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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구멍 뚫린 내신관리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



칼럼

    [논평] 구멍 뚫린 내신관리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

    (사진=자료사진)

     

    강남의 사립여고에서 교무부장인 교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다니는 쌍둥이 두 딸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의혹이 일어 교육청이 긴급 감사를 벌였다.

    감사 결과 시험지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개연성이 높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학년이던 지난해 59등과 121등의 석차를 기록했던 쌍둥이는 2학년에 올라오면서 성적이 급등해 문과와 이과에서 나란히 전교 1등을 차지했다.

    만일 이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성적이 올랐다면 이번 감사는 두 학생에게 너무 가혹하고 치명적인 일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러 가지 정황이 시험지 유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쌍둥이 아버지 교사는 시험 전에 몇 차례에 걸쳐 문제지와 정답지를 검토했고, 검토시간이 길게는 50분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부모인 교사가 자녀가 속한 학교의 시험 출제나 검토를 하면 안된다는 교육청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50분 동안 CCTV도 없는 텅 빈 교무실에서 두 딸이 시험을 보게 될 문제지와 답안지를 검토했다면, 어떤 부모가 유혹을 뿌리 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출제교사의 실수로 잘못 표기한 주관식 정답을 혼자 유일하게 적어 낸 경우도 발견됐고, 외부에서 가져오는 수능 모의고사의 성적과 학교에서 친 내신 점수가 차이가 나는 점도 의혹을 부추긴다.

    내신성적을 부당하게 올리기 위한 시험지 유출은 올해에만 벌써 여러 차례 적발됐다.

    광주의 한 사립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원장과 행정실장이 공모해 3학년 중간,기말고사 시험지를 통째로 빼돌리는가 하면, 강북의 한 자사고에서는 학생 두 명이 시험지를 훔쳐 내오는 일을 벌이기도 했다.

    (사진=자료사진)

     

    강남구의 한 중학교에서는 3학년 기말고사를 앞두고 교사가 학생들에게 수학 문제를 미리 알려주기도 했다.

    시험지 유출과 같은 부정행위는 내신성적과 대학입시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제 대학들은 정시모집보다는 수시모집으로 학생 대부분을 선발한다.

    2019학년도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비율은 76.2%에 이른다.

    특히 서울대와 고려대등 수도권 최상위 대학은 내신성적이 크게 좌우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학생 대부분을 선발한다. 대학 선발방식이 내신조작의 유혹을 부르는 주범인 셈이다.

    시험지유출과 같은 부정행위는 선량한 다른 학생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확산된다는 점이다.

    우리 공교육 현장은 이미 붕괴 직전이다. 이런 부정행위가 학교에서 계속된다면, 공교육은 이제 회복불능의 상태로 빠지게 될 지도 모른다.

    부정행위의 방지를 위해서는 교무실 CCTV설치등 시험관리 시스템의 보완과 함께, 수위 높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적발된 학교에만 이런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전반적인 실태조사도 필요하다.

    또한 교사 부모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배정받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해, 부정의 소지를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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