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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네요"…연천 양돈농가 '침울'



사건/사고

    "올 것이 왔네요"…연천 양돈농가 '침울'

    모든 돼지 수매·살처분…인천·김포·파주 이어 4번째
    농장주들, 2011년 구제역 악몽 떠올리며 망연자실
    보상가 현실화·경영지원금 등…농가 반발 이어질 듯

    (사진=연합뉴스)

     

    "내일은 우리 농장이 아닐까, 또 우리지역도 모든 돼지를 없애는 것이 아닐까 불안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네요."

    농림축산식품부가 경기도 연천군의 모든 돼지를 없애기로 하는 특단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자 연천 양돈농가들은 "올 것이 왔다"며 망연자실 했다.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온 돼지를 하루 아침에 땅에 묻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자연스레 지난 2011년 겪은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구제역 파동으로 전국에서 소 15만864마리, 돼지 331만8,298마리 등 총 347만9962마리 가축이 땅에 묻혔고, 살처분 보상비에만 1조8천억원이 쓰였다.

    이번 발병한 ASF는 구제역과 달리 돼지과 동물에만 감염되는 가축질병으로 4~19일의 잠복기를 거쳐 폐사율이 100%에 이르며 전파 속도도 빨라 양돈농가에게는 치명적이다.

    연천군에는 74개 양돈농가에서 총 13만4,268마리의 돼지를 사육했는데 지난달 17일 백학면에서 ASF발 발생한 이후 방역 차원에서 25개 농장, 돼지 32,547마리가 살처분 됐다.

    그러나 지난 9일 신서면에서 또다시 ASF가 발생하자 농식품부는 인천, 김포, 파주에 이어 연천에도 특단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남은 49개 농장에서 기르는 돼지 10만1,721마리가 대상인데 연천의 모든 돼지를 수매하거나 살처분 해 ASF 확산 우려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돈농가 농장주들은 요란한 울음소리를 내며 살처분되는 돼지를 바라볼 생각에 억장이 무너지지만 당장 먹고 살 일도 걱정이다.

    정부는 이번 '방역 특단 조치'를 통해 현재 돼지를 살처분하거나 수매를 하는 경우 시장 가격의 80~100%를 보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많은 시설과 투자가 이뤄진 상태에서 돼지 값만으로는 턱 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농장주의 대부분 입장이다.

    한순간 사업 기반인 돼지를 모두 잃고 새끼 돼지를 들여와 다시 키우는 재입식도 오랜 시간이 걸려 투자 대비 경영 손실도 크다는 것이다.

    농장주 A씨는 "내일은 우리 농장이 아닐까, 연천도 모든 돼지를 없애는 것이 아닐까 불안했는데 결국 올 것이 왔다"며 "정부가 결정한 만큼 정부가 나서 양돈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농장주 B씨는 "구제역 파동을 겪은 뒤 힘들게 일어서 정상화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이런 일이 터져 망막하다"며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다시 돼지를 키워야 되는지, 아니면 농장을 접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편, 특단 방역 조치가 내려진 김포시는10일 관내 23개 양돈농장의 돼지 4만2,569마리를 살처분하고 3,194마리를 수매하는 작업을 모두 마무리했다.

    파주시도 관내에 남은 65개 농장, 돼지 6만2324마리 중 63개 농장, 돼지 6만624마리에 대한 수매 및 살처분 동의 절차를 마쳤으며 아직 동의를 받지 농장은 2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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