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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았다" 30년 만에 자식 만난 노모의 '눈물'



사회 일반

    "고생 많았다" 30년 만에 자식 만난 노모의 '눈물'

    장기실종자 2명, 30여 년 만에 가족 '극적상봉'
    경남경찰청 장기실종전담반 끈질긴 노력 성과

    (사진=경남지방경찰청 제공)

     

    장기실종됐던 아동들이 경찰의 끈질긴 노력 끝에 30여 년 만에 성인이 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18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986년 9월쯤 창원에서 학교 운동회를 간다고 나간 후 실종됐던 A(남.당시 12세.지적장애 2급)씨를 서울지역 한 보호시설에서 찾았다.

    A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실종된 후 노숙자나 부랑아로 잡혀 간 것이 아닌지 노심초사하면서 생업을 포기한 채 수년 간 전국의 아동보호시설과 부랑자 시설을 찾아다녔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A씨는 2016년 12월 아버지가 사망한 후 호적정리를 재신고하면서 2017년 12월 경남경찰청 장기실종전담수사반에 인계됐다.

    경찰은 "죽기 전에 아들을 한 번 보는게 소원이다"며 눈물을 흘리는 노모의 모정에 감동해 수사에 박차를 가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1월 A씨 어머니의 DNA를 채취해 2차에 걸친 감정의뢰로 보호시설에서 다른 이름으로 살고 있는 A씨를 발견한 것이다.

    최근 뇌경색으로 쓰러진 노모를 대신해 상봉한 누나는 40대 중년이 된 A씨를 부둥켜 안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 미안하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지난 1987년 3월쯤 밀양에 있는 큰 집에 제사를 지내러 갔다가 집을 나간 후 실종됐던 B(여.당시 5세.지적장애 1급)씨를 경남의 한 시설에서 찾아 31년 만에 어머니와 극적으로 상봉할 수 있게 했다.

    B씨는 실종당일 마산행 고속버스 내에서 발견돼 무연고 아동으로 마산보호소에 입소한 후 새로운 이름과 주민번호로 지금까지 경남지역 한 지적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생활해 왔던 것이다.

    당시 가족과 경찰은 A씨를 찾아나섰지만 발견하지 못했고 A씨의 어머니는 남편과 아들의 사망 등으로 홀로 생활해 왔다.

    경찰은 2016년 7월 해당 사건을 인계받은 후 탐문을 거듭한 끝에 B씨의 어머니를 대구의 한 병원에서 만났다.

    당시 B씨의 어머니는 "이제는 찾기 어렵다. 나도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며 희망을 끈을 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장기실종전담반 심성배 경사는 포기하지 않고 B씨가 가족력 등으로 인해 장애시설에 생활할 수 있다고 판단해 B씨의 어머니 DNA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한 끝에 B씨를 찾을 수 있었다.

    B씨의 어머니는 훌쩍 커버린 30대 중반의 딸을 마주하고는 말문을 열지 못한 채 눈물만 흘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 2005년 말 제정된 '실종 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은 보호시설 입소자나 실종아동 등을 찾으려는 가족, 보호시설 입소자였던 무연고 아동 등을 유전자 검사 실시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심성배 경사는 "비록 세월이 흘러 중년이 된 지금에서야 가족들과 만나게 됐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수 있게 된 것 같아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남경철청은 지난 2016년 3월부터 장기실종자 가족의 고통을 해소하고 실종자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장기실종전담반을 구성했고 1년 이상 경과한 실종아동 등에 대해 집중 수사 등 체계적으로 관리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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