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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은 공정했을까



사회 일반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은 공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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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괜찮은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워진 현실 때문에 취업 과정에서 벌어지는 비리가 국민의 공분을 산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강원랜드의 사례에서 지역의 유력자들이나 회사관계자들이 밀어주고 당겨준 정황들이 검찰수사를 거치면서 하나둘씩 사실로 확인됐을 때 이 땅의 수많은 청춘들과 취업준비생들은 '공기업의 신입직원 채용이 과연 공정한가' '성실하게 취업준비를 하면 나도 언젠가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는 있는 것인가' '이러다가 영원히 취업을 못하게 되는 건 아닌가'라는 근원적인 회의를 품어야 했다.

    한정된 일자리에 워낙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다 보니 아무리 효율적으로 취업준비를 해도 낙방하는 일이 다반사.

    그때마다 나의 취업준비 포인트가 잘못 맞춰졌겠거니 내 노력이 부족했겠지, 좀만 더 열심히 하면 될거야 마음을 다잡으며 다시 취업준비의 고삐를 조이는게 이시대 고달픈 취준생들의 삶의 모습이다.

    지루하고 끝간 데 없이 이어질 것 같은 취업준비과정이지만 오늘도 마음을 다잡으며 '그래 해보자'고 용기를 내는 건 언젠가는 합격할 거란 희망의 싹을 보기 때문이고 이 희망은 신입사원 선발이 공정할 것이란 믿음에서 싹튼다.

    문재인정부 들어 인천공항공사를 필두로 시작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고 예외가 될수 없다. 구의역의 김군과 화력발전소의 또다른 김군을 다시는 만들지 않기 위해 비정규직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정규직화할 필요가 있다.

    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임금와 처우의 차별을 받는 건 제도화된 차별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보다 한발 앞선 '서울시의 정규직화 정책'은 평가받을 만하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전 비정규직 취업과정에 있었던 비리의혹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입직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과 정규직화의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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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은 서울교통공사의 무기계약직 중 일부가 불공정한 경로를 통해 입직한 사례가 있었고 서울시도 이를 알았지만 일반직 전환에서 제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감사원이 문제로 지적한 부분은 2가지.

    하나는 서울메트로 직원의 친인척 15명이 무기계약직으로 고용됐다는 점, 다른 하나는 서울 도시철도공사는 직원의 추천을 받은 친인척 46명을 면접 등 간이절차만 거쳐 기간제로 채용했다는 것.

    이에대해 서울시는 "친인척 대상자 21명 중 채용면접 과정을 통해 15명만 채용되고 6명은 탈락되는 등 정당한 채용절차를 통해 공사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친인척이라는 이유 자체가 불공정이 될 수 없다"면서도 무기계약직 전환 과정을 납득할 만큼 공개하지는 않았다.

    46명의 경우도 감사원은 간이절차만 거쳐 기간제로 채용했다고 지적하는데 시는 "일반직 전환 과정의 문제는 없다"며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 즉 기간제 채용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일반직 전환에 문제가 없다고 다른 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일반직 전환자 가운데 친인척 현황이 오락가락하는 것도 불신을 부채질하는 대목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8년 6월 무기계약직→일반직 전환직원 중 친인척 현황은 일반직 전환자 1285명 중 108명이라고 했지만, 2개월 뒤 국회 행안위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서울교통공사 A처장이 배우자를 삭제했다 들통나 불신을 자초했다.

    이번 감사원 감사에서는 전환자 1285명 중 112명이 친인척이라고 감사원에 자료를 보냈지만 정작 감사를 해보니 친인척이 192명으로 파악됐다. 그때 그때 다른데 과연 이마저도 신뢰해야할 지는 의문이다.

    이 시대 청춘들이 좌절하는 건 정규직 비정규직 간 차별에서도 기인하지만 취업관문을 통과할때 개입되는 부정과 반칙에 더욱 좌절하고 분노한다.

    조국 법무장관 사태의 파장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것도 강원랜드 비리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났을 때 다수 국민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분노한 건 '공정할 것'이란 철석같은 믿음이 깨진데 대한 불신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주장대로 '공사 직원의 친인척이라는 이유 자체가 불공정이 될 수는 없다'는 건 맞는 말이다. 다수의 친인척이 선발되는 과정이 공정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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