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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 노린 '보수통합론'…한국당의 운명은?



국회/정당

    추석 대목 노린 '보수통합론'…한국당의 운명은?

    사분오열 보수, 통합으로 활로 모색
    박형준 "황교안·유승민·안철수 뭉쳐야"
    급할것 없는 한국당…비박결사는 부담
    당대 당으로 지분확보? 당장은 무리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탄핵사태 이후 사분오열하면서 여태껏 고전을 면치 못했던 보수진영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도 상황이 반전되지 않자, 통합 카드를 띄워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 등 차기 대권주자 내지 계파수장 간 구체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지만, 주변에서 먼저 판을 키우는 분위기다.

    특히 휴가철이 끝나고 민심이 요동치는 추석 명절을 전후해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 이달 말 '보수 재편' 주제 대토론회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유 전 대표를 향한 '러브콜'로 불을 지피고 당내 비박계가 화답한 통합론이, 이제 당 밖으로 옮겨붙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박형준 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황교안·안철수·유승민 세 사람이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단일대오를 구성해야 한다"며 "통합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모두 죽는다"고 주장했다.

    통합의 형식으로는 당대 당 통합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 일방적으로 흡수되지 않는 '신당 창당'을 거론하며 적절한 시기에 통합과 혁신을 이뤄낸다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기 위해서는 8월 중순 본격적으로 공론화에 나서, 9~10월 통합의 실질적 흐름을 구체화하고, 연말 전까지 통합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박 전 의원이 보수의 혁신과 통합을 내걸고 이끄는 '플랫폼 자유와 공화' 모임은 이런 맥락에서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보수 재편을 주제로 오는 20일과 27일 두 차례 연다. 우선 원희룡 제주지사 등 전·현직 광역단체장이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황교안의 M&A 시나리오…관건은 지지율

    한국당 지도부가 그리는 시나리오는 황교안 대표 중심의 흡수통합, 즉 인수합병(M&A) 방식이다. 그럴 경우 내부 잡음을 최소화한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고, 황 대표 역시 대권 직행이 보다 수월할 것이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일본 경제도발과 산적한 안보현안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강조될수록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 급할 게 없다. 유 전 대표나 안 전 의원 측에서 패를 먼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지지율 하락 추세가 계속된다면 전략 수정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최근 비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당이 9월까지도 이렇게 간다면 따로 모일 것"이라며 일종의 결사체를 조직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부담이다.

    황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추석 전까지 지지도가 30%까지 오르게 된다면 대표께서 주도권을 갖고 보수통합을 이룰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 않으면 힘이 분산돼 황 대표 중심의 통합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 유승민 의원이 참석해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버스 타는 데 동의했다가 반대로 가면…"

    유승민 전 대표가 당장 한국당 쪽으로 개별 입당할 가능성은 작다. 그를 비롯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한국당이 대대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또 현재의 상태로 한국당에 무력하게 흡수된다면 총선 공천을 받는 데도 결코 유리할 리 없다. 유 전 대표가 최근 러브콜 직후 보도자료까지 내며 "나경원 원내대표와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은 것도 이런 흐름에서 이해될 수 있다.

    바른정당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며 "보다 본질적인 부분인 국민의 지지를 얻으려면 보수가 무엇인지, 지향점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국당의 모습이 보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갈 길이 다른 상태에서 버스 타자는 데만 동의했다가 저희가 원하는 것과 반대로 갈 수도 있다"며 "예를 들어 우리공화당, 태극기 쪽으로 간다고 하면 절대 같이 못 간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즉 유승민-안철수계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선 당대 당 통합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더 어렵다. 당권파와의 갈등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손학규 대표가 꿈쩍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한국당에 당대 당으로 들어가게 되면 공천 등에 있어서 협상력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와 관련해 안철수, 유승민이 어떤 모양새를 가져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변수가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뒤 독일에 체류 중인 안 전 대표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초 추석 연휴 전 귀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당장은 어려워 보인다는 게 측근들의 최근 관측이다.

    이 때문에 보다 구체적인 보수재편의 움직임은 추석 이후, 연말 가까이 돼서야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의원들이 자신의 이익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할 시점, 그러니까 공천이 시작할 때쯤 돼야 연합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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