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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법 철회 선언에도 멈추지 않는 홍콩, 전역서 경찰과 격렬 충돌



아시아/호주

    송환법 철회 선언에도 멈추지 않는 홍콩, 전역서 경찰과 격렬 충돌

    • 2019-09-16 01:07

    15일 홍콩 경찰 집회 불허에도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 이어져. 행진 끝난 뒤 시위대 경찰 격렬 충돌. 흰옷 차림 중년 남성들과 시위대간 폭력 사태도.

    로이터통신=연합뉴스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15일 경찰의 집회 불허에도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며 경찰과 정면 충돌했다.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송환법 철회를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지난 6월 9일 송환법 반대 시위가 촉발된 지 99일째가 되는 이날도 홍콩 전역에서 시위를 이어갔으며,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와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플래카드를 불태우는 등 반중국 정서를 더욱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 홍콩 경찰 민간인권전선 신청 집회 불허에도 홍콩 시민들 시위 나서

    이날 오후 3시 수만 명의 홍콩 시민들은 홍콩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코즈웨이베이에서 금융 중심가 센트럴까지 행진에 나섰다. 이날 행진은 당초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민간인권전선이 기획했지만 홍콩 경찰이 폭력 시위 우려를 이유로 행진을 불허하자 취소했다.

    하지만 경찰의 집회 불허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홍콩 시민 수 만명은 예정됐던 행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홍콩 행정부에게 5대 요구사항의 완전한 수용을 촉구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지난 4일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 가운데 송환법 완전철회를 받아들였지만 나머지 4개는 사실상 수용을 거부했다. 홍콩 재야와 시위대는 캐리 람 장관의 선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시위에는 이전 시위와 마찬가지로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영국 국기가 다수 눈에 띄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플래카드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플래카드를 들고 나온 회사원 리모씨는 “중국의 홍콩 탄압을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인권법 통과를 도와주려면 재선에 성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은 중국과 달리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미국의 특별대우를 받고 있는데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런 특별대우가 취소될 수도 있다.

    코즈웨이베이의 한 쇼핑몰 인근에서는 시위대가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프랑스·독일 등 G7 국가들의 국기를 흔들며 홍콩 시위지지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한국의 유명 배우인 김의성씨가 홍콩 현지에 등장한 것도 화제가 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시위대를 지지한다고 선언을 했던 한국 영화배우 김의성씨가 홍콩 애드머럴티를 방문해 시위대로부터 감사를 받았다고 이날 보도했다. SCMP는 김씨가 SNS에 홍콩 시위대에 대한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해 중국 본토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그가 진행하고 있는 한 방송사 프로그램 녹화차 홍콩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중 정서는 이날 시위에서도 여전했다. 홍콩의 인터넷 매체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플래카드를 불태우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오는 10월 1일 국경절을 앞두고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중국 전역에서 오성홍기와 플래카드 게양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 행진 끝나자 시위대 경찰 정면 충돌, 곳곳에서 최루탄 화염병에 폭력사태 난무

    오후 3시부터 1시간 여동안 평화적으로 진행된 행진이 마무리되면서 시위대와 경찰 사이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행진을 마친 일부 시위대가 애드머럴티 지역에 있는 홍콩 정부청사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가려 하면서 주변의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 도로를 점거하기 시작했다. 시위대는 완차이와 애드머럴티역의 유리를 부수고 입구에 불을 붙이는 등 지하철역 시설도 파괴했다.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두 역은 오후 4시쯤 폐쇄됐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를 강제해산 시키겠다며 빨간 깃발을 들어 경고한 뒤 곧바로 강경 진압에 착수했다. 애드머럴티와 완차이 지하철역을 비롯해 홍콩 섬 곳곳에서 최루탄과 푸른색 염료가 첨가된 물대포가 발사됐고 시위대는 화염병과 벽돌을 던지며 응수했다. 일부 시위대가 정부청사 건물에 화염병을 투척하고 진입하려 하자 홍콩 경찰은 전경을 비롯해 특수부대인 랩터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홍콩 곳곳에서 시민들 사이의 폭력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완차이 역 부근에서 푸른 옷차림의 중년남성이 시위자들에게 구타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리스힐에서는 흰 옷을 입은 남성들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대부분 중년 남성들인 이들은 싸움을 말리려 경찰들이 나타나자 환호성을 보냈다. 일부 남성들은 돌멩이로 무장한 채 포트리스힐 지하철역으로 가 시위대와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빚어졌다. 밤 9시쯤이 되자 격렬한 충돌이 빚어졌던 완차이, 애드머럴티와 코즈웨이베이는 정상으로 회복됐지만 수백명의 시위대가 포트리스힐과 노스 포인트로 몰려가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노스 포인트는 친정부 성향의 푸젠(福建)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시위를 취재하던 일부 기자들도 폭행을 당하는 등 이날 홍콩 전역이 물리적 충돌과 혼란으로 가득했다. 홍콩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위대의 폭력성을 부각시켰다. 성명서는 “일부 과격 시위대가 정부 청사에 화염병과 벽돌을 던졌고, 국기를 불태우며 국가 주권에 도전했다"며 강하게 시위대를 비난했다. 특히 폭력 사용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홍콩 정부는 시민들과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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