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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벗겨진 당나귀 사체더미…중국인 아교 사랑 탓



아시아/호주

    가죽 벗겨진 당나귀 사체더미…중국인 아교 사랑 탓

    아프리카 국가 "중국에 당나귀 수출 금지"

    중국에서 아교로 만든 건강제품들. 사진=BBC 화면 캡처

     

    중국인들의 지나친 아교 사랑 때문에 전 세계 당나귀 숫자가 급격히 감소하자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에 당나귀 수출 금지'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7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예로부터 당나귀 가죽을 푹 고아서 만든 아교를 보음제로 복용하고 있다. 아교로 만든 건강제품도 소비자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중국 내 당나귀 가죽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중국의 당나귀 계체 수는 1990년 1천 100만 마리에서 최근 300만 마리로 급감했다.

    부족한 물량은 아프라카산 당나귀를 수입해 메우지만, 무분별한 도살로 종(種)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당나귀 가죽 거래가격(1kg 당 388달러: 44만원)이 높게 형성되자 일반 가정에서 키우는 당나귀를 훔쳐다가 암거래하는 일마저 빈번하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4년간 당나귀로 물을 운반해 생활해온 두 아이의 아버지 앤서니 모페 와야마(29)는 "어느 날 아침 당나귀가 사라져 주변을 살폈다. 당나귀는 가죽이 벗겨진 채 죽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당나귀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 일을 계속 하기 위해 당나귀를 빌렸는데, 하루 많아야 3~4달러 버는 돈 중 절반을 당나귀 주인에게 지불해야 한다. 빚을 내 생활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당나귀 가죽이 돈이 되자 최근 문을 연 케냐의 당나귀 도축장은 성황이다. 각각의 도축장은 하루에 150마리 가량을 도축한다. 중국 바이어들은 도축 과정을 옆에서 꼼꼼하게 모니터링한다.

    도축장 책임자 존 카리우키는 "예전에는 아이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소를 팔았다. 지금은 소보다 당나귀를 더 많이 판다"며 "당나귀를 팔아서 큰 이득을 보게 해준 중국인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가죽이 벗겨진 채 널려있는 당나귀 뼈. 사진=BBC 화면 캡처

     

    그러나 당장의 이익만 생각하는 도축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나귀 보호구역의 마이크 베이커는 "당나귀가 최대 위기에 맞닥뜨렸다. 도축된 당나귀 수 백만 마리를 봤다"며 "가죽을 쉽게 벗기려고 당나귀를 굶겨 죽이거나 구타한 사람도 있다"고 했다.

    결국 우간다, 탄자니아, 보스와나, 니제르, 부르키나 파소, 말리, 세네갈 등 아프리카 국가는 "자국민을 빈곤하게 만들고,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막기 위해" 중국에 당나귀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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