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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 '핫라인' 가동 안해 '목동 참사' 골든타임 놓쳤다



사건/사고

    [단독] 서울시, '핫라인' 가동 안해 '목동 참사' 골든타임 놓쳤다

    시·구·시공사 참여 단톡방 있었지만 상황 전파 '0'…"다른 단톡방으로 전달된 줄"
    취재 결과, '다른 단톡방' 역시 30분 늑장 전달 드러나
    골든타임 '39분' 있었지만 시 늑장 대응이 화 키워

    중부지방에 기습적인 폭우가 내린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근로자 3명이 고립돼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한형기자

     

    근로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서울 양천구 목동 배수시설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가 현장과 연결된 핫라인이 있었지만 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서울시 직원과 시내 관급 공사 현장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해 기상 특보 등 비상 상황을 전파하는 또 다른 핫라인도 있었지만, 이곳에서도 역시 30분 가까이 상황 전파가 늦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참사가 발생한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의 확충 공사가 끝나가는 지난 6월 말쯤 시운전을 위해 시·구·시공사 관계자가 모두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다.

    주로 현장 상황을 공유하던 단톡방은 사고 당일 오전에는 조용했다. 오전 7시 30분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고, 수위가 갑자기 오르면서 7시 40분에 수문이 열리는 등 급박한 상황이 이어졌지만 시·구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면 시는 '수해방지대책 1단계'를 내리고 이를 시내 각 공사장에 알리지만 이 역시 핫라인인 단톡방은 이용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해 호우주의보 소식이 전달됐다고 생각했다"며 "비상상황을 알리는 다른 단톡방이 있어서 굳이 핫라인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시내 각 공사장에 비상상황을 알리는 '다른 단톡방'에서도 사고 당일 오전 호우주의보 소식은 전달이 30분 가까이 늦은 것으로 확인됐다.

    호우주의보가 7시 30분에 발령됐지만 서울시 직원이 이를 단톡방에 올린 것은 30분 후인 오전 8시쯤이었다.

    여기서도 전파가 늦어진 이유를 묻자 시 관계자는 "소식이 (소방 등) 경로를 거쳐서 직원에게 오다 보니까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지만, 재난 상황을 긴급하게 알려야 하는 주체가 '서울시'임을 고려하면 다소 황당한 답변이다.

    게다가 사고 현장이 비에 가장 취약한 곳임을 고려하면 급작스러운 비 소식을 핫라인이 있음에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책임 당국의 늑장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지고 수문이 열리기까지 '10분', 수문이 열리고 들어 온 물이 근로자들을 덮칠 때까지 '29분', 총 39분의 골든타임이 있었지만 시·구는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었다.

    또 시공사 직원이 수문을 수동으로 닫아보려 했지만 비밀번호를 몰라 수문이 개방되는 걸 보고만 있었다는 증언도 나와, '소통 부재'가 참사를 키웠다는 비판 역시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수문의 수동 개폐 비밀번호는 시와 구만 알고 있는데, '핫라인'이 있었음에도 전혀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의 빗물 배수시설 확충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시설 점검에 나선 근로자 3명이 갑작스러운 폭우로 시설에 고립되면서 발생했다. 사고 첫날 1명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다음날인 1일 2명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돼 3명 모두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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