켓값이 쌀 몇 말 값이다 이렇게까지 북한에서 소식이 전해지고 그랬는데. 관중들을 지금 입장을 안 시킨 것은 아마도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이죠, 북한의. 그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패했을 경우에 사회적 충격이나 이런 것을 고민해서 무관중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패했을 경우를 대비해서 무관중 경기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원래는 우리 응원단도 가려고 했는데 그것도 다 안 됐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응원단도 못 왔으니 자기네 일방적 응원도 안 하겠다는 식의 약간의 공정성일까요.

    ◆ 신문선> 공정성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통일축구대회할 때도 그 당시에도 자신들의 관중들을 전부 입장을 시켜서 운동장에서 경기의 흐름에 사실은 응원이라는 게 큰 플러스적 요소로 작용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응원단까지 입장을 시키지 않은 것을 보면 사실은 오늘 경기에서 그만큼 큰 자신이 없다라고 생각을 했던 거죠. 현재 국제축구연맹의 순위를 보면 북한은 113위고요. 한국은 37위거든요. 그리고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에서 지금 이렇게 펄펄 날고 있는 거 북한의 축구팬들도 다 알아요. 그러니까 손흥민도 온다고 그러죠. 그리고 한국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해외파 선수들로 베스트 일레븐이 짜여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물론 자기들도 한광성 선수가 있잖아요.

    ◇ 정관용> 한광성.

    ◆ 신문선> 유벤투스의 23세 미만의 젊은 팀에서 지금 뛰고 있는 선수인데. 이적료만 66억을 지불하고 유벤투스가 이탈리아 페루자 칼초 팀에서 데려온 선수거든요. 그런 선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그만큼 경기력 측면에서는 우리(한국)에게 약하다라고 스스로 진단하는 것이 이렇게 무관중 경기로 끌고 간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영국의 BBC방송은 이번 경기를 보고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축구 더비다 이렇게 표현했던데.

    ◆ 신문선> 그 한마디가.

    ◇ 정관용> 맞는 말 같아요.

    ◆ 신문선> 그렇죠. 전 세계 축구 팬들 그리고 월드컵 최종 예선이라는 것은 지구촌에서 열리는 스포츠 이벤트 중에서는 가장 큰 이벤트고 사업적 영향이 가장 큰 거 아닙니까? 홈 경기에 대한 중계권은 북한이 갖는 거예요, 2차 예선전에서. 그리고 남한에 와서 우리 쪽에 와서 경기를 하면 우리가 중계권을 갖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이 중계도 하지 않고 남한의 응원단들 그리고 미디어들을 비자를 내주지 않은 것은 지금 북한이 갖고 있는 체제의 어떤 특수성이기 때문에 그렇게 알면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아무튼 이상하기는 확실히 이상합니다.

    ◆ 신문선> 이상한 나라죠.

    ◇ 정관용> 그나저나 이거는 예선전이기 때문에 전후반 0:0이면 끝나는 거죠?

    ◆ 신문선> 그럼요.

    ◇ 정관용> 연장전 안 하는 거죠? 조금 아까 들어온 게 36분, 37분 소식까지 왔으니까 아직 어디가 골 넣었다는 소식이 안 오고 있거든요. 이대로 끝나는 거 아닐까 싶네요.

    ◆ 신문선> 사실은 오늘 경기 전에 많은 미디어들이 예상 할 때 기준점은 FIFA랭킹 가지고 얘기를 했는데. 저도 지금 FIFA랭킹을 인용을 했습니다마는 남북한전은 의미가 없어요. 제가 대학을 다닐 때 고연전이라고 하는데. 저는 연대를 나왔으니까. 연고전, 고연전 경기를 하면 그 경기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얘기하는 객관적 전력이 무의미해요. 양대결 라이벌이고.

    ◇ 정관용> 그날의 그 정신.

    ◆ 신문선> 그 정신 그 분위기, 이런 흐름, 이런 거거든요. 그래서 북한에 지금 원정 갔는데 더군다나 운동장이 인조잔디 경기장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한국 대표선수단들은 인조잔디 경기장에서 뛴다는 것이 지금 굉장히 생경스럽거든요. 그리고 지금 무관중 경기를 하는데 운동장에서 북한을 응원하는 응원단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썰렁한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우리 측 선수들 입장에서 보더라도 얼마나 지금 분위기가 냉랭하겠습니까?

    ◇ 정관용> 북한팀에도 그런데 해외 명문구단 선수들이 한광성 선수 하나만 있나요. 몇 명 더 있어요?
    15일 한국과 북한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3차전 경기 킥오프 30분전까지 김일성경기장의 관중석이 비어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신문선> 일본에도 가고 유럽 쪽에도 가는 선수들이 있죠, 최근에. 그런데 이제 아무래도 체제상에서 오는 선수들의 인성이나 또 습관이나 또 어떻게 보면 생각의 유연성이나 이런 부분 때문에 북한 선수들이 대륙에서 뛴 선수도 있고 또 유럽 와서 뛴 선수들이 있는데 크게 그렇게 각광받지는 못했거든요. 한광성 선수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는 것은 이 선수가 21살이고. 앞서도 얘기했지만 유벤투스라는 팀은 세계적인 클럽 아닙니까? 거기에 지금 어린 선수들이 모여 있는 클럽에 지금 들어가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신체적인 조건도 좋고 또 스피드도 대단히 좋아요. 그래서 지난번 아시안컵 때도 한광성 선수를 북한 대표팀으로 활약을 했는데 그때도 아주 장래성 있는 또 희망 있는 그런 움직임을 보여줬거든요.

    ◇ 정관용> 우리로 보면 이승우 선수랑 비슷한 거네요.

    ◆ 신문선> 그런 선수죠. 그러니까 북한에서도 좋은 선수가 나오는 것은 우리는 또 환영을 해야죠.

    ◇ 정관용> 그나저나 이게 지금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대비한 아시아 지역의 2차 예선이다. 우리는 H조다. 이게 워낙에 복잡해서. 우선 H조가 남한,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레바논, 스리랑카. 맞아요?

    ◆ 신문선> 맞습니다. 올해 11월달에 레바논 가서 원정경기를 하고 그리고 내년이죠. 3월에는 투르크메니스탄과 홈경기. 그리고 3월달에는 스리랑카와 원정 그리고 6월 4일, 내년 6월 4일 북한을 드디어 우리가 불러서 경기를 하죠. 그리고 6월 9일날 레바논과 마지막 홈경기를 해요. 8개조거든요. 각 조의 1위팀이 올라가고. 8개의 조 중에 2위 팀 4팀이 가요. 4팀은 떨어지고. 그러니까 오늘 경기에서 비기더라도 한국 대표팀은 1위가 될 확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북한은 2위 그룹에서 최종 예선에 올라갔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거든요. 북한은 저희들이 정치적으로 아무리 어렵고 혼란스럽다 하더라도 북한 축구가 좀 더 빠르게 성장을 해서 남북한의 경색돼 있는 이런 분위기에 스포츠로 갖고 좀 징검다리를 놓거나 이렇게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모멘트가 됐으면 하는 그런 좀 심정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아시아지역에서만 지금 H조까지 있잖아요. 1등까지 올라가고 2등 4팀, 12팀이 이제 올라가면 아시아지역 12팀이 올라가잖아요. 그럼 그 12팀은 또 어떻게 해요?

    ◆ 신문선> 최종 예선을 하죠.

    ◇ 정관용> 그래서 몇 팀이 올라가죠?

    ◆ 신문선> 지금 4. 5장

    ◇ 정관용> 4장 반?

    ◆ 신문선> 4장 반. 그래서 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각 조의 1,2위 팀은 티켓을 갖고 그리고 3위 팀 간에 이제 경기를 치러서 또 남미지역에서 순위를 갖고 경기를 치러서 월드컵에 가게 됩니다.

    ◇ 정관용> 아직 멀었군요. 시작 중의 시작이네요.

    ◆ 신문선> 월드컵은 기본적으로 3년을 하는 겁니다, 예선전을 통해서. 그래서 각 나라마다 예선전 우리는 지금 2차 예선전을 치르고 있는데. 1차, 2차, 최종 예선전. 이렇게 치르면서 전력이 그만큼 좋아지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이제 몇 개월에 한 번씩 홈&어웨이 자리 투르크메니스탄, 레바논, 스리랑카, 북한과 우리가 쭉 가서 아마 1등 가는 건 가능하겠죠.

    ◆ 신문선> 가능성이 높죠. 사실 오늘 경기에 또 가장 크게 우리가 눈여겨서 볼 것은 FIFA의 인판티노 회장이 현재 그 경기장에 가서 보고 있어요.

    ◇ 정관용> 그렇다면서요.

    ◆ 신문선> 그러니까 2023년 남북여자월드컵 공동개최에 대해서 인파티노 회장이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고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이제 북한의 체제에 대해서 국제축구연맹도 다 알고 있어요. 과거에 월드컵 때도 보면 북한이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까 월드컵 중계를 하지 못해요. 중계권료를 내야 되니까. 그래서 특정한 국가 중에서 북한을 지정을 해서 거기는 중계권료를 받지 않고 통신, 그러니까 중계가 들어갔던 것도 또 인정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야기 나누는 가운데 후반 45분 지나갔고 아직 0:0이고요. 추가 시간 3분이 진행 중이랍니다.
    그나저나 미술관을 여셨어요.

    ◆ 신문선> 네, 갤러리를 합니다.

    ◇ 정관용> 미술하고 원래 친하세요?
    19일 홍대 앞에 개관한 와우갤러리. 권순철 얼굴 작업이 여러 점 걸렸다. (사진=와우갤러리 제공)

     


    ◆ 신문선> 좋아했어요.

    ◇ 정관용> 깜짝 놀랐어요. 많은 분들이 다 몰랐죠.

    ◆ 신문선> 저는 용돈이 생기거나 또 좋은 일이 있으면 늘 주머니를 털어서 컬렉션을 했어요.

    ◇ 정관용> 언제부터요?

    ◆ 신문선> 저는 대학 다닐 때부터 인사동 다녔으니까요.

    ◇ 정관용> 그래요?

    ◆ 신문선> 제가 대학 다니던 70년대 그리고 중고등학교 다닐 때 60년대는 굴레방다리에 그 근처에는 고서책방이 많았고 골동품 가게도 있었어요. 그래서 운동 후에 오후에는 고서책방이나 그렇지 않으면 골동품 가게를 가서 백자 보고 달항아리 보고 청자 보고 그리고 조선시대 겸제 이런 그림들 보고. 그때는 돈이 없으니까 사지 못하고. 그렇게 지냈죠. 그리고 한참 또 그림에 빠져 있을 때는 돈이 없으면 돈을 꿔서라도, 은행에서 돈을 꿔서라도 그림도 사고 그랬어요. 그래서 집에 가면 또 돈을 꿔서 샀다는 얘기는 안 하고. 산 금액이 10분의 1 주고 샀다고 얘기를 하고 집에 걸고 보고 즐겁고 그랬었죠.

    ◇ 정관용> 그냥 그림을 즐긴다, 본다 정도가 아니라 컬렉션까지 할 정도면 대단한 건데요. 그게 지금 소장하고 계신 작품이 몇 점쯤 되십니까?

    ◆ 신문선> 이거 얘기하면 안 되는데. 한 40~50점은 될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한국화가 중에서는 근대 6대 화가 중에서 소정 변관식 선생 그림을 좋아했고요. 변관식 선생은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할 당시에 심사할 때 투명성 문제 때문에 소란이 있을 때 인사동의 냉면 가게에서 녹그릇으로 된 냉면그릇을 집어던져서 난리가 났던 그런 분이죠. 그래서 저도 체육계에서 이야기를 듣는데 투명성에 대한 그런 부분 때문에 소정 선생님을 좋아했고요. 그 다음에 또 서양화 쪽으로 보면 김종학 선생이라거나 박고석 선생이라든가 권순철 선생. 그다음에 박영선 화가. 이런 분들을 좋아했고.

    ◇ 정관용> 그분들 작품을 주로 사려고 하고?

    ◆ 신문선> 그렇죠. 다 히스토리가 연결이 돼요.

    ◇ 정관용> 작품값도 꽤 나가시는 분들인데. 그렇죠?

    ◆ 신문선> 박영선 선생은 제가 어릴 때 효창동에 살았는데 효창동에 같이 살았어요. 박영선 선생은 1960년대, 70년대 파리 가서 활동도 하셨지만 한국에서 그 당시에 최고 고가의 화가셨거든요. 누드화가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셨어요. 그런데 박영선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인사동에서 유작전을 하는데 제가 어렸을 때 봤던 그 아뜰리에에 있던 플룻 부는 브론즈로 만든 조각이 나온 거예요. 그러니까 박영선 선생 작업실을 그대로 연출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 유족이 박영선 선생 브론즈상을 팔지를 않는다고 했는데. 막 화랑 주인한테 얘기를 해서 그걸 사놓기만 했거든요. 그걸 사가지고 용달차에 싣고 집에 와서. 그러니까 저는 꿈을 먹고 사는 거죠. 어렸을 때 그 화가 선생들이 그렸던 그림. 그것을 보고.

    ◇ 정관용> 그 정도인지 몰랐습니다.

    ◆ 신문선> 그래서 제가 그 기업체 강연을 하러 가거나 할 때 저는 내 꿈은 자그마한 홍대 앞에 갤러리를 하는 거다, 미술관을 하는 거다, 그 꿈이 있었는데 그걸 이제 실천에 옮긴 겁니다.

    ◇ 정관용> 방금 경기 끝난 모양입니다. 0:0으로 끝났고요. 한국 2승 1무로 북한하고 동률인데 골득실에서 앞서서 H조 1위는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 신문선> 90년 북경아시안게임 끝나고 통일축구대회를 1차전은 평양에서 했고 2차전은 서울에서 했잖아요. 그 두 경기를 제가 다 중계를 했었어요. 1차전은 우리가 김지성 선수가 선제골을 넣었는데 1:2로 역전패 했고.

    ◇ 정관용> 그런데 그게 29년 전이잖아요.

    ◆ 신문선> 29년 전이죠.

    ◇ 정관용> 그 이후에 평양에 처음 간 거잖아요.

    ◆ 신문선> 그리고 서울 2000년엔 1:0으로 이겼는데 지금도 생생한 것은 2차전 끝나고 나서 운동장에, 잠실운동장을 꽉 채웠던 실향민들. 그 선수들이 경기 끝나고 리허설할 때는 약속이 돼 있었던 것은 경기 끝나고 남측, 북측 선수들이 손을 잡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거였어요. 그런데 운동장에 모였던 그 북한에 고향을 두신 분들이 아리랑을 부르면서 전부 기립해서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그 분위기에 취한 남북한의 선수들이 한 바퀴를 더 돌았어요. 그때 저와 호흡을 맞췄던 중계 캐스트는 변웅전 아나운서였어요. 변웅전 아나운서가 한 바퀴를 더 도니까 자신들이 준비했던 원고는 다 떨어졌고 그래서 애드리브로 그 피디는 저한테 와서 변홍련 씨한테 늘리라고 하죠. 그래서 운동장에서 눈물 흘리던 그 당시의. . .

    ◇ 정관용> 감동의 도가니였군요.
    신문선 명지대 교수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라이브 캡쳐)

     


    ◆ 신문선> 감동의 도가니였죠. 그것을 생생하게 중계했던 그 기억이 저는 머리에 박혀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남북한 경기가 29년이 흐른 이 상황에서도 남북한의 체제나 또 정치적인 이런 상황이 진일보하지 못하고 이렇게 된 것이 너무 가슴이 아파요.

    ◇ 정관용> 안타깝습니다. 우리 서울로 불러서 경기할 때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고요. 앞으로 남북 관계도 더 좋아지기를 기대해 봐야 되겠고.

    ◆ 신문선> 사실은 청취자 여러분께 꿈을 제가 하나 드린다면 90년 이태리월드컵 결승전 때 서독과 이태리가 결승전을 치렀습니다. 결승전이 끝나고 나서 제가 클로징멘트 했던 멘트가 지금 번뜩 생각이 나거든요. “통독이 된 서독과 동독. 이제는 서독이라는 나라는 월드컵에서 그 명칭이 사라집니다” 결승전 전에 이미 통일된 거예요. 베를린 장벽 무너졌거든요”

    ◇ 정관용> 서독으로서는 마지막 경기죠.

    ◆ 신문선> 마지막 경기죠. 통독의 선물을 월드컵을 가져가는군요. 우리도 지금 남북한으로 갈라져 있지만 언젠가는 축구를 통해서 하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가슴에서 울컥해서 목소리가 젖어서 제가 뒷말을 하지 못했던 그런 사연이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남과 북의 이 관계는 과거 경편전 있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어느 지금 정치적인 이벤트보다도 스포츠를 통해서 징검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거라고 보는데.

    ◇ 정관용> 그래야 되는데 오늘은 참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 신문선> 그렇죠. 가슴이 아프죠.

    ◇ 정관용> 그런데 그건 그렇고 미술을 좋아하셔서 그림을 직접 많이 사기도 하시고. 틈만 나면 가서 보시고 게다가 심지어는 갤러리까지 여셨다, 미술관을. 그건 왜요?

    ◆ 신문선> 제 꿈은 갤러리가 아니라 미술관입니다. 갤러리랑 미술관은 다릅니다.

    ◇ 정관용> 어떻게 다르죠?

    ◆ 신문선> 갤러리는 전시도 하고 그림을 사고 팔 수도 있지만 미술관은 상업적인 행위를 하지 않아요.

    ◇ 정관용> 사고 파는 거 아니죠.

    ◆ 신문선> 못 팔죠. 지금 이름은 와우갤러리로 했는데 제가 죽기 전에 홍대권에 있는 상수동 언덕에 붉은 벽돌집에, 제가 살고 있는 집에 신문선미술관을 하고 죽는 거예요. 그게 제 꿈입니다. 그러니까 이타미 준이라고 건축가로 유명하죠. 제일교포 유명한 건축가인데 이타미 준이 지금 돌아가셨잖아요. 그 딸이 건축가인데 아버지의 미술관을, 그 박물관을 제주도에 지금 건축하고 있거든요. 이타미 준은 사후에 그 전시공간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저는 제 살아생전에 제가 홍대는 지금 옐로문화가 지배하고 있잖아요. 춤추고 술먹고. 마포에는 지금 미술관이 하나도 없거든요. 홍대에 와 있는 외국인들에게 조선식 정원과 그다음에 한국의 어떻게 보면 문화가 젖어 있는 주택가옥 구조가 있는 미술관을 만들어서 홍대 와서 옐로문화를 털고 산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사회적 공헌을 하고 죽는 거죠, 그게 제 꿈입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 그림 사신 거 하나도 안 파셨다면서요.

    ◆ 신문선> 안 팔았죠.

    ◇ 정관용> 이러려고?

    ◆ 신문선> 갤러리 지금 하는 이유는.

    ◇ 정관용> 미술관을 만드려고.

    ◆ 신문선> 만들기 위해서 그림을 법적으로 미술관을 하면 지금 갖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그림이 더 필요하거든요. 그러니까 갤러리를 하면 작가들이랑 직접 딜을 해서 그림을 싸게 살 수 있으니까 그것을 준비하는 단계로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그렇게 해서 신문선미술관 아예 건물 지어서?

    ◆ 신문선> 제가 사는 집에.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집에.

    ◇ 정관용> 집을 개조해야죠, 그래도.

    ◆ 신문선> 조금 수선을 해야 겠죠.

    ◇ 정관용> 장소는 일부러 홍대 앞을 딱 고르셨고.

    ◆ 신문선> 그렇죠. 사실은 성북동과 홍대 앞을 고민하다가 과거에 우리 어렸을 때만 해도 명동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그런 지역이었었는데. 지금은 홍대 앞이 지금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잖아요. 그런데 술 그다음에 옷가게 또 뭐 먹고 이런 공간뿐이 아니라 문화가 살아서 숨쉬는 어떻게 보면 산소와 같은 그런 공간이 하나쯤은 필요하겠다. 그리고 사실은 부끄러운 얘기인데 마포에 미술관이 하나도 없어요. 홍익대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술관이 없어요.

    ◇ 정관용> 축구 해설도 계속 하시죠?

    ◆ 신문선> 사실은 독일 월드컵에 오프사이드 파동. 전문가로서 바른 해설을 했는데. 포퓰리즘에 있어서. 그래서 프로포즈가 있어도 이제 내가 해설에 대해서 이제 즐겁지 않다. 학교로 간 지 벌써 14년이 됐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많이 변하기는 했어요. 은퇴 경기해설은 좀 해야겠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가끔 목소리 좀 들려주세요. 와우미술관 한번 가서 어떤 작품 또 갖고 계신지 구경 좀 하겠습니다.

    ◆ 신문선> 감사합니다.

    ◇ 정관용> 신문선 교수였어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문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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