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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부터 YG까지 사건쏠려" 서울청 지수대 업무과중에 '헉헉'



사건/사고

    "조국부터 YG까지 사건쏠려" 서울청 지수대 업무과중에 '헉헉'

    각종 민감·이목 집중 사건, 서울청 지수대 집중 배당
    사건 처리 효율성·수사력 집중 측면서 '부작용' 우려
    "경찰청장 부담 지우지 않으려는 의도 아니냐" 지적
    경찰 "이슈·대형 사건 대응하는 전문수사인력 확대"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거나 각종 민감한 사건들이 경찰 내 특정 수사부서에 과도하게 몰리면서 시름을 앓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 산하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 얘기다.

    과중한 업무에 부담을 토로하면서도 일각에서는 유독 지수대에 사건을 집중 배당하는 의중을 의심하는 눈초리다. 격무가 지속되면 수사 능력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조직 차원의 수사 전문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청 지수대는 현재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기밀 유출 의혹과 양현석 전 YG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원정도박 혐의를 수사중이다.

    이뿐 아니라 임은정 부장검사가 '고소장 바꿔치기' 사건 무마 의혹으로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수뇌부를 고발한 사건도 지수대가 맡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들을 고발한 사건과 BMW 화재 결함 은폐 의혹 사건 역시 지수대에서 진행중이다.

    앞서서는 ▲보물선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사건 ▲강남 유흥업소 경찰 유착 사건 ▲황하나 부실수사 의혹 사건 ▲가수 최종훈 음주운전 무마 사건 등 민감하거나 여론의 관심도가 높은 사건 상당수를 지수대가 도맡았다.

    경찰 내부에서는 지수대의 '사건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 경찰 관계자는 "1개팀당 6~7명에 불과한 인력으로는 사건을 쳐내는 데에 한계가 있다"며 "평상시 돌아가는 사건만 기본 4~5개인데, 굵직한 이슈가 터질 때마다 지수대로 사건을 배당하면 어느 한 사건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쏠리다 보니 격무에 시달리기가 일상이다.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 잦은 탓에 심적 부담감도 덤으로 딸려온다. 다른 관계자는 "지수대의 경우 잘못하면 욕을 먹고, 잘해도 본전인 사건이 많아 수사를 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도 커진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곽정기 전 지수대장은 "버닝썬·아레나 사건을 맡으며 3개월간 주말도, 밤낮도 없이 일했다. 이런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며 지난 7월 사표를 냈다.

    부하 직원으로부터 진정당한 사건도 사직에 일부 작용했지만, 시력이 급격히 나빠질 만큼 육체적 피로도가 컸다고 한다.

    최종 지휘권자가 총경급 대장 1명뿐인 지수대에 숱한 사건이 몰리는 건 형평에도 맞지 않고, 수사 효율성 측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경찰 관계자는 "모든 사건의 착수 여부 판단을 총경인 지수대장 1명이 전부 내려야 하는데 이게 과연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수사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기가 힘든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그 책임을 마냥 지수대장 1명에게 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수대에 사건을 집중 배당하는 이유가 경찰청장의 보신(保身)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짐작도 상당하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경찰청에도 직접 수사가 가능한 중대범죄수사과(옛 특수수사과)가 있는데, 민감하거나 굵직한 사건을 지수대로 보내는 건 경찰청장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상황은 장기적으로도 경찰 조직에 바람직하지 않다.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다면 당장 경찰의 수사력이 시험대에 오를 텐데, 사건 쏠림과 격무로 이어지는 현재 구조에서는 갖고 있는 수사력도 제대로 쏟아붓기가 힘들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능범죄수사대와 광역수사대 등 지방청 소속 인력은 현재 19%정도로, 다른 선진국의 30~40%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이슈가 되는 사건과 대형 사건에 대응하는 엄선된 지방청 소속 전문수사인력을 차츰 늘리는 방향으로 체제를 재정비 할 수 있도록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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