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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강릉 산불진화 최고 수훈갑은 '헬기'…소방청 신속대응도 빛나



강원

    고성·강릉 산불진화 최고 수훈갑은 '헬기'…소방청 신속대응도 빛나

    초대형 헬기 4대, 회당 8톤의 물 산불현장에 투하
    대형 헬기 3톤, 중형헬기도 1톤씩 투하해 기선제압
    소방청, 초기부터 전국총괄.최고수위 대응 원칙 적중
    땅끝 해남 등 전국 소방차 872대 동해안 집결…장관 연출

    (사진=연합뉴스)

     

    천년고찰 낙산사를 집어삼킨 2005년 양양산불은 32시간 동안 양양군 일대를 태운 뒤 가까스로 진화됐다.

    이보다 5년 앞선 2000년 4월 7일 강원도 토성면에서 발생한 동해안 산불은 8박9일 동안 동해안 일대 산림을 유린하고 민가를 위협했다.

    지난 4일 오후 7시 18분 고성군 토성면 용천리에서 발화한 고성·속초 산불도 순간 초속 30m에 이르는 강풍을 타고 속초시내로 번지면서 2000년 동해안산불과 2005년 양양산불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이날 밤에는 강릉시 옥계에서도 산불이나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10km나 번지면서 쌍끌이 화재에 대한 두려움에 전국이 몸서리쳤다.

    하지만 이런 두려움이 안도의 한숨으로 바뀌는 데는 채 한나절이 걸리지 않았다.

    5일 오전 6시부터 산림청과 소방청, 국방부, 지자체 소속 산불진화 헬기가 일제히 이륙, 산불 현장으로 날아가 불이난 상공에서 물을 뿌려대면서 거침없이 질주하던 산불의 화기(火氣)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날 산불진화에 투입된 헬기는 총 57대로 산림청 소속헬기 26대, 소방청 헬기 5대, 국방부 헬기 23대, 국립공원관리공단 헬기 1대, 시·군임차 헬기 1대 등으로 모두 산불진화가 가능한 헬기였다.

    특히 산림청 소속 산불진화 헬기의 활약이 빛났다. 산림청은 4대의 초대형 헬기(에어크레인 S-64)와 러시아제 카모프 대형헬기 30대, 중형헬기 2대, 소형헬기 11대를 보유하고 있다.

    초대형 헬기는 한번에 8천ℓ의 물을 운반할 수 있고, 대형헬기는 3천ℓ, 중형헬기는 1천ℓ의 물을 날라 화재 현장에 쏟아 부을 수 있다. 초대형 헬기가 한번에 운반 가능한 8천ℓ는 의 대형소방차가 실을 수 있는 용량의 두 배다.

    일각에서는 강풍과 야간에도 출동한 초대형 소방헬기가 없어서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고 하지만 정확한 지적은 아니다. 초대형 헬기의 경우 초속 25m의 강풍에도 이륙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야간 비행이 가능한지 여부다.

    현재 우리 소방청이 보유한 야간 출동 가능 헬기는 수리온 헬기지만 현재 시험 운용중이다. 시험 운용이 끝나는대로 실전에 배치될 예정이다.

    다만, 봄철 대형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강원도 동해안 지역을 관할하는 동해안산불방지센터가 산림청과 별개로 초대형 헬기를 운용할 필요성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강원도 관계자는 10년전부터 강원도 소방청이 보유를 요청했던 기종이라고 말했다.

    (사진=소방청 제공)

     

    (사진=소방청 제공)

     

    소방청의 신속한 상황 판단과 과단성있는 물량공세도 산불 확산과 민가로 퍼지는 것을 막는 결정적 요인이었다.

    소방청 관계자는 "2017년 10월에 소방청으로 독립했는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소방이 육상재난대응의 총괄기구가 되어달라'고 주문했다. 그 때부터 자긍심과 책임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최고수위 우선대응' 시스템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도시와 달리 지방 중소도시는 현장에 가서 상황 판단을 한 뒤에 지원요청을 하려다 보면 30분~1시간이 소요돼 골든타임을 놓칠 수가 있다.

    그래서 상황이 예측불가하고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단계적 상향'을 거치지 않고 전국이 함께 총괄 대응하고, 최고수위로 대응하는 원칙이 세워졌는데 이번 고성·속초, 강릉산불에 적용된 개념이다.

    이로 인해 서울 경기 등 인근 시도 뿐만 아니라 땅끝마을 해남에서도 소방차가 영동지방에 집결하는 감동적인 역사가 만들어졌다. 제주도를 제외한 경향각지에서 출동한 소방차는 872대로 단일 화재사건으로는 단연 최초이자 최고의 기록이다.

    현 상황에서 야간에 산불이 났을 경우 헬기는 출동이 힘들고 소방차도 산속으로 진입하지 못한다. 이때 투입되는 인력이 특수진화대와 산불예방전문진화대 그리고 공중진화대이다.

    이들은 걸어서 또는 차량으로 아니면 헬기로 산불현장에 투입돼 위험을 무릅쓰고 진화, 잔불 정리 작업을 했다. 산불의 최종 종결자는 결국 사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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