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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중앙·남성…전북 3대 자사고 시대 막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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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산·중앙·남성…전북 3대 자사고 시대 막내릴까

    상산고, 평가 기준점수 미달로 취소 절차
    중앙고 자사고 지위 포기, 일반고로 전환
    신입생 미달 악재 남성고 내년 평가 참여
    공 받은 교육부 "다양성, 설립 취지' 강조

    전북지역 3대 자립형사립고등학교 시대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전주 상산고와 군산 중앙고, 익산 남성고가 모두 혹은 일부가 일반고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상산고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79.61점으로 기준 점수(80점)와 0.39점 차이로 미달해 취소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중앙고는 일찌감치 자사고 지위를 내려놓기로 결심했고 남성고는 내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산고도 넘지 못한 평가를 남성고가 넘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군산 중앙고 전경. (사진=중앙고 제공)

     

    ◇ 중앙고, 자사고 포기

    먼저 자사고 지위를 내려놓은 건 군산 중앙고다. 학교법인 광동학원은 지난 14일 전북교육청에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2010년 자사고로 지정된 중앙고는 2011년 3월 1일부터 운영됐다. 중앙고는 다음 달 8일 상산고와 함께 청문을 거쳐 교육부장관의 동의를 받으면 일반고로 전환된다.

    내년도 자사고 평가를 앞두고 취소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별다른 평가 없이 취소 절차가 진행된다.

    중앙고의 이번 자사고 취소 결정은 지난 2015년부터 전조(前兆)가 보였다.

    자사고는 5년간 자사고 인증을 유지하는데 지난 2015년 중앙고와 남성고를 대상으로 한 재지정 평가에서 중앙고는 60.09점을 받았다.

    당시 박근혜 정권은 자사고 정책을 펴기 위해 평가 기준 점수를 70점에서 60점으로 하향했다. 중앙고는 간신히 0.09점 차이로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 것이다.

    당시 자사고 평가단은 "일반고보다 우수해서라기보단 교육부 평가 기준이 낮아져 심사를 통과한 것뿐"이라며 "스스로 과감히 자사고 재지정을 포기할 것"을 권고했다.

    폐쇄된 한국지엠 군산공장 모습. (사진=자료사진)

     

    ◇ 입학정원 미달, 재정 악화

    중앙고는 올해 신입생 280명을 뽑는데 174명이 접수했다. 무려 106명이 부족하면서 0.6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익산 남성고는 350명 모집에 130명 적은 220명이 접수했다. 전주 상산고는 360명 모집에 464명이 지원해 1.32대 1이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금의 군산 중앙고는 지역 경제 상황으로 직결돼 있다. 현대중공업의 조업 중단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인한 군산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학비가 높은 자사고 지원 자체가 힘든 것이다.

    중앙고는 전체 정원의 80%가 군산지역 학생이다.

    중앙고 박진무 교장은 자사고 지정 취소 배경에 대해 한마디로 '재정적 어려움'이라고 했다. 박 교장은 "자사고는 아이들의 학비를 가지고 교육활동비부터 인건비까지 학교 전반을 운영한다"며 "학생들이 100% 충원돼도 어려운데 미달로 인한 재정적인 어려움은 극심하다. 일반고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익산 남성고 전경. (사진=남성고 제공)

     

    ◇ 남성고, 내년 평가 받겠다

    중앙고와 함께 지난 2010년 자사고로 지정된 남성고는 우선 내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남성고는 지난 2015년 재지정 평가에서 비교적 높은 75점을 받았다.

    핵심은 전북교육청이 내년도 남성고 평가 기준점수를 지난 평가보다 몇 점을 높일지 여부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지난 24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남성고에 대해서는 (상산고와)다른 점수를 적용하냐"는 질문에 "내년까지는 변수가 많을 것"이라는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김 교육감은 또 "상산고는 제1기 자사고로서 제2기와 수준이 다르다고 자부하는 학교라면 재지정 점수를 80점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2기 남성고의 평가 기준점수는 제1기 상산고보다는 낮을 수 있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기준 점수보다 평가 항목에 따라 남성고의 감점도 높아져 안심하긴 힘든 상황이다. 남성고가 신입생 충원률과 사회적배려 대상자 선발 등 평가항목에서 감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남성고 측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와 관련한 말을 아끼고 있다.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학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유은혜 교육부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회방송 캡처)

     

    ◇ 공은 유은혜 교육부장관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평가 기준과 최종 결정은 교육감의 고유권한"이라고 밝히면서 자사고의 설립 취지에 무게를 둬 동의·부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 자사고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 자사고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유 장관은 이어 "자사고가 우수한 학생을 먼저 선발하는 우선선발권을 가지면서 우수한 학생이 자사고로 쏠렸다"며 "대학경쟁을 조장하면서 명문대를 가는 교육과정 자체를 매우 왜곡시켰다"고도 했다.

    "이게 무슨 엿장수 마음입니까. 자사고 폐지는 교육 분야의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자유한국당 이학재 국회의원 질의에 시종 침착함을 유지해 온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님, 의원님께서 말씀하시는 다양성과 창의적인 교육은 우수한 학생을 모으는 게 아니라 다양한 학생을 모으는 것입니다."

    이제 공은 유은혜 교육부장관에게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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