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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기쁘고 고맙다" 47년 만에 개방된 거제 저도



경남

    [르포]"기쁘고 고맙다" 47년 만에 개방된 거제 저도

    17일 시범개방 첫날 전국 각지에서 방문객 200명
    마지막 저도 주민 윤연순 씨와 딸들 "기쁘다"
    정치색 달라도 "저도 반환 감사한 일" 한 목소리

    17일 저도선착장에 도착한 거제 저도 방문객(사진=이형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반환을 약속한 경남 거제 '저도'가 17일 47년 만에 시민들에게 다시 개방됐다.

    이날 오후 1시 거제 궁농항 앞.

    항구 주위와 마을 인근에는 저도 반환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여럿 걸려있었다. 현수막에는 "문재인 대통령님, 고맙습니다"는 거제지역 민심도 담겼다.

    47년 만에 저도를 개방한다는 소식에 출항 몇시간 전부터 전국 각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2살 여자아이부터 80대 어르신까지 저도를 향하는 방문객은 설렌 맘을 품은 듯 보였다.

    거제토박이 손동기(73.남)씨는 항구 앞에서 "저도 개방은 거제시민으로서 소원이었다"며 "환경이 훼손이 안 돼 저도 주변에 물고기가 좋다던데 이제 곧 낚시를 하게 될 희망도 품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20분 저도행 유람선은 출항했다.

    1973년 대통령 별장으로 지어지면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마지막 저도 주민 윤연순(83) 씨와 딸들은 항구 앞에서 "기쁘다"고 말했다.

    47년 만에 땅을 밟는 만큼 혼란을 우려해 일반 시민 200명만 추려 저도행이 허가됐다.

    (사진=이형탁 기자)

     

    항구에서 3.4km, 20여분 만에 도착한 저도. 시민들은 뱃길로 20분 거리를, 47년 만에 밟게 됐다는 데 감격했다.

    부산에서 온 강재슬(62.남)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저도 반환 약속을 지킨 의미있는 날이라 찾아오게 됐다"며 "안내를 해주는 거제 시민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선사에서 고용한 첫 저도 민간 안내요원 20여 명은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이들은 방문객 10~20여명을 한 조로 묶어 정해진 탐방로와 해변가 등 저도 주변을 안내했다. 처음에는 안내요원의 등장에 어리둥절했지만 시민들은 점차 통제에 잘 따랐다.

    다만 대통령별장과 군사시설은 개방되지 않았지만 방문객들이 이곳저곳 사진을 찍어 방문객들을 확실히 통제하기는 어려운 면도 눈에 띄었다.

    탐방로에서 만난 한 안내요원은 "조를 짜서 방문객들과 걷기보다 개방되지 않은 지역 근처에 조별로 대기하면서 금지구역 등 통제사항을 설명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저도 탐방로에는 곳곳에서 사람 손이 닿지 않은 해송이 푸른내음을 풍겼다.

    (사진=이형탁 기자)

     

    남편과 함께 온 김예빈(36·여)씨는 "와보니까 확실히 다른거 같다"며 "경치도 좋고 나무도 너무 예쁘다"고 했다.

    김미춘 저도 문화관광해설사는 "저도는 소나무, 동백, 후박나무 등 자연식생과 인공적으로 가꾼 조경이 조화된 곳이다"고 했다.

    강원 양양에서 온 장금희(71.여)씨는 "전국 관광 도중 꼭 들려야 한다는 주위 얘기가 있어서 왔다"며 "오르막길이 있어서 좀 걷기 어렵긴 하지만 잘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을 비롯해 할아버지, 아들, 손녀 3대 가족, 젊은 연인은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예전에 농경지였던 군 골프장은 잔디가 잘 다듬어져 저도에서 골프관광을 하고 싶다는 시민 목소리도 있었다.

    정치색은 달라도 이번 저도 개방에 문 대통령을 칭찬하는 시민도 다수 있었다.

    이효숙(53.여)씨는 "저도 개방은 지역활성화 측면에서 잘했다"고 말했다.

    (사진=이형탁 기자)

     

    이날 시범 개방을 시작으로 방문객들은 월·목요일을 제외하고 주 5일 저도를 둘러볼 수 있다.

    오전 10시 20분, 오후 2시 20분 하루 두차례 저도행 유람선이 운행된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저도 개방은 거제시민의 숙원이었다"며 "앞으로 편의·테마시설을 잘 갖춘 남해안 최고 관광명소로 만들어 모든 국민이 저도의 아름다움을 즐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저도 방문을 희망하는 경우 최소 방문 2일 전에 저도를 운항하는 유람선사에 전화, 방문 또는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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