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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檢총장 퇴임 "개혁 노력했지만 국민 눈에 못미쳐 아쉬워"



법조

    문무일 檢총장 퇴임 "개혁 노력했지만 국민 눈에 못미쳐 아쉬워"

    "수사권 조정 동의하지만, 내용 면밀히 살펴야…'입장 차' 양해해 달라"
    퇴임 글 통해 민주적 형사사법 강조·통제와 책임 추궁 받을 자세 주문
    검찰 과거사에 고개 숙여 사과 화제…특수수사 인권 강화 등 노력

    문재인정부 초대 검찰 총수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24일 대검찰청 8층 회의실에서 비공개 퇴임식을 끝으로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2년 임기를 채운 검찰총장이 비공개로 퇴임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부인과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회의실에서 대검 간부들과 인사를 나눈 뒤 청사를 나선 문 총장은 "2년 동안 지켜봐 주고 견뎌준 구성원들과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을 위해 조금이라도 나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을 했고 개혁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국민들 눈에 미치지 못했던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권 조정을 해야 한다는 점은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면밀히 살펴야 해서 결이 다른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었던 점은 양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별도의 기념촬영 없이 차에 오른 문 총장은 전날 검찰 내부통신망에 '떠나면서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올리고 민주적 형사사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끊임없는 통제와 책임을 추궁 받을 자세를 가지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문 총장은 퇴임 인사를 통해 "검찰이 민주주의를 염두에 둬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검찰 탄생의 시대 배경이 프랑스 대혁명이며, 그 지향하는 가치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라고 강조했다.

    이어 "탄생의 원리는 형사사법 분야에서 국가적 권능의 분리, 분산과 통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총장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입장 차를 밝혀 왔다.

    이 때문에 퇴임사에서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기본권 보호 가치를 재확인한 것도 현재 논의 중인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부당성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 총장은 또 "형사소송법이 정한 여러 절차를 지키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우리(검찰)의 의무이자 책무"라며 "그 절차에 대한 통제 해제나 용이한 적용은 엄격히 절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권능을 행사하려면 그 권능을 행사하는 동안에는 끊임없이 통제를 받아야 하고 권능 행사가 종료되면 책임을 추궁 받을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우리부터 통제받지 않는 권능을 행사해 왔던 것은 아닌지, 행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늘 성찰해야 한다"며 "독재시대, 권위적 민주주의 시대를 거쳐 수평적이고 보편적인 민주주의 시대가 된 이 시기에 더 중요한 것은 법치라는 가치, 형사사법에서의 민주적 원칙과 절차의 준수"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 총장은 법 개정이나 제도 개혁을 끝내지 못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면서 후배들을 향해 "현재 우리나라에 시행되고 있는 형사소송절차에 혹시라도 군국주의적 식민시대적 잔재가 남아 있는지 잘 살펴서 이러한 유제를 청산하는 데에도 앞장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투명한 검찰', '바른 검찰', '열린 검찰'을 개혁 방향으로 제시하며 조직을 이끈 문 총장은 특수 수사를 축소하고 검찰 과거사에 고개를 숙이며 화제를 나았다.

    또 수사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 형사상고심의원회를 설치는 물론 수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를 줄이기 위해 대검에 인권부를 신설하고 12개 지검에 인권감독관을 배치하기도 했다.

    문 총장은 전날 퇴임 인사차 경찰청을 찾아 민갑룡 경찰청장을 만나 "경찰이나 검찰이나 국민의 안전과 생명, 재산을 보호하는 게 첫 번째 임무다. 그런 임무를 서로 힘을 합쳐서 잘 완수하길 바라는 마음이고, 두 기관이 서로 왕래를 좀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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