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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서 치고받던 미중, G20서 악수할 수 있을까



아시아/호주

    APEC서 치고받던 미중, G20서 악수할 수 있을까

    • 2018-11-20 06:15

    APEC 정상회의에서 무역기조, 일대일로 등 놓고 격렬한 설전, G20 전망 어두운 가운데 극적 타결 가능성은 남겨둬

    (사진=자료사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공동성명 채택마저 무산시킬 정도로 치고 받은 미·중 양국이 이번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치열한 물밑교섭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동안 별도의 회동을 갖기로 최근 합의한바 있다.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양자회동에서 무역전쟁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합의가 이뤄질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에 앞서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APEC 회의 분위기만 봐서는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대신 미국을 대표해 참석한 펜스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APEC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중국을 거칠게 몰아 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행로를 바꿀 때까지 미국은 행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관세 규모가 갑절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시 주석의 야심찬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우리는 동반자들을 빚의 바다에 빠뜨리지 않는다"며 일대일로를 '수축 벨트', '일방통행 도로'라고 폄하했다.

    펜스 부통령의 파상공세에 중국도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이 없는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1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중국과의 협력 때문에 부채난에 빠진 개발도상국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남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보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크고 작은 국가를 모두 평등하게 대하고, 다른 나라가 각각의 상황에 따라 발전 경로를 선택할 권리를 존중하고, 개발도상국을 위해 실질적인 일을 할 것을 건의한다"고 펜스 부통령의 발언을 받아쳤다.

    APEC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무산된 책임도 미국에 돌렸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번 회의에 성실하게 임했고 중국의 발언은 누군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고 평한 뒤 "중국과 달리 미국은 매우 흥분하고 화가 난 상태에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의 발언은 이견을 불러일으키고, 갈등을 만들고, 평화로운 회의 분위기를 망쳤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APEC에서의 난타전 분위기가 반드시 G20 정상회의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양국이 APEC 회의에서의 난투극 같은 상황에서도, 특히 중국은 타협을 위한 실마리만큼은 남겨놓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전문가들도 APEC에서 양국 설전을 본 게임인 G20을 앞두고 펼친 기싸움으로 보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무역협상 사령탑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물밑협상을 위해 워싱턴이 아닌 G20이 열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했다고 19일 보도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무역협상 장소가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변경된 것은 미중 정상회담에 힘을 싣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 역시 APEC 정상회의에서 펜스 부통령과 설전 가운데서도 "나라와 나라는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고 서로 양보해야 한다. 이렇게만 한다면 협상을 통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며 미국과의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중국 측에 협상 타결을 위한 키를 넘겨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중국은 거래를 원한다. 그들은 그들이 기꺼이 하려고 하는 것의 긴 목록을 보내왔다"면서도 "아직 받아들일 수는 없다. 중국의 대답은 대체로 완료됐지만 4~5가지 큰 것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제안에 대한 미국의 의견은 분분해 보인다"며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한 '큰 것' 4~5가지를 중국 측에서 얼마나 만족시켜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제조 2025' 같은 특정 산업분야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정책이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으로 지목했다.

    시 주석은 APEC 연설에서 "성의 있는 양보를 할 수 있지만, 일방적 압박이 가해진다고 해도 중국식 발전 모델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중국제조 2025'를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강하게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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