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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이 모양인데 남북정상회담 세 번이나 한다고?



금융/증시

    경제가 이 모양인데 남북정상회담 세 번이나 한다고?

    [홍영선 기자의 쏘왓]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 보고서 통해 북한 지원 비용 '투자'라고 봐
    향후 한반도 경제 통합하면, 방위비 감소·이념과 체제 유지비 소멸·규모 경제 달성
    南 저성장 신성장 동력 발굴 필요 北 경제적 수요 증가…서로 이해 맞아 떨어져
    북한 인프라 사업 통해 기업 이익 달성 일자리 증가 가능
    대북제재 어떻게 풀 지가 관건, 회담 동행한 4대기업 총수들 어떤 결실 맺을지 주목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임미현> 화요일 코너, <홍기자의 쏘왓="">입니다. 경제부 홍영선 기자가 일주일에 한 번, '내 삶에 영향을 주는 경제뉴스'를 들고 오는 시간이죠? 홍기자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경제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되는 주제 들고 나왔나요?

    ◆ 홍영선> 네. 오늘부터 시작되죠?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 오늘은 정상회담 얘기를 들고 왔습니다.

    ◇ 임미현> 그런데 경제부 기자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 홍영선> '남북정상회담이 우리 경제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좀 살펴보려고 합니다. 제가 지난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때 통일부로 한 달 간 파견을 갔을 때 시민들 반응을 듣기 위해 서울의 한 지하상가를 간 적이 있는데요. 그 때 상인들의 냉소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 임미현> 냉소요?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뭐 하냐 이랬나보죠?



    ◆ 홍영선> 네. 한 상인은 "남북정상회담 백날 열리면 뭐하냐. 내 장사가 이렇게 안 돼 죽겠는데. 또 북한에 퍼주기 하는거 아니냐. 우리 경제 죽어가는데 뭐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하소연을 하시더라고요.

    ◇ 임미현> 네 사실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지면, 우리가 북한에 돈 주면 뭐하냐 북한은 그걸로 핵무기 개발하는데 헛짓거리 한다 이런 얘기들 많이 하죠.

    ◆ 홍영선> 이것의 연장선상에서 국회에서도 이 '비용 문제'를 걸고 넘어졌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를 열고 4.27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의결하고 국회에 비준 동의를 촉구했는데요. 야권은 판문점 선언 이행에 필요한 비용이 어마어마한데 1년치를 들고 와서 동의하라고 한다며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비판을 가했습니다.

    정부는 남북관계에 따라 남북교류ㆍ협력이 유동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년짜리 예산안을 제출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고요.

    ◇ 임미현> 그러니까 남북경협을 이행하는데 정말 많은 돈이 필요한데 정부가 우선적으로 단기간 예산만 책정해 이를 동의하라고 한 게 꼼수라는 야권의 반발인거네요.

    ◆ 홍영선> 네 그런데 이 반발에 숨어있는 의미를 좀 보자면, 남북한이 경제협력을 하는 이 남북경협에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합니다.

    통일부는 지난 2008년 야당의 한 의원에게 국회 제출 자료를 통해 10.4 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하는데만 14조 3천억원 정도가 들 거라고 추산했습니다. 야권은 10년 전이 이 정도였는데 정부가 이번 2년에 걸친 예산만 책정한 게 6438억원, 10년 전의 4.5%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은 판문점 선언이 본격 이행되면 수십조원이 들어갈 거다 이런 압박을 가한 것이죠.

    ◇ 임미현> 그런데 실제로 많은 국민들이 그걸 좀 염려합니다. 북한의 지원이 실효성이 있냐는 거죠.

    ◆ 홍영선> 정부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 지원을 '투자'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도 햇볕정책 등을 통해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 것이었고요. 하지만 이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 핵무기 개발에 미사일 발사였으니 국민 감정이 상할 만도 하죠.

    그렇지만 정부만 투자라고 하면 좀 정치적일 수 있겠는데, 시장도 그렇게 본다고 하면 어떠신가요?

    ◇ 임미현> 시장이요? 시장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투자'라고 본다고요?

    ◆ 홍영선> 네. 삼성증권이 새로 만든 북한투자전략팀이 첫 번째 보고서를 냈는데요. 이 보고서는 북한의 경제 재건에 필요한 경제적 비용을 '투자'라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한반도 통일비용 계산에는 함정이 있다는 말을 합니다.

    ◇ 임미현> 함정이요? 그게 무슨 말일까요?

    ◆ 홍영선> 과거 우리는 한반도 통일 비용을 계산할 때 주로 통독식 흡수 통일을 전제로 하고 있었는데요. 통일 독일처럼, 남한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흡수통일하는 경우요.

    ◇ 임미현> 경제 뿐 아니라 정치 사회까지 완벽한 통일을 말하는 거죠?

    ◆ 홍영선> 네 그런데 이 보고서는 접근이 좀 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게 된 상황에서, 흡수통일에 근거한 비용 산정은 '비합리적'이라고 보는 겁니다.

    현실적으로 향후 한반도는 상당 기간 양국 체제가 존속되는 가운데 경제적 협력을 통한 '경제 통일'을 지향할 거라고 전망하고요. 그러한 점진적인 경제 통합을 전제로 북한 재건 비용을 추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임미현> 경제통합, 각각 가지고 있는 경제권을 하나로 묶어낸다는 말인가요?

    ◆ 홍영선> 네. 유로존 통합처럼, 하나의 단일한 경제권을 형성해 참여한 국가의 경제적 편익을 높이기 위한 건데요. 그럴려면 북한 경제를 재건하는데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죠. 그때의 비용을 '투자'로 보고 있습니다.

    ◇ 임미현> 그럼 왜 투자를 해야한다고 봅니까?

    ◆ 홍영선> 자 이게 바로 오늘 제가 알아보려고 했던 첫 번째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계속해서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을 대화의 자리로 끌어들이는 이유. '평화가 경제다'라고 하는 이유일텐데요.

    점진적으로 경제통합을 했을 때의 이득 때문이죠. 우리의 경우 방위비가 감소할 것이고요. 이념과 체제 유지비도 소멸할테고요. 코리아디스카운트가 해소돼 국내 유가시장이 정상적인 평가와 대우를 받게 될 뿐더러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고, 남북한 지역 경제를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헤택을 누릴 수 있다는 거죠.

    ◇ 임미현>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서 이 정도의 이득을 보는 것. 투자 실패 아닐까요?

    ◆ 홍영선> 돈을 아끼는 것 뿐 아니라, 돈을 벌 수도 있으니 '투자'라고 하겠죠? 정부도 시장도요. 지금 우리는 인구노령화에 따른 저성장 구조가 고착되고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딱 북한이 김정은 정권 이후 시장화가 급속히 진전됐고 경제적 수요가 증가한 상황이죠. 서로의 이해가 딱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란 겁니다.

    이 보고서를 쓴 삼성증권 유승민 북한투자전략팀장입니다.

    "시장에서도 당장 손에 잡히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기회라고 보는 거죠.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상당수 산업들이 자체적으로 성장이 보이지 않는 한계 국면에 놓여 있고. 중국이라든지 추격자들 쫓아오면서 많은 한계를 느낍니다.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 등 많은 갈등 요인이 있긴 하지만 언어가 통하고 많은 자원이 있고 지리적으로도 북한의 공간들 활용한다면 상당한 효율성이 생깁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런 요인들이 금융시장에선 투자 기회로 보게 되는 거죠"

    ◇ 임미현> 물론 이러한 투자가 '결실'을 맺기 위해선, 북한과의 대화도 잘 이뤄져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 대북 제재가 풀려야 할 거에요. 이건 당연한 전제라는 점 짚고 넘어가고요.

    지금까지는 좀 넓은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좀 와닿진 않아요. 이론적 이야기 같고요. 사례로 좀 설명해주시겠어요?

     

    ◆ 홍영선> 북한 경제 개방을 베트남과 자주 빗대는데, 우리나라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해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를 들어볼까 합니다. 포스코 사례인데요. 경제 발전 초기에 급증하는 철강 수요를 기회로 보고 베트남 국영기업과 합작으로 아연도금강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습니다.

    이를 마중물 삼아 철강 공장 확대하고 신도시 개발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는데요. 그 합작한 회사의 실적 추이를 보자면, 92년도에 순이익이 50만 달러도 안됐는데 95년도에 약 5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 임미현> 그야말로 초고속 성장이네요. 이렇게 되면 파생되는 효과가 기업이 커지고 일자리 늘어나는 걸 기대한다는 거죠?

     

    ◆ 홍영선> 그렇죠. 지금 북한의 인프라, 도로나 항만 등이 상당히 낙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가 투자도 해야하지만, 이 사업을 함으로써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도 무시 못한다는 거죠.

    지금 우리나라가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 대고 있잖아요. 오죽하면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이 이명박 정부처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유혹을 참고 있다고 했잖아요. 이런 인프라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투자금도 많이 들지만, 그에 따른 내수 진작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이죠.

    다시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입니다.

    "과거 다수의 사람들이 이 남북경제협력에 관심을 보였다면, 지금은 개별 기업들의 관심이 상당합니다. 비핵화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지만, 리스크는 적어지고 기회가 커지면서 기업들 스스로 공부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며 준비하는 겁니다."

    ◇ 임미현>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남북정상회담을 뿌리에 둔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건가요?

    ◆ 홍영선> 네 저만해도 남북정상회담이 세 번이나 열리는 게 당장 먹고 살기 힘든 저랑 무슨 상관 있겠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상당히 연관이 있다는 거죠. 우리나라 같은 분단 국가가 경색돼 있던 국면을 풀며 세 번이나 정상회담을 열었고, 미국과의 대화까지 연결 시키며 북한의 불안정성을 낮췄다는 점. 이로 인해 경제 협력까지 도모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든 것. 이 점은 높이 평가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3차 정상회담은 지난 1,2차와 다르게 4대 기업 총수들이 함께 방북했기 때문에 남북한 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노력의 과실을 따먹을 수 있어야한다는 점이겠죠. 아직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은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최상의 성과를 낼 지 이 부분은 정부가 더 주력해야 할 점으로 보입니다.

    ◇ 임미현> 네 지금까지 경제부 홍영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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