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가요

    [힙합릴레이] 래퍼 김효은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힙합 릴레이="">는 2015년 10월부터 연재 중인 시리즈 인터뷰입니다. 34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슈퍼비가 지목한 김효은입니다.

    (사진=엠비션뮤직 제공)

     

    힙합 레이블 일리네어레코즈 산하 엠비션뮤직 소속 래퍼 김효은의 상상은 현실이 됐다. 지금 그의 옆에는 도끼, 더콰이엇, 빈지노 등 국내 대표 힙합 뮤지션들과 창모, 해쉬스완 등 힙합씬의 '영블러드'들이 있다. 김효은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아무 것도 없었던", 그리고 "아무 것도 몰랐던" 래퍼였다. 다만, "잘 될 것"이라는 믿음만큼은 확고했다. 그러한 믿음을 가지고 '쇼미더머니'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매력적인 중저음 랩을 선보이며 도끼, 더콰이엇 눈에 들었다. 아울러 힙합 팬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언젠가 일리네어레코즈에 들어가겠다"는 김효은의 상상은 그렇게 현실이 됐다. 이제 막 커리어를 쌓아나가기 시작한 김효은의 앞날은 창창하다. 다음은 겨울비가 내리던 2월의 어느 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일리네어레코즈 사무실에서 만난 김효은과의 일문일답.

     

    ▶반갑습니다. 소개를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엠비션뮤직 김효은이라고 합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주로 제 솔로 앨범 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속도가 빠른 편이 아니라 천천히 준비 중이죠. 작년 한 해 동안 개인적으로 시간을 많이 버리지 않았나 싶어요. 환경의 변화가 컸죠. 전 원래 아무것도 없던 사람인데 (환경이) 너무 확 바뀌어 버리다 보니 당황했고, 제 자신을 컨트롤 못한 것 같아요. 올해는 무조건 앨범을 내려고요."

    ▶데뷔 전 이야기가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랩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궁금해요. "성인이 되고난 후 스무 살 때요. 다른 분들과 비교하면 힙합을 굉장히 늦게 접한 편이죠. 학창시절 mp3에 힙합 음악이 한 곡도 없었을 정도니까요. 지금 제 겉모습만 봐서는 어릴 때부터 '완전 힙합'이었을 것처럼 보이지만 늦게 힙합의 멋을 알게 된 케이스에요."

    ▶힙합 말고 다른 분야에 꽂혀 있었나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학창 시절에는 운동을 좋아했어요. 체대 입시를 준비했거든요. 헬스도 4년 가까이 많이 했었고. 근육이라는 게 (운동을) 안 하니까 순식간에 빠지더라고요. 지금 이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잘 안 믿어요. (미소). 당시 체대 진학은 못 했어요. 대학에 다 떨어지고 나서 방황을 좀 했고요."

    ▶그때 힙합 음악을 듣고 위안을 얻은 건가요. "어릴 적부터 남들이 봤을 때 멋진 직업을 갖는 게 꿈이었어요. 축구선수가 꿈이었던 적도 있고요. 당시 힙합 문화를 접하면서 래퍼 분들이 멋지게 보였어요. 제가 원래 소심하고 내성적인 편이었는데 반항기 가득하면서 행동이나 말투가 자유로운 모습이 멋지게 보였고 점차 힙합에 빠지게 됐어요."

    ▶그 당시 마음 속의 '랩스타'는 누구였나요. "지금 저의 회사라서가 아니라 정말로 더콰이엇, 빈지노, 도끼 형을 좋아했어요. (더)콰이엇 형의 랩을 너무 따라해서 목소리가 거의 흡사해졌을 정도로 팬이었죠. 도끼 형에게 너무 빠져서 옷 입은 스타일을 따라가하기도 했었고요."

    ▶스윙스에게 랩 레슨을 받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스무살 때, 제 입장에서는 랩을 시작하기에 되게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어요. 언젠가 잘 될 거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더 빨리 실력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스윙스 형을 만났죠."

    ▶이전 인터뷰 주인공인 슈퍼비 씨(관련기사: [힙합릴레이] 슈퍼비 "2주만에 또 정규앨범, 그게 가능하냐고?")와 같은 시기에 도움을 얻은 건가요?"10개월 정도 배웠는데, 제가 그만두고 나서 훈기(슈퍼비 본명)가 들어왔다고 나중애 들었어요. 당시 저와 같이 배웠던 친구는 키드밀리와 규영이라는 친구였어요."

    ▶레슨을 받았을 당시 어떤 것들을 배웠나요? "스윙스 형이 좋은 음악 들려주고, 또 형이 영어를 잘 아니까 외국 영상을 해석해주고, 랩 하면 피드백해주고 그랬죠. 랩 레슨 자체가 랩을 배우는 과정이라기보다는 문화를 교류하는 시간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스윙스 씨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후배 래퍼들이 많아요."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강하잖아요. 그 이미지 속에 가려진 사람이라고 매번 느껴요. 정말 되게 착한 형이고 정이 많고 여린 형이라고 생각해요. 동생들을 많이 챙겨주는 형이고요."

     

    ▶케니로우(kenny raw)라는 랩 네임으로 활동을 시작했죠. "'RAW'라는 단어를 너무 좋아해서 그걸 붙여서 랩 네임을 만들었었죠. 심바자와디 형이 같이 믹스테잎 하나 내자고 했을 때 그 이름을 썼고요."

    ▶지금은 본명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국내 힙합씬에서 흔한 일은 아니죠. 형들(도끼, 더콰이엇)의 의견이 반영됐어요. 케니로우가 한국 사람들이 발음하기에 별로라며 바꾸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제 이름을 쓰는 게 편했고요. 예전에는 여자 분들이 많이 쓰는 이름이라 콤플렉스기도 했는데 지금은 만족해요."

    ▶지금의 랩 스타일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90년대 힙합에 정말 빠져있었어요. 그 당시의 문화, 분위기를 너무 좋아했거든요. 90년대 나온 미국 갱스터 영화 중 안 본 작품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때 분위기를 좋아했고, 자연스럽게 랩스타일도 이렇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저와 비슷한 또래인 미국 래퍼들이 그들이 90년대 음악을 표현하는 게 저에게 되게 멋지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예를 들면 조이 배드애스(Joey Bada$$). 또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콰이엇 형을 따라하다 보니 목소리가 이렇게 변한 것 같기도 하고...잘 모르겠네요. (미소)."

    ▶유튜브나 커뮤니티 댓글을 보면 가사에 '형'을 자주 쓰는 걸 재밌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도 재밌게 봤어요. (웃음). 그래서 창모와 함께 한 '원 모어 롤리(One More Rollie)'라는 곡에서 애드리브로 형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어요.

    ▶앞으로 작업을 같이 해보고 싶은 '형'이 있다면. "나스(Nas)와 제이지(JAY-Z) 형이요."

    ▶'쇼미더머니'를 통해 이름을 알렸죠."시즌3 때는 팀 선택 때 탈락했어요. 시즌5 때 인생이 완전 바뀌었고요. 시즌3에서 탈락한 이후 '다음엔 우승할거야' '잘 될거야' '일리네어 들어갈 거야'라고 말하고 다녔어요. 친구들은 그 말을 듣고 한 귀로 흘렸는데 전 정말 믿음이 있었죠."

    ▶프로그램 종영 이후 엠비션뮤직에 합류했을 때 기분이 남달랐겠네요."시즌5에서 탈락한 다음 날,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장례식장에 있을 때 콰이엇 형이 전화를 해서 '네가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줬고요. 그때 기분이 참 묘했어요. 꿈을 이룬 순간인데 아무래도 상황이 그렇다보니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죠."

    ▶오래 전부터 엠비션뮤직에 들어가고 싶었던 이유가 궁금해요."회사 이름 자체가 제 스타일이었어요. 저는 무조건 믿으면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렇게 지금도 하나하나씩 이뤄가고 있고요. 신기하게도 회사에 들어와서 대화를 나눠보니 콰이엇 형과 도끼형도 저와 똑같은 방식으로 상상하고, 믿고, 꿈을 이루고 있더라고요."

     

    ▶만약 엠비션뮤직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음, 지금보다 열정적이었겠지만, 지금의 위치에는 못 있었겠죠.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활동한지 2년 정도밖에 안 된 래퍼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대만, 홍콩, 일본 등 해외에서 공연을 했으니까요."

    ▶2년 전 '쇼미더머니' 때보다 실력이 늘었다는 반응이 많아요. "아무래도 좋은 환경에서 음악을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를 놓친 시간이 있었어요. 그 시간을 잘 보냈다면 지금보다 몇 십 몇 백 배는 더 잘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방황의 시간을 보낸 이유는 뭔가요. "원래 집에만 있는 걸 좋아했어요. 일어나자마자 힙합 사이트 들어가서 노래 듣고 그러는 게 하루 일과였는데 여러 가지로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아무것도 몰랐던 신인이 우리나라 '최고'들과 부딪히면서 방황을 했던 면도 있어죠. 한창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서 술을 마시고 다니면서 체중이 10kg이상 늘어나기도 했고요. 다행히 지금은 많이 감량한 상태에요."

    ▶다시 마음을 잡고 준비 중인 새 앨범이 궁금해지네요. "2016년에 낸 EP보다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사실 첫 EP 수록된 곡들은 뚜렷한 메시지가 없었어요. 주제가 대부분 성공이나 돈이었죠. 그땐 전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요. 들려드릴 작업물이 없어서 여러 가지로 급하게 작업한 앨범이었죠. 이번에는 메시지가 있는 곡들을 들려드리려고 해요. 지난 1년간 제 자신을 놓치고 있으면서 느낀 바에 대한 곡이 수록될 수도 있겠죠."

    ▶힙합 커뮤니티에서 팬들의 반응도 살피는 편인가요."아니요. 하도 욕을 많이 먹어서...(미소). 예전에는 많이 봤는데 지금은 아예 안 봐요. 제 것을 잘 해서 멋지게 보여드리자는 마음 뿐이요. 해외 힙합 사이트나 유튜브는 자주 봐요."

    ▶롤모델이 궁금해요. "제이지요. 바로 말할 수 있어요. 랩을 잘 하는 건 기본이고, 그 사람 자체를 좋아해요. 야망 있고 차갑고 냉철한 면을 닮고 싶어요."

    ▶눈여겨보는 또래 래퍼가 있나요. 엠비션뮤직 동료 창모와 해쉬스완은 제외하고요. "음, 이전 인터뷰에서 저를 지목해준 훈기(슈퍼비)요. 2주 단위로 정규 앨범을 두 장 냈을 때 자극을 받았어요. 부럽기도 했고요. 전 작업 속도가 빠른 편이 아니거든요."

    ▶국내 힙합씬에서 어떤 캐릭터가 되고 싶나요. "붐뱁키드요. 아, 진짜 멋지고 돕한 붐뱁 키드요. 저를 놓친 시간 동안 스타일도 놓친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던 색깔이 조금 희석되었다고 할까요. 다시 열정을 가지고 제 색깔을 찾아 나서야죠."

    ▶자신의 곡 중 추천해주고 싶은 곡이 있다면.
    "첫 EP에 수록된 곡인 '상상'이요. 그 곡이 가장 좋아서라기 보단 '상상'이라는 단어 자체를 제가 좋아해요. 지금도 상상하면서 꿈을 이루고 있고요. '상상'이라는 단어에 귀 기울이며 곡을 들어주세요. 상상하면 이뤄집니다. (미소)."

    ▶목표가 궁금해요. "우리나라 최고가 되는 것,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것. 명반을 내는 것, 가장 좋은 집에 살며 가장 좋은 차를 타는 것, 가장 예쁜 여자를 얻는 것이요."

    ▶김효은에게 힙합이란? "인생을 바꾼 것이요. 또 저를 가장 순수하게 만드는 것이요."

    ▶다음 인터뷰 주인공을 지목해주세요."머릿속에 떠오른 분이 딱 한 명 있어요. 얼마 전에 앨범을 낸 굿라이프 크루의 로스 형이요. 요즘 들어 급 친해졌거든요. 겉으로는 무서운 느낌이 강하지만, 알고 보면 정말 착한 형이에요. 형에 대해 알려진 게 많이 없어서 자세한 이야기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작업을 계속 하고 있어요. 최대한 빨리 완성해서 예전보다 훨씬 더 멋진 음악을 들려드릴게요. 믿어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