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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로 끊기고, 옷걸이는 높고" 장애인 문턱 높은 송도해수욕장



부산

    "접근로 끊기고, 옷걸이는 높고" 장애인 문턱 높은 송도해수욕장

    휠체어 탄 채 즐길 수 없는 부산 송도해수욕장
    장애인 유영구역 접근로 끊기고, 탈의장엔 손 안 닿는 옷걸이
    구름산책로 끝 명소 전망대도 '접근 불가'

    부산 송도해수욕장 구름산책로 끝에 자리 잡은 '행운의 자리' 전망대. 휠체어 탄 장애인은 이곳에서 바다를 감상할 수 없다. (사진=부산CBS 박진홍 수습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부산지역 해수욕장들은 조기 개장하거나 각종 축제를 개최하며 손님맞이에 한창이지만 장애인들이 접근하기엔 여전히 문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장한 공설 해수욕장인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이곳 백사장 오른쪽 한 켠에는 ‘장애인 유영구역’ 위치와 운영 기간이 적힌 안내판이 서있다.

    안내를 따라 휠체어 통로로 내려가면 백사장 위로 나무 데크가 놓여있고, 옆으로는 장애인 무료 탈의장 부스가 있다.

    하지만 나무 데크는 백사장 중간에서 끊어져 휠체어로는 바다까지 접근할 수 없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장애인 유영구역으로 가는 휠체어 통로는 도중에 끊겨 바다로 접근할 수 없다. (사진=부산CBS 박진홍 수습기자)

     

    장애인을 위한 유영구역에 정작 장애인은 갈 수 없는 것이다.

    해당 구역에서는 휴일을 맞아 나들이 나온 가족 단위 비장애인 피서객들이 모래를 쌓거나 해수욕을 즐길 뿐이다.

    장애인 탈의장 내부는 가로세로 2m 남짓 좁은 공간이어서 휠체어를 타고 움직일 수 없다.

    또 탈의를 돕는 장치는커녕 옷걸이가 성인 남성이 팔을 뻗어야 옷을 걸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곳에 달려 있다.

    부산 서구는 지난 2010년 송도해수욕장에 지역 최초로 장애인 유영구역을 만들고 진입로와 전문 구조인력을 배치했다.

    하지만 4년 뒤 장애인 유영구역 바로 옆으로 송도해양레포츠센터가 들어서면서 운영이 흐지부지됐다.

    송도 명물로 자리 잡은 거북섬 구름산책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2일 이곳을 찾은 휠체어를 탄 40대 남성은, 구름산책로 끝에 자리 잡은 ‘행운의 자리’ 전망대로 가기 위해 거북섬 앞 구름다리 입구로 들어갔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돌아 나왔다.

    전망대로 가는 길이 돌계단으로 돼 있어 누군가 휠체어를 뒤에서 밀어주더라도 오를 수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구름산책로 전망대로 가는 길. 돌계단으로 돼 있어 휠체어로는 오를 수 없다. (사진=부산CBS 박진홍 수습기자)

     

    이 남성이 오르지 못한 전망대에는 탁 트인 바다 위 남항대교와 송도 해상 케이블카가 어우러진 절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인다.

    결국 송도해수욕장은 휠체어 탄 장애인에게는 물놀이를 즐길 수도, 경치 감상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경수 소장은 “장애인들은 각종 시설이 부족해 해수욕장을 가도 사진만 찍고 돌아오고, 물놀이는 즐길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이라며 “장애인이 바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데크를 깔거나 넓은 샤워장을 만드는 것은 관계 기관이 의지만 있다면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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