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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생활 통해 마약 중독자 회복 돕는 '경기 다르크'



종교

    공동체 생활 통해 마약 중독자 회복 돕는 '경기 다르크'

    3개월~6개월 규칙적인 공동체 생활 통해 회복 도모
    "서로를 보호하는 공동체의 힘 느껴"
    "한국교회의 관심과 지원 절실한 상황"


    경기도의 한 주택가에 위치한 마약중독재활센터, 경기 다르크(DARC: Drug Addiction Rehabilitation Center)는 마약 중독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신앙을 바탕으로 이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치유 공동체다.

    이곳엔 30년이 넘는 긴 세월을 마약에 빠져 살았지만 재활에 성공해 이젠 중독자들의 치유를 돕고 있는 임상현 목사와 3명의 중독자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이 중독자임을 고백하고, 치료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이다.

    호기심에 처음 마약에 손을 댔다는 입소자 박선호(가명) 씨는 "마약에 빠진 지난 4년은 교도소 수감과 병원 입원, 자살시도가 반복되던 피눈물 나는 삶이었다"며 "마음속 상처와 과오를 치유하고 다시 사회에 복귀하고자 다르크에 입소했다"고 말했다.

    경기 다르크 센터장 임상현 목사는 "다르크란 중독으로부터 회복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모임장"이라며 "다르크의 목적은 약물을 그만두고 싶어 하는 이들이 사회의 유용한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침 8시에 기상해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이들은 매일 '다르크 미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다르크 미팅은 자신이 치료가 필요한 중독자임을 고백하며 재활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다.

    중독과 갈망, 가족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약물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아픔을 공유하며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 온전한 치유와 회복을 다짐한다.

    '다르크 미팅'중인 임상현 목사와 경기 다르크 입소자들.(사진=오요셉 기자)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 다르크는 회복을 목표로 중독자들이 익명으로 만나는 모임인 NA모임(NA: Narcotics Anonymous 익명의 약물중독자들)에서 비롯됐다.

    정기적 모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그룹홉 형태의 치유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생활하며 중독을 이겨내고자 시작된 것이다.

    입소자들은 매일 '다르크 미팅'을 비롯한 병원치료와 텃밭 가꾸기, 문화생활, 봉사활동, NA모임 등 규칙적인 스케줄에 따라 생활하며, 점진적으로 중독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를 회복한다.

    입소자 이건호(가명) 씨는 "항상 다음 일정이 정해져 있고, 멋대로 개인 활동을 할 수 없는 환경이 약물에 대한 생각을 포기하게 만든다"며 "마약에 손을 댄 이후 지금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 다르크는 기존의 다르크 프로그램에 신앙적 접근을 추가해 매주 일요일엔 우리들교회(김양재 담임목사)에 출석하는 등 중독자들의 전인적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또, 3개월~6개월 과정의 재활 기간을 거친 뒤에는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등 중독자들의 안정적인 사회 복귀를 도울 계획이다.

    혼자서는 도저히 끊을 수 없는 중독 문제를 공동체로서 함께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입소자 김대웅(가명) 씨는 "혼자서는 도저히 회복을 할 수가 없다"며 "같은 마음으로 모인 분들이 인지상정의 마음으로 서로를 도와가면서 힘을 실어주는 과정이 참된 회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선호(가명) 씨는 "다르크 생활이 자유가 억압받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유혹이 있을 때 서로를 보호해주는 측면이 크다"며 "공동체생활이 가진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경기 다르크는 중독자를 치유가 필요한 환자로 바라보기보단 범죄자로만 치부하는 사회의 시선 속에서 중독자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박선호(가명) 씨는 "교도소에선 마약사범들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완전 범죄를 공모하는 등 오히려 재범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고, 대부분의 병원에선 약물 중독에 대한 치료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다르크에 오기 전엔 사회의 따가운 눈초리 속에서 쉽게 주저 앉고 다시 약에 의존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재활의지가 있어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악순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독자들을 품고 이들의 근본적인 치유를 돕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많다.

    일본에는 80곳이 넘는 다르크가 있지만 우리나라엔 서울과 경기, 단 두 곳밖에 없다. 이마저도 지자체나 교회 차원의 도움 없이 개인적 후원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형편이다.

    경기 다르크의 임상현 목사는 "중독 문제는 끊임없이 갈망과 맞서며 평생을 관리해야 할 질병으로, 해결을 위해선 궁극적으로 복음이 필요하다"며 한국교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임 목사는 "이젠 교회가 선교적 차원과 신앙적 차원에서 중독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이들에게 눈을 돌려 그들의 치유와 재활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혼자 힘으론 해결할 수 없는 중독 문제를 공동체로서 함께 이겨나가고 있는 경기 다르크, 절망과 좌절 속에 고통받는 중독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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