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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분쟁 난타전…6월 정상회담 개최도 불투명



아시아/호주

    美·中 무역분쟁 난타전…6월 정상회담 개최도 불투명

    • 2019-05-24 17:34

    美 상계관세·중국 기업 제재 확대 카드 中 압박
    中 금융당국, '美 국채 투매'·'위안화 약세' 열거 파문

    미국과 중국이 강대강 국면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무역전쟁이 난타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양국간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6월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 美, 환율과 화웨이(華爲) 공세로 中 전면 압박

    (사진=자료사진)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달러에 대한 자국 통화 가치를 절하하는 국가들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계관세란 수출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상태로 수입된 제품에 대해, 수입국 정부가 자국 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 부과하는 관세다.

    로스 장관은 "이번 변화는 미국 상무부가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통화 보조금'(currency subsidies)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수출국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교역 대상국이 통화가치 절하에 개입하는 것이 자국 산업을 위한 '통화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입품의 가격경쟁력이 수출국 통화가치 절하 때문에 높아졌다는 점을 판정할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통화 가치가 절하됐는지에 대한 판정은 재무부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인도, 독일, 스위스 등이 타켓이 될 수 있겠지만 역시 중국을 정조준한 조치라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화웨이와 미국 기업들간의 거래를 중단시킨 것과 같은 제재가 다른 중국 기업들에게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상무부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기업들의 이름을 올리는 블랙리스트(entity list)를 개정해 몇 주 내에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미국 기업과 기업 단체들과 함께 블랙리스트 확대 방안을 논의해왔으며 미국 정부 내의 매파들은 AI, 로봇공학, 3D프린팅과 같은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기술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상무부는 이번 조치가 특별히 어떤 국가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역시 무역전쟁 대상국인 중국 기업들이 주 타겟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中, 미국 국채 매각과 환율평가절하 카드 만지작, 항공사들 美보잉사 소송전도

    (사진=연합뉴스)

     

    중국은 관세 외에 미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여겨졌던 위안화 평가절하와 미국 국채 매각 카드를 사용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은 중국 금융당국이 중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중 마찰 관련 설문조사에서 중국이 취해야할 선택지로 "미국 국채 투매"와 "위안화 약세"를 열거해 관심을 끌었다고 24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금융 당국은 금융기관 종사자들의 의견청취를 위한 설문조사였다며 파문 진화에 나섰지만 중국 정부가 국채와 환율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정황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 조치 이후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달러당 6.9위안 대에 접어들었으며 중국 외환 당국의 환율 개입 선언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24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0.0001위안 내린(평가절상) 6.8993위안으로 고시하며 11일 거래일 연속 급등하던 위안화 환율에 겨우 제동을 걸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미국 국채를 보유한 중국이 보유 국채를 처분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3월 말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1조1천억 달러(약 1천309조 원) 상당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실제로 미국 국채를 투매하면 전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게 되고 중국이 보유한 외환 자산 가치도 하락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시도 자체가 쉽지 않다.

    한편 지난 3월초 에티오피아항공기 추락사고로 안전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 보잉 737 맥스8 기종의 운항중단에 따른 중국 항공사들의 미국 보잉사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매체 펑파이는 주위안(九元)항공까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에 소송을 제기해 737 맥스 기종을 보유한 중국 항공사 13개 전부가 소송에 나섰다고 24일 보도했다. 앞서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와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등 3대 국유 항공사가 일제히 소송을 내자 다른 항공사들도 소송 대열에 합류했다.

    ◇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까지 불투명해

    무역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싸움이 난타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다음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역전쟁 해소를 위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아마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것이고, 그것은 아마 매우 결실 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며 G20 회의 기간 동안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SCMP는 최근 중국 측에서 나오는 발언의 강도를 고려한다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낙관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장옌성(張燕生)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연구원은 지난 22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현재 상황이라면 G20 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동양 사람들은 체면을 중시하는데, 미국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의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3일 브리핑에서 "미국과의 협상 문은 열려 있지만, 화웨이와 다른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무역협상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국 정상간 만남이 불발될 경우 상당히 오랜 기간 무역전쟁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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