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이 23일 오전 수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창단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수원시 제공)
경기 수원시가 국내 최초로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을 창단 한다.
국가대표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인수하는 방식인데, 이르면 올 하반기 정식으로 출범할 전망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3일 수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창올림픽 평화유산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염원을 담아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창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업팀 하나 없이 올림픽이 끝난 뒤 대부분의 선수가 돌아갈 곳이 없다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의 애환과 팀 창단에 대한 소망을 수원시가 외면할 수 없었다"며 "열악한 환경 속에 오로지 스포츠 정신으로 '빙판의 우생순'을 꿈꾸는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함께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 한다"고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실업팀은 물론 초·중·고·대학교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전무한 실정이다.
수원시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운영하는 국가대표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을 창단한다는 계획이다. 선수 23명 전원을 실업팀으로 수용하며, 인수 시기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뒤다.
인수 후에는 선수들이 올림픽 후에도 수원시 실업팀에서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팀 창단 후 수원시는 인건비·운영비 등 선수단 운영경비를 담당하고, 전용 아이스링크를 훈련장소로 제공한다.
2020년 10월 완공 예정인 ‘수원 복합체육시설’ 조감도. 수원시는 체육시설에 들어설 국제규격 아이스링크를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 훈련장소로 제공할 예정이다.
훈련 장소로는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영통구 하동 일원에 건설 중인 '수원 복합체육시설' 내 국제규격 아이스링크(30m×61m, 관람석 1600석)를 제공한다.
완공 전까지는 충북 진천 국가대표팀 훈련장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1998년 창단한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999년 강원 동계 아시안게임 때 국제대회에 첫 선을 보였다.
2013년 디비전 2 그룹B(세계선수권 5부 리그) 우승, 2016년 디비전 2 그룹A(세계선수권 4부 리그) 준우승, 2017년 디비전 2 그룹A 우승(5전 전승) 등이 주요 성과다.
올해부터는 세계선수권 대회 3부 리그 격인 디비전 1 그룹B 경기에 참여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아이스하키협회도 수원시의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 구상에 대해 공감하고 창단 초기 투자지원, 훈련장 배정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은 각자 생업에 종사하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소집됐다가 대회 종료 후에는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야했다.
하지만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창단되면 소속 선수들은 직업 아이스하키 선수로서 안정된 환경에서 훈련에 매진할 수 있게 된다.
수원시는 창단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 조례·규칙 개정이 마무리되는 올해 하반기 중 정식으로 실업팀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구체적인 창단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지속해서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염 시장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창단 의사를 전달했고, 관련 부처와 협회의 공감을 얻었다"며 "동계 스포츠 종목 육성은 수원체육계의 숙원사업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의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