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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해임' 문제로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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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해임' 문제로 '시끌'

    김선아 전 집행위원장, 부당 해임 주장
    "여성주의 조직 안에서 부끄러운 일, 창피함 무릅쓰고 공론화해"
    "절차적 민주주의 지키는 평등한 조직으로 변화할 때"
    이사회 측 "김 위원장의 직권남용, 사무국 비민주적 운영이 문제" 팽팽히 맞서

    지난해 6월 7일 폐막한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확대이미지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 Seoul International Women's Film Festival)가 조직 운영 문제로 파행을 겪고 있다. 김선아 집행위원장 겸 수석 프로그래머를 포함한 집행위원들과 이사회가 김 위원장의 '해임'을 두고 맞서기 때문이다. 전자는 "일방적 부당 해임"이라고, 후자는 "직권남용 등 복합적 사유에 따른 결정"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다투는 중이다.

    우선 집행위원회는 12일 입장문을 내어 김 위원장이 부당하게 해임됐다고 밝혔다. 2018년 말까지 2년간의 임기가 지나고 다른 논의가 없었기에 관행에 따라 연임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21회 영화제 준비를 위해 업무 수행 중이었으나, 이혜경 이사장이 김 위원장에게 집행위원장 직무를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이 집행위원회 설명이다.

    또한 이사회가 집행위원장, 집행위원, 조직위원이 작년 12월 31일로 임기가 만료돼 총회원 자격이 박탈됐으므로 올해 말까지 임기가 남은 이사회 중심으로 총회를 구성하겠다는 내용을 이메일로 일방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집행위원회는 이혜경 이사장과 이사회에 △총회 소집과 번복, 집행위원장 해임에 대한 이사회 의결 과정과 절차 투명 공개 △비민주적 절차로 총회원 절반이 넘는 집행위원과 조직위원 자격을 박탈해 프로그래머 및 사무국 총사퇴라는 영화제 파국을 야기한 데에 책임 있게 사과할 것 △오는 8월 영화제 앞두고 조직의 정상화 방안 조속히 밝히고 영화제의 민주적 운영을 위한 비대위 구성에 동의할 것 3가지를 요구했다.

    김선아 전 집행위원장은 같은 날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이사회 때도 전혀 (해임에 대해)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오히려 이혜경 이사장님이 물러나시겠다고 여러 번 밝혀서 그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해임)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제게 별다른 해임 사유가 없으니 집행위원들도 임기가 만료됐다면서 전부 그만두라고 했다. 저, 집행위원들, 조직위원들까지 아무런 통보 없이 자른 것"이라며 "3월 4일에는 방을 빼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현재 사무실에서 퇴거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폭로전으로 가지 않고, 여성영화제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간담회를 열고자 애썼으나, 집행위원회와 이사회가 함께하는 간담회는 무산됐다는 전화 연락을 받았다"면서 "이사회라는 이름으로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성영화제는 일종의 결집체에서 시작했지만, 애정과 관심으로 키워온 만큼 이제 모든 여성의 자산이기도 하다. 특정한 소수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의미다. 앞으로 여성영화제는 민주적 방식으로 절차를 제대로 지키면서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치부를 공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여성영화제가 변화의 시기인 것 같다. 이전에 권한을 독점해 온 소수의 결사체가 아니라 굉장히 새로운 공동체로,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는 평등한 조직으로 변화할 시점이고, 그렇게 가도록 진통을 겪고 있으니 기다려주시고 지지와 성원을 보내 달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혜경 이사장(왼쪽)과 김선아 전 집행위원장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확대이미지

     

    집행위원회 성명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이사회나 이사장이 한국 사회와 여성 영화계에 여성주의적 시각을 발현하고 성장시키고 확대해가는 데 함께했던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서 20년 넘게 온 여성영화제의 파행이 불 보듯 뻔하게 예견된다. 빨리 정상화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성영화제 이사회는 13일 공식입장을 내어, 직권남용·사무국의 비민주적 운영·여성영화제의 역사와 공동체성을 무시하는 태도 등 복합적인 이유로 지난달 28일 김 전 위원장의 연임안을 부결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김 전 위원장이 △이사회가 부의하지 않거나,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영화제 이외의 외부 사업을 수주하고 △이사회 의결 없이 자의적으로 직원 인사를 빈번히 단행해 직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으며 △이사회가 이런 문제를 지적할 때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전 위원장에게는 지난해 11월 6일 집행위원장과 수석 프로그래머를 겸임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말로 연임 불가 뜻을 간접적으로 전했고, 다시 직접 집행위원장을 내려놓고 수석 프로그래머를 맡아달라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 불신임 결정은 내용과 절차에 전혀 문제없는 민주적 의사결정에 의한 것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이사회는 이른 시일 내에 후임 집행위원장을 선임하고 사무국을 정상화해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1997년에 시작해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여성의 시각으로 본 삶의 다양성을 다룬 영화를 상영한다. 올해 개막 예정일은 8월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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