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부산지역 대학생 시민단체 회원들이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안에 진입해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수출 규제를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며 대대적인 반일 운동을 예고했다.
이날 오후 2시 부산겨레하나와 부산민중연대, 부산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 35개 부산지역 시민단체 회원 50여명은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하지만 경찰은 인도가 좁다는 이유 등을 들며 영사관 후문 앞을 막아섰다.
22일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히자 수차례 충돌과 대치를 반복했다. (사진=송호재 기자)
시민단체는 경찰이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일부 시민단체 회원과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는 등 양측은 격렬하게 충돌했다.
오후 2시 30분쯤 충돌이 잦아들어 기자회견이 시작되려던 순간, 후문에서 20여m 떨어진 영사관 담벼락 너머에서 '일본은 사죄하라' 등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가 들려왔다.
집회를 준비하던 시민단체 회원들은 곧장 구호가 들리는 영사관 외벽으로 달려갔다.
촘촘한 영사관 철망 사이로는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6명이 현수막을 들고 일본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들은 외벽에 현수막을 내걸기 위해 이를 묶은 물병을 외벽 밖으로 던지기도 했다.
영사관 안에서 일본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자 외부에 있는 시민단체 회원과 대학생이 이를 따라 외쳤다.
기자회견에 참여하려던 일부 대학생 회원들은 영사관 외벽에 반일운동을 상징하는 스티커를 붙였다.
이 과정에서 외벽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또다시 강하게 충돌했다.
영사관 안에 있던 대학생 시민단체 회원 6명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붙잡혔다.
22일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진행한 반일 투쟁 기자회견에 맞춰 일본영사관 안에서 기습 시위를 벌인 대학생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학생들이 연행되자 시민단체 회원들이 차량을 막아서며 경찰과 충돌했다. (사진=송호재 기자)
경찰이 차량을 이용해 이들을 연행하자 시민단체 회원 수십명이 차를 가로막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영사관 정문 앞 도로에서 큰 소동이 일어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신분증을 제출하고 미리 영사관 도서관에 들어간 뒤 시민단체 기자회견 시각에 맞춰 영사관 마당에 나와 구호를 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은 연행에 반발해 관할인 부산 동부경찰서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이후 시민단체는 일본영사관 앞에서 짧은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고 '반일투쟁'이 부산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 전위봉 사무국장은 "우리는 경찰이 일본영사관을 둘러싸고, 시민들의 기자회견을 막고, 폭력적으로 시민을 연행하는 것까지 눈으로 목격했다"라며 "경찰 관계자들에 대해서 시민의 이름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일본영사관 앞에서 반일 투쟁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혀 충돌했다. 기자회견에 맞춰 영사관 안에 있던 대학생 6명이 기습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사진=송호재 기자)
이어 "더 많은 시민이 힘을 모아 일본의 보복 조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며 "부산에서 반일운동이 시작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모으겠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연대는 오는 27일 오후 6시 부산진구 서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반일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또, 조직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펼치기 위해 부산지역 중소상공인연합회와 힘을 모으기로 하고 25일 오전 11시 합동 기자회견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