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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심각한데 쉬는날도 일해라?" 자원근무에 경찰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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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인력난 심각한데 쉬는날도 일해라?" 자원근무에 경찰 '부글부글'

    • 2019-08-13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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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청, 인력 유출에 지역경찰 자원근무 '한시적 해제' 지시
    "쉬는날도 일하라는 소리냐…전형적인 탁상행정" 볼멘소리
    신임 서울청장 '대여성범죄' 강조…현장 '업무부담' 호소
    전문가 "경찰 지휘부 일방적 지휘 체계, 냉소주의 유발 우려"

    (사진=연합뉴스)
    신규 기동대 창설로 지역 경찰의 인력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지휘부가 쉬는날 일하는 '자원근무'를 활성화하라고 주문해 일선 경찰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인력난에 따른 현장 고충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과는 지난달 30일 일선 경찰서에 '자원근무 제한 한시적 해제'를 지시했다.

    자원근무는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이 휴무나 비번일에 근무하는 것으로, 과로 방지와 휴식 보장 차원에서 월 4회로 제한돼 있었다.

    서울청은 각 경찰서에 내려보낸 업무연락에서 "인력 부족에 따른 치안공백 방지를 위해 월 4회 이내로 제한된 자원근무 횟수를 다음달 15일까지 해제하라"고 주문하면서 "현장 경찰관들의 공감대 형성을 도모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선 곳곳에서는 '현장과 동떨어진 미봉책'이라며 공감대는커녕 볼멘소리만 가득하다.

    종로경찰서 관할 지구대 한 경찰관은 "평소에는 건강권 확보를 앞세워 자원근무를 제한하더니 막상 인원이 부족해지자 규정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게 아무리 일시적 행정이라고 해도 참 낯 뜨겁다"고 지적했다.

    다른 경찰관은 "기동대로 인력을 빼갈 때는 경찰서 내근들은 가만 두고 전부 지역 경찰에서만 데려가더니 이번에는 또 지역 경찰더러 쉬는날에도 근무하라고 지시하냐"며 "현장의 인력난은 충원의 문제이지 자원근무 해제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말 새로 창설된 서울청 산하 8개 기동대에 경찰 1014명을 전입시켰다. 매년 평균 300여명이 전입·전출되던데 비해 3배 이상 많은 인력이 한꺼번에 기동대로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현장의 인력 공백은 심각한 수준이다. 휴게시간에 해당하는 야간 대기시간은 규정상 3시간이 주어져야 하지만 부족한 인력 탓에 상당수 지구대·파출소에서는 요즘 2시간을 채 보장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력난에 자원근무를 무한대로 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면서 여름 휴가는 꿈도 꾸지 못하는 형편이다.

    서울 한 파출소 경찰관은 "자원근무 제한을 한시적으로 해제하라는 건 사실상 자원근무를 적극적으로 하라는 시그널"이라며 "안 그래도 없는 인원에 순찰차마저 놀고 있는데 자원근무 지시까지 내려오니 눈치가 보여 다들 휴가도 못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이용표 신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재임 기간 동안 '대여성범죄 척결'을 최우선 목표로 삼으면서 일선 지역 경찰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용산경찰서 관할 지구대 한 경찰관은 "여성범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지휘부의 관심 사안이 되면서 기존에 30분이면 끝날 여성 상대 사건이 지금은 현장 출동부터 진술 청취까지 꼼꼼히 기록해야 돼 곱절 이상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파출소 경찰관은 "대여성범죄는 박근혜 정부 당시 공표한 4대악(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에도 이미 포함돼있던 내용을 단순히 껍데기만 바꾼데 불과하다"며 "결국 원래 하던 일 가운데 대여성범죄 사건에만 과중하게 힘을 주면서 기타 범죄 대응이나 치안서비스 제공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될 여지가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현장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경찰 지휘부의 소위 '내려꽂기식' 업무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모든 범죄가 다 중요한데 그중 어느 하나만 경찰이 떼내서 보다 중요하게 볼 수는 없다"며 "경찰 지휘부가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릴 게 아니라 15만 경찰 조직의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 조직에는 경찰관이라는 커다란 내부 고객이 있는데 언제는 건강권을 내세워 보기 좋게 얘기하다가 외부 요인이 생기면 우선 순위에 밀리면서 (정책을) 확 바꾸기도 한다"며 "이런 일들이 결국 경찰 내부의 냉소주의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청은 인력난을 호소하는 일선의 고충에 따라 다음달 2일 전입하는 신임 298기 경찰관 772명 전원을 모두 지구대·파출소 등 지역 경찰에 배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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