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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빠진 SH공사…성추행 '쉬쉬' 사장은 '늑장 조치'



사회 일반

    나사빠진 SH공사…성추행 '쉬쉬' 사장은 '늑장 조치'

    SH사옥 전경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에서 인사담당 고위 간부가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이를 숨긴채 가해자를 해외 출장까지 보낸 것으로 드러나 '성추행 자체를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SH공사에서 여직원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1일 저녁

    그러나 이 사건이 외부로 알려진 건 피해자 3명을 대신해 여직원회 명의로 누군가 서울시의회(도시계획위)로 보낸 등기우편(투서)이 도착한 23일이고, 다음날 시의회에서 안건으로 논의하면서 본격적으로 문제가 불거졌다.

    성추행이 발생한 지 12일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의회에서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SH공사 감사실에서 뒤늦게 4명의 목격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이와관련해 피해자 A씨는 의회에 보낸 투서에서 "21일 대의원대회 때 이 모 처장의 성추행 사실이 직원들에게 소문으로 퍼졌고 사장과 감사에게 보고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장, 감사, 노조위원장, 노동이사 등 모두가 사실을 숨기려고만 하는 분위기가 만연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피해자와 공사 다른 여직원들에 따르면, 이 처장의 사건 당일 행위는 의심의 여지없는 성추행으로 보여진다.

    충남 대천의 한 호프집 술자리에 참석한 이 처장은 옆자리에 앉은 여직원이 싫은 내색을 했지만 계속해서 허리를 껴안고, 쌀쌀한 날씨 탓에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던 여직원에게 다가가서는 직원의 주머니 속으로 자신의 손을 억지로 쑤셔 넣었다고 한다.

    이에 여직원이 "뭐하시는 거냐"고 항의하자 이 처장은 "가만히 있어"라고 얘기하며 여직원의 손을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식으로 3명의 여직원이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성추행과 관련해 SH로부터 보고를 받은 한 시의원은 "회사가 성추행 사실을 인지한 즉시 당사자를 업무에서 배제시키고 신속한 조사에 나서야 하지만, SH공사는 계획된 해외출장까지 보내는 등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고 당연히 적절한 조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SH공사 김세용 사장은 사건 발생 5일째인 16일 보고를 통해 성추행사건을 인지했지만 다음날로 예정된(17일) 이 처장의 독일연수를 그대로 보낸 것으로 나타나 사내에서조차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SH공사 직원은 "이 처장은 공사 내에서 성폭행과 관련된 실무 관리책임자 신분이지만 관리는 고사하고 성추행을 저질렀고 이런(성추행) 일이 한 두번이 아니어서 참다 못해 의회로 경위서를 보낸 것으로 안다"고 의회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직원들은 사내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였지만 누구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 있었던 SH공사 노동이사는 이 처장의 성추행을 제지하려 했지만 정작 시의회에서는 "술을 먹어서 모른다고 말했다"고 모 시의원이 전했다.

    이 노동이사는 26일 CBS에 전화를 걸어와 “자신은 회식장소에 있었지만 성추행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직원들은 의회 경위서에서 "자신들을 대변해야 할 노조위원장 조차 수련회에서 발생한 성추행에 대해 모른척 눈감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SH공사가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처리하고 당사자에게 물렁한 처분을 내린 사이 피해 여직원들은 피해 신원은 고사하고 2차 피해를 입게될까 불안감에 떨었다고 한다.

    SH공사는 26일 "16일 사건 담당 처장이 단순 해프닝으로 축소 보고했다"며 "사장은 23일 문서제보를 통해 성추행사건임을 알게돼 감사를 거쳐 24일자로 이 모 처장을 대기발령했다"고 해명했다.

    공사관계자는 "공사에서 쉬쉬하거나 늑장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현재 서울시에서 조사중이며 조사결과에 따라 해당자를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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