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시민들이 상공을 가르는 전투기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한 터키에 기밀정보의 러시아 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F-35 전투기를 판매할 수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NPR 등 외신에 따르면,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유감스럽게도 러시아제 S-400 방공(防空) 시스템을 구매키로 한 결정으로 인해 터키는 F-35에 대한 관여를 더는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터키가 F-35와 S-400을 함께 운영할 경우 S-400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F-35의 기밀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고, 러시아가 스텔스기인 F-35를 더 잘 포착할 수 있도록 S-400을 개량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백악관은 "터키는 신뢰할 만한 오랜 파트너였으며 지난 65년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었다"며 "그러나 S-400을 받아들임으로써 모든 나토 동맹이 러시아 시스템을 멀리하기 위해 서로에게 한 약속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앨런 로드 미 국방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의 다국간 공동 개발 계획에서 터키를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터키에서 만들어지는 F-35 부품 900여개도 내년 3월까지 미국 등에 있는 다른 공장에서 대신 생산할 것이라면서 "명백히 유감스럽게도 터키는 이번 결정으로 일자리와 미래의 경제적 기회를 상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터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터키와 미국의) 전략적 관계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힐 이번 실수를 되돌릴 것을 미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현재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터키의 조종사와 공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터키 군관계자들이 이달말까지 미국을 떠나도록 조치했다.
미국은 터키가 F-35 프로그램 참여에서 제외됨에 따라 대체 판매국 확보에 나섰다.
미국은 루마니아와 폴란드, 그리스 등 유럽 5개국에 대해 F-35 판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터키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자체 미사일을 개발을 위해 미국에 기술이전을 요구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거래가 무산되자, 나토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도입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