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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겐 방음벽, 새들에겐 '죽음의 벽'



전북

    사람에겐 방음벽, 새들에겐 '죽음의 벽'

    군산 군장산단 부지 사체 14마리 발견
    익산 23번국도 1년간 500마리 떼죽음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도 충돌로 죽어
    "도트(점)식 스티커 5*10㎝ 규칙 대안"

    전북 군산시 옥구읍 군장국가산업단지 인입철도 공사부지 방음벽 충돌로 새들이 죽어가고 있다. (사진= 네이처링, 카카오맵)

     

    전북 군산시 옥구읍 군장국가산업단지 인입철도 공사부지가 '새들의 무덤'으로 변하고 있다.

    새 사체는 공사가 진행 중인 인입철도의 한 구간을 따라 길게 늘어 서 있다.

    네이처링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조사를 이용한 시민참여 모니터링에 따르면, 군장산단 인입철도 공사부지 한 구간에서만 14마리의 새 사체가 발견됐다.

    쇠박새와 어치, 참새, 박새, 물까치, 꿩, 오색딱따구리, 물총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조사는 6월 20일, 7월 5일, 8월 15일 등 단 3일간 이뤄졌고 이마저도 방음벽의 한쪽에서만 조사한 것이다.

    새들을 죽음으로 내몬 건 방음벽 때문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12월 25일 군장산단 인입철도 공사로 인한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800여 m 구간에 방음벽을 설치했다.

    유리 방음벽을 따라 새들이 죽어간 것이다.

    '새 무덤'을 발견한 국립생태원 김영준 동물복지부 부장은 "관찰 일수가 적기 때문에 새 떼죽음은 이보다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18년 11월 19일 익산 함열읍 23번국도 방음역 아래에서 발견된 물까치. (사진=네이처링)

     

    전북 익산시 함열읍 23번 국도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시민모니터링단 조사결과 23번 국도에 설치된 방음벽 2.8㎞구간에서 발견된 새 사체만 최근 1년간 502마리에 달한다.

    17차례 관찰을 통해 발견된 새들은 총 23종이며 이중 맷비둘기가 150마리로 가장 많았고 물까치 49마리, 참새 44마리, 꿩 15마리, 찌르레기 14마리, 물총새 10마리, 까치 7마리 등이다.

    더욱이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2마리와 멸종위기종 새매, 새호리기도 각각 1마리씩 포함됐다.

    익산 함열 23번국도 방음벽에 충돌해 죽은 찌르래기. (사진=네이처링)

     

    새에 부딪혀 금이간 익산 함열읍 23번국도 방음벽. (사진=네이처링)

     

    익산시 함열읍 23번국도. 핑크색 점은 방음벽 충돌로 죽은 새가 발견된 지점이다. (사진= 네이처링)

     

    경험과 교육을 통해 유리를 인지하는 사람과 달리, 새는 유리를 못 본다.

    상당수 새는 시속 36~72㎞ 수준의 속도로 날아가다 유리에 부딪히며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죽는다.

    대부분의 새는 눈이 머리 옆에 붙어 있어 전면에서 거리감을 느끼기 어렵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건물과 방음벽 등에 의한 충돌로 폐사하는 조류가 매년 800만 마리에 달한다.

    대안은 조망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리에 문양을 넣어야 하는 것이다.

    투명 방음벽의 대안. (사진= 국립생태원)

     

    조류가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는 구조물을 건물에 적용하면 새들의 충돌 가능성이 줄어든다.

    이에 군장산단 방음벽을 설치한 철도시설공단은 "맹금류 스티커를 붙이겠다"고 말했고, 익산 함열읍 23번 국도 관리기관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전주국토관리사무소는 "도트(점)식 스티커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맹금류 스티커 부착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국립생태원 김영준 동물복지부 부장은 "맹금류 스티커 부착은 조류 충돌 방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도트(점)식 스티커도 5*10㎝ 규칙에 따라 붙여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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