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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현장 혼돈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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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국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현장 혼돈의 이유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공식 기자회견

    3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 리사 타케바 감독, 모리야마 미라이 (사진=이한형 기자)

     

    오늘(3일) 저녁 개막을 앞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감독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리사 타케바)이 기자 시사회를 통해 먼저 공개됐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과 리사 타케바 감독은 칸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인연으로 공동 연출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리사 타케바 감독은 당시 현장이 혼돈했던 이유를 귀띔하기도 했다.

    3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이하 부산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기자회견이 열렸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리사 타케바 감독과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모리야마 미라이, 전양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2000년대 초반 카자흐스탄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 가족이 겪은 일을 소년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가족을 무척 사랑하는 남자가 말을 팔러 나갔다가 말 도둑들에게 살해당하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남편을 잃은 아내는 장례를 치른 후 아이들과 친정 마을로 이사하려고 하고, 그러던 중 소식이 끊겼던 남자가 8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 남자와 어딘가 닮은 듯한 여자의 아들은 그와 함께 말몰이에 나섰다가 말 도둑들을 만나는 이야기가 시간 순서로 구성돼 있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개막작으로 선정돼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리사 타케바 감독은 "안녕하세요? 저의 이름은 리사 타케바 감독입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해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는 이번 부산영화제 초청으로 인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사말 예슬라모바는 "처음 한국에 오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아직 완성된 작품을 보진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모리야마 미라이는 "이 작품으로 부산영화제에 올 수 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지냈던 2~3주가 저에게는 보물과 같은 시간이었다. 그 작업물이 이런 형태로 평가받게 됐고, 부산에서 선뵐 수 있어서 기쁘다.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카자흐스탄-일본이 공동제작했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리사 타케바 감독을 만났고, 그때 자신이 준비하는 작품 얘기를 꺼내 공동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사 타케바 감독님도 제 시나리오에 굉장히 흥미를 느꼈고, 일본에 돌아가서 본인의 프로듀서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공동 제작을 위해 스카이프(무료 인터넷 전화)로 소통했고, 그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라고 말했다.

    영화가 어느 나라 관객에게 더 소구할 것으로 보이는지 묻자,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일단은 어떤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다기보다는… 전체적인 소리의 움직임과 형상이 (관객이) 누군가인지는 관계없이 울림을 준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말도둑들. 시간의 길'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 리사 타케바 감독 (사진=이한형 기자)

     

    리사 타케바 감독은 공동 작업의 형태와 방식에 관해 설명했다. 리사 타케바 감독은 "기본적으로 일본 배우에 대해서는 제가 디렉션을, 카자흐스탄 배우는 예를란 감독이 디렉션을 줬다. 현장은 좀 혼돈이 있었다. 그래서 저는 그림의 연결성을 계속 지켜보는 그런 역할을 했다. 예를란 감독은 원래 배우도 했어서, 배우들과 가까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걸 즐기는 분이었다"라며 "엄밀하게 역할 분담을 했다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대응하면서 작업해 나갔다"라고 전했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말도둑들. 시간의 길' 엔딩이 시나리오상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업 과정에서 어떤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보고, 그 이미지가 주는 영감이 영화와 굉장히 맞아떨어진다는 걸 알고 엔딩을 만들었다. 처음엔 생각지 못했지만, 이미지상으로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게 결정했다"라고 부연했다.

    리사 타케바 감독은 "일본 측은 이 모든 이야기가 꿈이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예를란 감독은 소년의 시각과 시점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고, 최종적으로 이런 엔딩이 나오게 됐다. 가족은 항상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과 동시에, 여러 가지 사정에 따라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묘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까 예를란 감독이 어떤 그림을 보고 촬영하다가 (엔딩을) 변경했다고 말했는데 이런 부분이 카자흐스탄의 약점이자 굉장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경이로운 유연성을 보여주셨다. 일본은 준비에 준비를 거듭해 치밀하게 만드는 편인데, 카자흐스탄은 수시로 유연하게 변화하는 걸 보면서 '이것이 유목민족의 경이로움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절제된 연기와 영상미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모리야마 미라이는 "수시로 설정이 바뀌어서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그때 어떤 해석을 했는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난다"라면서도 "등장인물의 지극히 절제된 표정이나 동작들,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대사들… 대사나 동작은 아주 미세하지만 오히려 그런 걸 통해 더욱더 선명하게 카자흐스탄의 힘과 따뜻한 대지의 기운이 전면에 느껴지는 영상 작품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사말 예슬라모바는 "연기 스타일은 사실 어느 곳에서나 감독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제 스타일도 녹아 나올 수 있지만, 감독님이 가진 아이디어를 어떤 식으로 표현하고 실현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오늘(3일) 저녁 6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6일 저녁 8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9일 오후 1시 30분 CGV센텀시티 7관에서 상영된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 공식 기자회견에는 많은 취재진이 모였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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