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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한반도 비핵화와 '패싱 프레임'



칼럼

    [논평] 한반도 비핵화와 '패싱 프레임'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 (사진=자료사진)

     

    눈앞으로 다가온 남북·북미 연쇄정상회담은 하루아침에 한반도 비핵화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을 바꿔 놓았다.

    우선은 '패싱 프레임'의 일대 전환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당당히 명분을 확보하면서 그동안 비웃음의 수모를 당했던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은 금세 자취를 감췄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도 급작스런 상황변화에 중국과 일본 내부에서조차 '차이나 패싱',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전히 대북 영향력이 상당한 중국, 북한의 탄도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는 일본을 건너뛰고 남·북·미가 상호 직접 협상에 나선 때문이다.

    또 하나는 북한의 대남(對南) 전략 프레임이 바뀐 점이다.

    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협상한다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이 '통남통미(通南通美)'로 변화한 것이다.

    중재자를 자임한 문 대통령, 그리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승부사 기질이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연쇄 정상회담이 결실을 맺어 한반도 비핵화의 기틀을 다지는 데 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에게 방미 성과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남·북·미 연쇄 정상회담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너무나 중요한 기회"라면서 "성공한다면 세계사적으로 극적인 변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일은) 결과도 낙관하기 어렵고 과정도 조심스러운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즉, 현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한반도 주변국의 이해관계와 충돌하지 않는 맞춤형 설득 전략을 통해 지지와 협력을 끌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상대로 남·북·미 연쇄 정상회담의 결정과정을 설명하고 나선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한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기 집권체제 구축에 나선 만큼 한반도 문제의 안정적 해결에 직접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미국과의 동북아 패권 경쟁 속에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중요한 균형추 역할이 기대된다.

    일본도 아베 총리가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북미 관계의 급진전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2일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면담하기에 앞서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나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이에 중국 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대화와 협상 필요성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일본에 도착한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이날 저녁 고노 다로 외무상과 만나남·북·미 연쇄 정상회담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올해 초부터 숨 가쁘게 진행된 한반도 정세 변화는 앞으로 두 달 사이에 큰 흐름이 정해질 수 있다.

    진정 한반도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내부에서의 '패싱'도 불식시켜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논하는 데 여와 야, 보수와 진보가 서로를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

    정권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바라보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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